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천안함의 침몰 사고와 관련 장병의 위치를 신속히 파악해 인명손실을 줄이기 위한 전파인식(RFID) 장비 등 첨단 IT기술 도입이 지연된 것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의료·유통·홈네트워크 등의 안전 분야에서 그 효율성을 대폭 증가시킬 것으로 기대되는 순수 국산 위치 추적 기술이 전시회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한국전기연구원(원장 유태환 이하 KERI)은 4월1일부터 3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2010 지식경제 R&D 성과전시회’에 참가해 무선 위치인식 시스템 등 다양한 산업연계형 기술을 선보였다.

KERI는 이번 전시회에서 스마트그리드연구본부·산업전기연구본부·재료응용연구본부·의료IT융합본부의 4대 연구본부를 중심으로 개발한 초광대역임펄스 무선통신 및 측위기술 개발, kWh급 이차전지양극소재 개발, 통합 EMS용 발전계획 응용프로그램 개발 및 프리미엄급 고효율 삼상 유도전동기 개발 등 총 12개의 대표성과 전시물을 소개했다.

이중에서 특히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의료IT융합본부(박영진 박사팀)에서 개발한 ‘초광대역 임펄스 무선통신 및 측위기술’이다. 이 기술은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된 세계 최고 수준의 초광대역(UWB) 기술 기반의 실시간 무선 위치인식 시스템이다. 새로운 방식의 임펄스 발생 및 검출 기법을 적용해 상용화에 걸림돌이었던 기존 방식의 복잡성을 해결하고 전력소모를 최소화한 저전력·초소형·초정밀 위치인식 기능이 그 특장점이다.

이 실시간 위치 인식 시스템(RTLS ; Real Time Location System) 기술을 의료·유통·홈네트워크 등 산업화 현장에 적용하면 환자나 작업자 등의 안전과 효율성을 대폭 증가시킬 수 있다. 가령 복잡한 라인이 들어선 대규모 공장 등에서의 작업자의 현재 위치 파악을 통한 작업 흐름 관리 및 인명 안전관리, 병원에서의 환자 안전관리 및 고가의료장비 관리, 할인점 등 대형 유통점에서의 재고 관리 및 자산관리, 백화점 또는 대형 마트 등에서의 고객 이동성향 파악 등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초광대역 임펄스 무선통신 및 측위기술’의 예상 시장점유율은 국내시장 20%, 해외시장 5%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이 기술은 지난 3월15일부터 26일까지 제주에서 개최된 JTC1/SC31 RFID 관련 기술 국제 표준화 컨퍼런스에서 다양한 분야의 RFID 기술에 대한 국제 표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된 가운데, 큰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는 박영진 박사는 “‘SC31 내에 있는 WG5(실시간 위치인식 RFID를 다루는 분야)에서 현재 진행중인 ISO/IEC 24730-6(임펄스 UWB 기술을 이용한 정밀 실시간 위치인식 표준)에 KERI의 기술을 국가 표준으로 제안한 상황”이라며 “향후 다른 국가의 안들과 조율이 필요하지만 좋은 결실이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고 밝혔다.

박영진 박사는 이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11월26일 진행된 ‘제10회 대한민국 반도체 설계대전’에서 국무총리상(금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 전시회 동안 KERI 부스를 방문하면 무선통신 및 측위기술을 시현한 장치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이외에도 재료응용연구본부에서 개발한 ‘kWh급 이차전지양극소재’는 이차전지의 전지 용량 등의 전지특성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소재로서 글로벌 최고수준의 에너지 저장량을 갖는 양극소재(3성분계 복합양극제) 및 기존재료 대비 출력특성 30% 이상 개선된 것이 특징이다.

김현수 전지압전연구센터장은 ‘kWh급 이차전지양극소재’ 기술이 HEV, PHEV용 2차전지에 적용돼 국내 HEV 및 PHEV개발 및 국제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전망이며 특히 약 1조20000억원의 리튬 이차전지용 양극소재의 수입대체 효과와 약 6000억원 규모의 해외수출이 예상(오는 2015년)된다고 전했다.

스마트그리드연구본부에서 개발한 ‘통합 EMS용 발전계획 응용프로그램’ 기술은 “EMS를 우리기술로! 계통운영을 K-EMS로!”라는 원대한 슬로건을 달고 전시된다. 한국형 에너지관리시스템(K-EMS)개발은 국내 전력공급의 안정성을 확보, 외국기술에 의존도가 높은 EMS의 국산화를 통해 전력IT 및 관련 산업분야 발전을 목적으로 개발된 것으로 일간발전계획 및 실시간 급전계획에 활용, 전력시스템 안전도 향상 및 최적운영계획에 응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전기연구본부에서 개발한 ‘프리미엄급 고효율 삼상 유도전동기 개발’ 기술은 국내 전력 소비량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산업용 삼상 유도전동기의 에너지 소비효율을 3~5%향상 시키는 기술로서 교토의정서 발효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 축소 의무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또 일반전동기를 프리미엄급 효율 삼상 유도전동기로 20% 이상 교체 시 에너지 325억원이 절감효과와 1071억원의 저가, 저효율 또는 고효율 수입전동기 대체 효과 및 1731명 이상의 고용 창출효과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전시회를 담당하는 홍보협력실 송대익 실장은 “KERI의 대표 성과물이 국가 R&D사업에 활력을 불어넣음과 동시에 성과기술 이전을 통해 기업기술경쟁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2010 지식경제 R&D 성과전시회’는 산업기술혁신을 통한 새로운 도약을 주제로 지식경제부가 주최하고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이 주관하는 행사로 지경부 예산을 통해 개발한 R&D 성과물의 대국민 공유 및 우수 성과물의 산업화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이번 전시회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 1층에서 오는 4월3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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