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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9 소방관
 작성자 : 강신갑  2016-08-31 08:12:03   조회: 4336   
119 소방관
 
 
119 소방관으로 살아가는 내 소명은 불속이건 물속이건 어떤 재난현장이라도 먼저 헤치고 들어가 생명 지킴이로서 꺼져가는 목숨을 구하는 것이다. 구조를 기다리는 사람 살려내다가 이 세상 하직하게 되면, 손길 미치지 못해 고인이 된 안타까운 사고자의 영혼에게 살아 있는 분들이 날 대신하여 사죄의 절축 올려주길 바라는 염원뿐이다.
치솟는 불길과 처참한 재난 앞에 주눅 들지 않는 당당한 기세로 중무장하고 사고현장으로 쏜살같이 달려가는 강심장마저도 뼈아픈 수렁에 빠지게 만든 희대의 사건이 닥쳐왔다. 한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해 일가족이 참사를 당한 것이다. 사방으로 솟구치며 타오르는 집에 도착했을 때 할아버지와 아버지 두 명이 온몸에 불이 붙은 채 마당에서 살려달라며 절규하고 있었다. 손을 쓴다고 썼지만, 아버지는 병원 이송 중, 할아버지는 입원 이틀 만에 숨졌다. 결국, 화재 당시 목숨을 잃은 할머니와 아이들을 포함해 일곱 명이나 변을 당한 끔찍한 사건이었다. 이는 날 깊은 회의 속으로 몰아넣었다.
당시를 회상하면 지금도 가슴 두근거리며 마음에 그늘이 진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사건의 후폭풍은 현재도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살려냈어야 했다는 죄책감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단 몇 초 만이라도 일찍 도착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에 가위눌리기도 하고 악몽에 시달리기도 한다. 그 장면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면 칠수록 괴로움의 늪에서 더 허우적대고 트라우마는 지속된다.
화염이 생명을 농락하는 절체절명의 순간, 차체에 끼어 신음하는 교통사고 현장, 호흡 멈춰가는 구급 환자 이송 등 119 소방관의 역할은 새삼 곱씹어도 상황은 늘 소름 끼칠 만큼 험난하고 절박하다. 소방관의 삶이라는 게 시간과의 싸움이다. 그것도 5분, 단지 5분 안에 누군가의 생사가 달려 있다. 출동 벨이 울리는 순간 몸은 기계적으로 반응하지만, 머릿속은 만감이 교차한다. 어떤 사건일까? 상황은 어떠할까? 정신을 다잡고 목적지에 도착하면 머리가 쭈뼛하게 서면서 몸이 먼저 움직인다. 마침내 사선을 오가는 구조 현장은 본능처럼 내재된 저돌적인 박력을 끄집어내고야 만다.
최선을 다해 구조한 사람이 끝내 숨지는 일이 적잖다. 그러면 한동안 잊히지 않고 괴롭다. 그러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하는 소방관은 홀로 사시는 어르신을 찾아가 도와 드리며 위로하고, 불나서 실의에 빠진 집에 들러 상심을 달래드리기도 한다.
그 바탕에는 내겐 사형수까지도 사랑해야 한다시던 어머니가 계셨다. 다시는 뵐 수 없는 어머니지만 어머니 마음은 119가 꿈꾸는 세상을 관통하는 것이었다. 내가 어렸을 때다. 여명을 등지고 들일하고 돌아오신 어머니가 차린 밥상에 악취 풍기는 거지가 동석했다. 어린 마음에 비위가 상해 퉁명스럽게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어머니는 눈을 지그시 감았다 뜨시며 말씀하셨다. 사형수까지도 사랑해야 한다고······.
이 땅 위 생명을 수호하는 119 소방관이 되어 어머니의 바람대로 살아가는 길, "소방차 출동로는 생명로" 라는 말을 되뇌어 본다. 5분에 생사를 걸고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는 급절한 생명이 있다. 화재와 구조·구급 출동이 잦은 요즈음 소방차 출동 시 제차 양보하는 미덕을 간절히 기대한다. 안전하고 살기 좋은 우리 사회가 되기를 두 손 모으면서.
2016-08-31 08:12:03
118.xxx.xxx.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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