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3월22일 오전 11시 국회 본회의를 열고 박근혜 정부 정부조직법 관련 법률 40건을 일괄 처리할 예정이다. 박근혜 정부의 리더십 부족으로 박근혜 정부 출범 52일만에 정부조직법이 마련되게 됐다.

정부 출범 이후 52일간 ‘식물정부’로 박근혜 정부 정부조직법에 따른 세부 부처별 직제도 보강해야 될 부분이 한 두 곳이 아니다. 

박근혜 정부 부처별 직제 중 가장 시급한 곳이 안정행정부 직제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안전을 최우선 국정과제 중 하나로 꼽고 당초 행정안전부를 안전행정부로 바꿨다.

하지만 세이프투데이에서 입수한 박근혜 정부의 안전행정부 직제안을 보면 보강하고 조정해야 될 부분이 한두 곳이 아니다.

안전을 강조하면서 가장 큰 조직 변화는 기존 ‘재난안전실’을 ‘안전관리본부’로 바꾼 것이다. 또 행정안전부 소속 재난위기상황실과 소방방재청 소속 재난상황실을 통합 확대해 중앙안전상황실로 바꿨다.

행정안전부 때 재난안전실은 실장 1명, 실장 밑에 국장급인 재난안전관리관과 비상대비기획관을 뒀다. 또 재난위기종합상황실장 1명과 재난안전정책과, 재난대책과, 안전개선과, 비상대비정책과, 자원관리과, 비상대비훈련과를 뒀다.     

하지만 안전행정부 직제안에는 안전관리본부 밑에 중앙안전상황실을 두고 그 밑에 안전정책국(안전정책과, 안전개선과, 생활안전과), 재난관리국(재난총괄과, 국가기반보호과, 재난역량지원과), 비상대비기획국(비상대비정택과, 자원관리과, 비상대비훈련과)을 뒀다.

행정안전부 때 실장 1명과 국장급 2명에 6개 과가 안전행정부 때 본부장 1명과 국장급 3명에 9개 과로 늘었다.

행정안전부 공무원들과 소방방재청 공무원들의 불만과 불안은 이 부분이다. 국장급도 늘었고 과도 늘었는데 무슨 불만과 불안일까?

소방방재청의 직제는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나 바뀌는 것이 현재로선 하나도 없다. 큰 틀에서 박근혜 정부의 정부조직법이 확정되면 세부 부처별 업무 협의 조정을 한동안 이어가면서 부처별 직제도 조정 보완될 것이지만 바뀌기 힘든 것은 국의 수와 과의 증감이다.

안전행정부와 소방방재청은 국가 차원에서 재난, 재해, 안전 업무를 이원화해 담당하고 있다. 이 이원화된 것 때문에 이명박 정부에서는 수많은 불협화음과 위기관리 대응에 허점을 많이 드러냈다.

이런 상황에서 소방방재청의 직제를 한번 보자.

소방방재청은 기획조정관(기획재정담당관실, 행정관리담당관실, 법무감사담당관실, 정보화담당관실, 연구개발팀), 예방안전국(예방총괄과, 민방위과, 안전제도과, 재난대비과), 소방정책국(소방정책과, 소방제도과, 방호조사과, 소방산업과), 방재관리국(방재대책과, 복구지원과, 재해경감과, 기후변화대응과, 재해영향분석과, 지진방재팀), 119구조구급국(구조과, 구급과, 생활안전과) 모두 국장급 5명에 21과 1개팀이다.

이중에서 안전행정부와 직제가 거의 똑같은 국과 과는 예방안전국과 방재관리국이다.

행정안전부와 소방방재청 다수의 고위공무원은 “안전행정부에 국과 과를 조정 확대한다면 현재 안전행정부 직제안에 안전정책국, 재난관리국, 비상대비기획국 외에 현재 소방방재청의 예방안전국과 방재관리국을 확대 개편해 방재관리국을 둬야 한다”며 “박근혜 정부에서 인선한 현재 남상호 소방방재청장의 인사도 안전행정부의 직제안을 감안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근혜 정부 초대 소방방재청장인 된 남상호 청장은 퇴임한 이기환 청장과 같은 소방간부후보 2기생이다.

남상호 청장은 지난 2004년 소방방재청 출범준비단 총괄팀장을 끝으로 옷을 벗고 2005년부터 2008년까지 현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의 전신인 한국소방검정공사 사장을 맡은 후 공직과는 연을 끊은 후 박근혜 정부 초대 소방총수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많은 사람들이 남상호 청장은 당연히 소방직 총수로 소방총감으로 취임했을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방기성 소방방재청 차장이 일반직이니 청장은 소방직 차장은 일반직으로 정부조직법에 충실한 것이다.

하지만 남상호 청장은 소방직 총수인 소방총감으로 취임한 것이 아니다. 정무직으로 취임했다. 정부조직법상 남상호 청장이 소방직이 아닌 정무직으로 취임했으니 방기성 차장은 조만간 다른 조직으로 발령을 받거나 아니면 고위공무원으로 옷을 벗어야 한다.

새로운 소방방재청 차장으로는 현재 소방방재청 권순경 국장과 현 서울소방재난본부 조성완 본부장, 이양형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이 거론되고 있다.

소방직 공무원들의 숙원이었던 ‘소방청 독립’을 겉으로 보기엔 자연스럽게 이룬 것이다.

유정복 행정안전부 장관이 소방직 공무원들 숙원을 현행법에 준해서 들어준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유정복 행정안전부 장관은 박근혜 정부의 안전행정부 장관을 1년에서 1년 반 정도 맡은 후 내년 경기도지사 선거에 나갈 것이기 때문에 경기도 소방직 공무원들의 소망을 들어준 것이라는 말도 많다.

한 고위공무원은 “박근혜 정부의 안정행정부 직제안을 수정 보완해서 안전행정부와 소방방재청으로 이원화된 재난, 재해, 안전 분야를 안전행정부로 일원화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며 “기존 소방방재청의 예방안전 업무와 방재관리 업무를 안전행정부로 넘긴다면 현재 안정행정부와 소방방재청 공무원들뿐만 아니라 소방 방재인들 모두의 불만과 불안을 해소시켜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이프투데이 기사에 2013년 3월22일 현재 안정행정부 직제안을 첨부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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