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화산 폭발로 인해 발생한 유럽항공대란이 안정될 기미를 보이는 가운데, 내주 정상화시 우리기업에 미치는 타격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KOTRA가 지난 4월19일 유럽주재 9개 KBC를 통해 우리진출기업 30개사, 대한수입바이어 33개사를 대상으로 한 긴급 설문조사에서 나타났다.

KOTRA는 우리진출기업 30개사중 자동차부품, 건설중장비, 화장품 등 해상으로 제품을 수급하는 기업은 항공대란 관련 큰 문제가 없다고 4월20일 밝혔으며, 타격을 받고 있거나 3~4일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응답한 기업들은 모두 항공운송을 이용하는 반도체, 휴대폰 등 IT·전자기업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프랑스에서 반도체를 판매하는 A사의 경우 반도체 호경기로 재고가 바닥난 가운데 항공대란이 발생해 제품 조달에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토로했으며, 항공대란 지속시 이탈리아, 스페인, 북아프리카 등 인근국을 통한 내륙운송 등의 차선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헝가리에서 휴대폰을 판매하는 B사 또한 항공대란 지속시 현지 수급에 차질을 빚어 노키아(Nokia), 지멘스(Siemens) 등 유럽내 경쟁사 대비 매출감소와 시장신뢰도 저하가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한편, 대부분의 우리 진출기업들은 일부 샘플 거래 및 긴급 물량을 제외하고는 항공대란에 따른 타격이 비교적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보다는 전시회 참가를 통한 바이어 대면상담 기회가 취소되는 것에 더 큰 우려를 나타냈다. 덴마크에서 LED를 판매하는 C사의 경우, 지난주 독일에서 개최된 국제조명빌딩전시회에 참가했으나, 상담 예정이었던 유럽 바이어 150명이 항공편 취소로 불참해 향후 마케팅에 큰 타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독일에 진출한 중장비업체 D사도 4월19일부터 25일까지 독일 뮌헨에서 개최되는 바유마(Bauma) 전시회(뮌헨 건설기기 박람회)에 참가하나, 상담을 하기로 예정된 고객들이 항공기 결항을 이유로 참가하지 못할 경우 미래 비즈니스에 큰 영향이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대한 수입바이어 33개사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는 전체적으로 항공대란으로 인해 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통상 3개월 정도의 재고를 선박으로 수급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재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에서 자동차부품을 수입하는 스탠다드쿠퍼스(Standard Coopers)사는 긴급부품에 대해 항공편을 이용하기도 하나, 1∼2주 이내에 항공편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돼 커다란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천재지변이라는 특수상황으로 거래선에서도 불만을 제기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에서 전자부품을 수입하는 알에스콤포넌츠(RS Components)사는 항공대란으로 육상 운송량이 증가해 비용이 상승할 것에 대비, 한국으로부터의 해상운송 주문량을 오히려 늘릴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독일에서 전자부품을 수입하는 아이엑스(Ixes) AG사도 항공대란이 1∼3주 이내에 해결될 것으로 예상하는 등 대다수의 현지 바이어들은 항공대란이 조만간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KOTRA는 유럽 주요 공항 폐쇄로 인한 우리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현지 비즈니스 활동을 지원하고자 구주지역본부에 ‘유럽 항공대란 비상대책반’을 설치했다. 22개 유럽 주재 모든 KBC가 비상대기 체제하에서 현지 변동사항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상황별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귀국항공편이 결항된 국내 출장기업을 위해 호텔예약, 임시 사무공간 등을 지원하고, 현지 도착예정 국내 사절단 및 전시회 참가업체에 대해서는 사업 진행여부를 긴밀히 협의하며, 방한 예정 바이어의 경우 대체 항공편 물색 등 다각적 지원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KOTRA 구미팀 윤재천 처장은 “유럽항공관제청이 오는 4월22일부터 항공 운항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등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차제에 한-EU FTA 등으로 확대되는 유럽시장내 물류기지 확보를 통한 안정적인 시장진출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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