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슬로건인 ‘준비된 여성 대통령’이 역풍을 맞고 있다.

유정아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시민캠프 대변인은 11월27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박근혜 후보는 준비된 여성대통령이라는 데 ‘그렇지 않다’”며 “1982~90년 사이에 박근혜 대표는 육영재단 이사장직을 맡고 있었는데 재단에서 운영하는 유치원 여성교사들을 받을 때 ‘결혼하면 퇴사 한다’라는 서약서를 받았다”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여성 고용주가 여성 고용자들를 고용할 때 결혼하면 퇴사 한다는 서약서를 받은 것이고 이것에 의해서 입사했던 많은 여성 교사들이 결혼과 함께 퇴사하거나 혹은 결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채 유치원을 다녔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새누리당 박선규 대변인은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통해 “아마도 그 시절에 대한민국 전체적인 사회가 그랬다”라며 “이게 지금 몇 십년 전의 얘깁니까”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MBC 위드토론에서의 유정아 대변인과 조윤선 새누리당 대변인 간의 이 문제를 둘러싼 설전과 트위터 등에서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박선규 대변인은 한 발 물러섰다.

박 대변인은 11월27일 오후 당사 브리핑에서 “어떤 경우건 ‘결혼하면 퇴사한다’는 각서를 받았다면 그것은 잘못된 일이다”라면서도 “박근혜 후보와는 관계 없는 일”이라고 의혹 확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육영재단 어린이회관 유치원 홈페이지를 보면 박선규 대변인의 반박이 석연치 않은 대목이 쉽게 확인된다.

어린이회관 유치원 연혁<사진>에는 박근혜 후보가 1982년 10월27일 이사장에 취임한 것으로 나와 있다. 유치원은 박 이사장 취임 이후인 1983년 3월5일 14학급 설립인가를 받았고 이후 1984년 2월16일 제1회 졸업생 506명을 배출했다고 공식 기록돼 있다.

새누리당 박선규 대변인의 해명은 기본 사실 관계조차 파악하지 않은 임기응변식 대응으로 읽힌다. 박 대변인은 어린이회관 측에 문의해 봤지만 당시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고 밝혔지만 정작 어린이회관 홈페이지 연혁에 박 이사장 취임 이후 유치원이 설립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박 대변인에 따르면 결혼 후 사직은 당시 관행이었고 박 후보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하지만 유치원 설립은 박 이사장 취임 후 벌어진 일이다. 이후 이 유치원에 채용된 여교사가 결혼하면 사직하겠다는 각서를 제출했기에 박 이사장의 책임이 없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박근혜 후보의 육영재단 이사장 재임 기간(1982~1990) 벌어진 유치원 여교사 결혼 사직 각서 논란은 언론의 보도와 트위터 등을 통해서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박 후보 측이 어떤 해명을 하는가에 따라서 박 후보의 ‘준비된 여성 대통령’ 슬로건은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터넷기자협회 대선공동취재단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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