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규 국회의원(서울 관악을, 통합진보당)은 2월13일 “소방방재청의 국가직 소방준감 이상 간부 32명 가운데 9급 소방사 출신은 단 한 명”이라며 “전체 소방공무원 3만8000여명 가운데 1.5%의 간부후보생은 소방방재청의 3급(소방준감) 이상 요직의 74%(지방직 포함)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최근 벌어진 이기환 청장의 인사권 남용 문제의 배경”이라고 주장했다.

소방방재청의 소방준감 급 이상 정원은 총 42명으로, 국가직 32명 지방직 10명으로 구성된다. 국가직 가운데 9급 소방사 출신은 광주소방본부장이 유일하다. 이기환 청장을 비롯한 22명이 간부후보생 출신이고 기술고시 2명, 행정고시 1명, 소방장 특채가 6명이다.

간부후보생은 1977년 1기부터 지금까지 757명이 선발됐다. 2012년 현재 3만8000여명의 소방공무원 정원 가운데 1.5%에 해당된다. 반면 소방방재청의 요직이라고 할 수 있는 소방준감(3급) 이상 정원의 74%를 간부후보생들이 차지하고 있다.

간부후보생 제도가 유능한 간부급 소방공무원을 육성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긴 하나, 인사상 균형이 지나치게 기울어져 있는 것이다. 98.5% 소방사 출신 소방관들의 상실감과 위화감의 목소리가 높다.

인사상의 불균형은 국가직/지방직, 입직경로, 출신지역 등을 통해 통계로 드러난다.

지방직이 소방준감 이상 승진하려면 국가직으로 갈아타야 한다. 승진 기회가 더 많기 때문이다. 국가직은 총원의 0.7%이지만 소방준감 이상의 총원은 국가직이 74%다.

‘소방공무원의 인사교류 현황’을 보면 국가직으로 전입을 희망하는 소방공무원이 전출 대상자보다 세배가량 많다. 국가직에서 전출가긴 쉬워도 전입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소방공무원 인사교류규정’은 직원들을 더욱 조급하게 만든다. 국가직으로 가기 위해서는 해당직급에서 4,5년 이상 있으면 불가능해진다. 규정 시간이 경과하기 전에 전입을 해야한다. 계급정년까지 걸리면 사실상 진급을 포기해야하는 상황에 이른다.

행정고시나 소방장학생보다도 간부후보생의 승진 가능성이 더 높다.

작년 말에 있었던 이기환 청장과 심평강 전북소방본부장이 맞고소한 사건은 간부후보생들 내에서도 지역과 인맥이 결정적인 갈등요인으로 작용한 사례다. 당시 이기환 청장은 “전북놈들 두고보자”라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구조적인 문제가 소방관들을 인사 해바라기(인사청탁)로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공무원은 “(9급 공채는) 진급을 포기하든가 줄 잘 서든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한다”고 털어놓았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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