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 국회의원(민주당, 비례대표, 안전행정위원회)은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2013년도 국정감사자료인 ‘2009년 이후 경찰관 권총사격훈련 실시현황 및 정례사격평가 결과’를 분석한 결과 경찰관의 사격점수가 매년 감소하고 있고 2013년 현재 평균 80점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9월8일 밝혔다.

김현 의원은 “경찰의 정례사격점수가 매년 하락하고 있음에도 불구, 오히려 사격훈련 횟수와 훈련인원은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갈수록 흉폭화․대형화되는 범죄현장에서 경찰의 저조한 사격실력으로 인해 오히려 불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훈련횟수와 인원을 대폭 늘려야 하고 다른 선진국의 훈련시스템을 참고해 사격훈련제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8년 대한민국에서 발생한 주요 5대 범죄(살인, 강도, 강간․강제추행, 절도, 폭력)는 총 54만9000여 건에서 2012년 62만5000여 건으로 7만5000여 건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범죄의 대형화와 흉폭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갈수록 범죄유형이 흉폭화․대형화됨에 따라 경찰의 총기사용 능력이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다. 긴박한 범죄현장에서 경찰의 정확한 총기사용능력은 경찰관 스스로를 지킬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의 안전까지 책임진다는 점에서 높은 실력을 갖춰나가야 한다.

하지만 경찰의 사격능력은 매년 하락하고 있어, 범죄현장에서 경찰의 사격실력을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우려가 매우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09년 80.99점을 기록한 전국 경찰의 정례사격 평균점수는 2010년 81.94점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뒤 매년 점수가 하락하고 있으며, 2013년 현재 78.5점으로 평균 점수가 80점대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급별로 살펴볼 경우 2013년 현재 경장이 81.51로 가장 높으며 경사 79.35, 순경 77.28, 경위 75.84 순으로 나타났다. 전 계급에서 2009년에 비해 많게는 3.43점에서 적게는 1.01점까지 모두 하락한 것이다.

지방청별로 살펴볼 경우 2013년 현재 사격점수가 가장 높은 지방청은 충남청으로 81.57점을 기록했으며, 가장 낮은 지방청은 제주청으로 76.12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09년과 2013년 사격점수를 비교해 봤을 때 16개 지방청 중 단 한 곳의 지방청에서도 사격점수가 상승한 곳이 없었으며, 최고 5.39점(전남청, 83.19→77.30)에서 최소 0.01점(울산청, 77.87→77.86)까지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경찰관들의 사격실력이 하락하게 된 이유는 훈련자체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2009년 사격훈련 횟수는 총 1943회였지만 2012년에는 1294회로 649회가 감소했으며, 훈련인원 역시 연인원 36만9068명에서 28만2551명으로 8만6517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사격횟수와 인원이 대폭 감소한 이유는 지난 2010년 하반기부터 변경된 경찰의 사격훈련 방식에 기인한다. 당시 경찰은 훈련의 효율성과 효과성 증대를 위해 사격우수자와 저조자를 구분해서 우수자는 훈련을 완화시키고 저조자는 집중관리하는 방식으로 변경하겠다며, 기존의 년 4회, 회당 50발이었던 사격훈련 방식을 년 2회, 회당 35발로 변경한 것이다.

하지만 경찰의 판단은 결국 사격점수가 일제히 하락함에 따라 재조정이 시급한 상황이다. 계속적으로 선별적인 사격훈련방식을 고수할 경우 경찰관들의 사격실력은 더욱 하락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김현 의원은 “경찰관의 총기사용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오발사고 등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충분한 교육과 실제 훈련이 필요하고 효율성을 우선해서는 안 되는 만큼 하루빨리 사격훈련 시스템의 변경이 있어야 한다”며 “미국 등 선진국가의 훈련시스템을 적극 도입해 국민의 안전한 생활이 담보될 수 있도록 각종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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