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31일 기준 서울시내 포트홀 발생건수는 7만1128개. 작년 한해 발생한 포트홀은 4만1313개로 올해가 아직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작년 건수를 훌쩍 넘었다. 이처럼 도로 포트홀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이다.

포트홀 증가의 근본적인 원인은 아스팔트 재료 자체가 기후변화에 취약하기 때문인데 최근 폭설, 폭우 등 이상기후로 인한 포트홀 증가로 서울시는 근본적인 대책마련과 함께 ‘서울시 아스팔트 10계명’을 11월5일 발표했다. 

서울시의 도로는 총 8173㎞. 이중 시가 관리하는 주 간선도로, 자동차 전용도로 등 아스팔트 포장도로는 1157㎞로 평균 교통량이 일반국도에 비해 5~8배가 많아 이용도 측면에서 포장수명 단축에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최근 6년간 도로시설물 등 안전사고로 인한 서울시 배상건수는 2471건으로 이중 포트홀 관련 1745건은 전체배상 건수의 70%를 차지하며 전체 배상금액은 44억3700만원, 이중 포트홀 배상금은 23억6500만원이다. 이는 전체 배상금액의 53%를 차지하는 셈.

시는 특별시도 상에서 발생된 도로사고의 신속한 처리를 위해 2008년 도로 및 도로시설물 배상책임보험을 한국지방재정공제회(주관보험사 삼성화재)에 가입했으며 특별시도 173개 노선(215구간) 1150.7km를 대상으로 사고 접수 시 해당 도로관리부서에서 현장조사 후 보험사에 통보, 보험사에서 손해사정을 거친 후 배상을 처리하고 있다.

이 같은 반복적인 사고발생과 원인에는 기후변화, 과다한 교통량, 시공 및 관리 등의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시는 현재 ‘서울 도로의 현실을 반성’하며 평탄하고 안전한 도로를 만들기 위해 아스팔트 도로 유지관리체계를 근본적으로 전환한다. 

‘서울시 아스팔트 10계명’은 서울시가 그동안 준비해온 도로포장 수준향상을 높이기 위한 혁신 실천계획으로 포장도로 내구성 향상, 도로 평탄성 개선, 유지관리방안 강화에 중점을 뒀다.

또 장기적으로는 내구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절감 효과도 있는 신기술 개발, 도로굴착복구 공사의 품질관리 향상방안 조사·연구, 도로 평탄성 관리방안 개선 등 연구용역을 단계별로 꾸준히 추진하고 시험시공을 거쳐 확대 시행 할 계획이다.

곳곳의 포트홀로 차가 덜컹거리기 일쑤인 서울시내 도로에서 운전자들이 안전하고 편안한 운전을 할 수 있도록 ▴대중교통을 활용한 ‘포트홀 조기발견’ ▴눈과 비에 두 배 강한 포장재료 ‘소석회 및 박리방지제 사용’ ▴포트홀 발견 후 24시간 이내 보수 등으로 도로 위의 포트홀을 눈에 띄게 확 줄여 나간다.

우선, 달리는 눈, 서울의 대중교통을 활용해 포트홀을 조기 발견한다. 시는 중앙버스 전용차로 3개 노선을 시범적으로 선정해 각 한 대의 버스에 승차감 측정센서와 카메라를 장착해 포트홀을 감시토록 한다. 

예컨대 천호대교를 다니는 370번의 버스 외관에 승차감 측정 센서와 카메라를 장착해 버스가 포트홀 통과시 덜컹거리는 충격을 자동으로 감지해 도로의 위험요소를 발견한다. 이후 이 데이터를 시에 전송하면 즉시 응급 보수한다.

시는 이 시스템을 올해 12월 중에 시범운영하고 향후 서울시내 전체노선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해 나간다.

이와 함께 시는 360개 버스 노선당 1명씩의 버스운전자와 7만2000여대의 택시운전자 중에서 모니터링요원 희망자를 모집한다. 또 자치구별로 4명 총 100여명의 희망자를 모집해 ‘대중교통 모니터링단’을 구성한다.

모니터링단은 ▴맨홀주변 침하 및 파손 ▴포트홀 ▴도로 물고임 ▴굴착통제기간 무단굴착 ▴노면표시 불량 ▴도로공동 및 침하 등 차량 운행시 불편사항 및 안전사고 위험요인을 사전에 발견해 신고하는 안전감시자 역할을 한다.
 
시는 2014년 상반기에 ‘도로 모니터링단’을 선발해 발대식을 갖고 임명장을 수여할 계획이다. 도로 모니터링단의 활동기간은 1년이며 매년 우수 활동요원에 대한 표창장도 수여할 계획이다.

또 기존의 424명 거리모니터링단도 활용해 도로소파, 물고임 등 신고시스템을 개선한다. 

한편 도로가 아무리 잘 포장돼도 포트홀이 전혀 없을 수는 없는 만큼 포트홀 발생시 신속한 응급보수가 중요하다. 이에 시는 포트홀 발견 후 24시간 이내 응급보수를 실시해 시민불편을 최소화 한다.

기존엔 각 6개 도로사업소마다 직영 응급보수 1개팀, 시설관리공단은 2개팀 총 8개팀을 운영하고 있었으나 도로시설물 유지관리업체, 포장도로 유지관리업체 등 민간업체 2개 팀을 추가로 활용해 시설관리공단 및 각 도로사업소 마다 4개팀, 총 28개 팀으로 확대 운영한다.

이와 관련 시는 한정된 인력으로 모든 노선의 포트홀을 즉시 발견하기 어려운 만큼 시민들이 포트홀 발견시 120 다산콜센터로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또 그동안 포트홀 발생 이후 보수에만 의존했다면 도로를 포장하는 단계에서 기준에 따라 정확하게 시공해 포트홀을 사전에 예방한다.

시는 2014년부터 눈과 비에 두 배 강한 포장재인 ‘소석회’를 국내 최초로 사용한다. 이를 위해 아스콘 연합회와 서울 경인 아스콘 협동조합과 협의를 완료했으며 앞으로 시가 시행하는 도로포장 공사의 아스팔트 혼합물에는 아스콘 플랜트사에 소석회 등 박리방지제를 지급해 생산토록 할 계획이다. 

소석회는 아스팔트와 골재 사이의 결합력을 높여 포트홀 방지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유럽의 대부분의 국가들이 2000년대 초반부터 사용을 시작했으며 현재 벨기에, 네덜란드, 스웨덴은 사용을 의무화 하고 있다.

기타 유럽국가는 대부분 자율적으로 사용 중이고,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도 이미 사용하고 있다.

시는 국내 지자체 최초로 ‘열화상 카메라’를 활용해 현장에 시공되는 아스콘의 온도관리 및 균질한 재료공급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온도관리가 잘못된 혼합물을 구분한다. 이는 파손될 우려가 높은 구간이어서 그 구간들은 한 번 더 포장을 하는 등 별도의 처리를 통해 포트홀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또 전문가로 구성된 ‘기동감리단’을 구성해 불시에 각 사업소의 도로포장 공사 생산시설과 시공현장을 순회점검 한다. 전문가들의 철저한 품질관리를 통해 내구성이 우수한 포장이 시공되도록 한다.

아스팔트는 보통 시공 후 7년여 정도 사용하게 되는데, 현재 서울시의 도로파손 상당부분이 2년이 지난 후에 대부분 발생하고 있다. 현재 시는 도로포장공사 후 하자기간을 2년으로 지정해 조기 파손되는 구간의 유지보수를 시행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4년으로 연장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이와 함께 ‘아스팔트 등급제’를 시행해 시설, 전문인력, 양호한 골재수급현황 등을 모두 갖춘 상위 등급의 플랜트에서 생산되는 고품질 포장재료만을 공급받아 시공할 수 있도록 검토 중이다. 이는 현재 국토교통부와 협의 중에 있다.

시는 그동안 자치구에서 관리했던 차도상 맨홀 13만6472개를 올해 서울시로 이관해 관리하고 있으며 2014년까지 7288개의 불량맨홀을 정비할 계획이다.

불량맨홀은 침하됐거나 단차가 생겨 차량이 이동하는데 주행 승차감을 크게 저해하고 사고를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에 시는 불량맨홀에 대한 일제조사 및 정비를 실시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개선해 나간다.

또 교량, 터널 등 구조물 접속부 1076개소에 대해 단차 발생구간을 2014년까지 정비를 완료한다. 또 포장도로면에 설치된 2863개의 차량검지기 주변의 포장상태도 일제 조사, 정비해 도로 평탄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서울의 도로는 도심지 특성상 정지 교차로가 많고 버스 등의 중차량 등 과다한 교통량과 전용 버스차로, 자동차 전용도로, 간선도로 등 도로등급별로 통행속도와 통행차량이 달라 구조적인 지지력 부족과 포장체 노후로 파손이 급격히 진전되는 경향이 있다.

또 최근의 폭우, 폭염, 폭설 등 이상기후에 의해 파손현상은 더욱 가속화 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시의 공사여건과 민원 등에 의해 도로포장 유지관리는 일반적으로 기존 포장의 표층을 5cm 절삭 후에 동일 두께를 덧씌우기 하는 방법만을 시행해 오고 있었다.

이는 구조적인 보강이 아니기 때문에 포장체의 파손원인을 근본적으로 제거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어 서울시의 교통량, 기후조건, 도로조건 등 복합적인 도로특성에 따라 도로등급별, 최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서울형 도로포장설계법’을 개발해 적용할 계획이다.

또 2013년 시가 도입한 도로포장상태 자동조사장비(FWD, GPR)로 복구도로 침하 발생지역에 대한 정기적인 지지력 측정 및 공동여부 조사를 시행한다. 특히 2008년 이후 공동이나 침하가 발생한 207개소는 특별 관리한다.

아울러 굴착복구, 교차․진출입로, 맨홀 단차, 구조물 접속부 단차, 포트홀 발생구간 집중관리를 위해 ‘도심지형 요철 충격지수 개발’로 도로평탄성을 확보한다.  

이와 함께 시는 시범적으로 4개노선 63.3km를 선정해 집중 관리한다. 6개 도로사업소에서 관리하며 동일노선에 대한 사업소별 관리 책임제 및 경쟁방식을 도입해 ‘세계적 도로포장 수준’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다.

시는 포장공사 품질관리를 위해 단 한 번의 전면 재시공 사유가 발생할 경우에도 부실시공 업체에 대해선 서울시 및 산하기관 공사입찰 참가자격을 제한한다.

또 아스팔트 품질확인 시험에 불합격한 재료를 납품한 업체에 대해서도 재시공 비용부담과 함께 조달 납품 참여제한 등 '원스트라이크아웃제'를 강력하게 추진한다.

아울러 전체 시공 물량의 30% 이상 재시공시 담당공무원~과장까지는 2년 동안 승진을 제한하며 10% 재시공시엔 1년동안 승진을 제한한다. 이는 시 산하기관 직원도 동일하게 적용되며 민간업체가 시행하는 전기․통신․가스 등도 해당되어 위반 시 굴착복구 허가를 금지한다.

서울시는 앞으로 특별시도 및 구도에서 시행하고 있는 일정규모 이상의 모든 포장공사를 2014년부터 서울시 홈페이지에 공개할 예정이다.

2014년부터 실시되는 도로포장 공사에 대해 공사구간, 공사기간, 시공사, 아스콘 납품업체, 감독자 등 공사에 대한 모든 내용이 공개할 예정이다.

시는 포트홀 발생원인의 하나인 과적운행 차량의 단속 강화와 함께 과적 근원지 검차 및 계도 등 예방활동을 강화한다. 특히 건설공사장 등 과적근원지 143개소에 대한 집중점검과, 17개 이동단속팀, 3개 고정식 초소를 운영해 현장단속을 강화한다. 
 
아울러 시는 현재 굴착공사 금지 기간을 3년⟶5년으로 연장하는 도로법 개정을 위해 국토교통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잦은 굴착으로 인한 도로손상 및 시민불편을 최소화 한다. 

긴급 공사를 제외한 모든 도로공사에 대해서는 공사시행 10일전에 공사안내 현수막 및 안내간판 등을 설치해 공사로 인한 통행 불편사항을 최소화한다.

공사장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선 ▴공사시점 공사예고 주의표시 ▴공사장 인접구간 서행유도 ▴차량 및 보행자를 위한 안전사고 방지의무 이행 등 공사장 안전관리 실태를 집중점검해 미 이행 적발시 1회는 100만원, 2회 적발시 150만원 이상, 최대 2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시는 도로포장 전문기관을 활용해 체계적이고 전문화된 포장 전문교육을 실시한다.

도로포장 품질관리 교육을 이수한 도로포장 관계 기술자 및 기능공만 현장에 투입되는 교육이수제를 '14년부터 운영하여 교육 미 이수자에 대해선 서울시 공사에 참여할 수 없도록 한다.

포장 전문교육 이수제를 위해 한국건설기술교육원, 전문건설공제 조합 및 한국도로공사 등 도로포장 전문교육기관에 위탁교육 시행할 계획이다.

또 전문화 강화 방안으로 서울시 품질시험소를 전문연구기관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국토교통부(국도 관리), 한국도로공사(고속도로 관리)와 함께 도로연장 8,000km가 넘는 세계적 규모의 도심지 도로를 관리하고 있으나 자체적으로 기술개발, 연구 평가하는 기관이 없어 외부 연구기관인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도로교통연구원에 의뢰해 왔다.

국도, 고속도로와는 특성과 기능이 많이 달라서, 도심지형 도로에 최적화되어 내구성이 우수하고 비용절감이 가능한 도로 신기술의 개발 적용과 이에 근거한 유지관리 정책을 연구, 발전시켜 나가야할 필요가 있다.

서울시 품질시험소를 전문연구기관으로 전환함에 따라 중앙부처 및 선진연구기관과의 대등한 기술협력과 교류로 서울시의 도로수준과 위상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장기 근무가 가능한 석․박사 출신의 전문직을 신규 채용하고 기존 전문직을 품질시험소로 배치하여 전문성을 한층 강화하고 서울형 도로기술과 지표개발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시는 포장도로 수준향상을 위해 세계 최고 기술력의 미공병단 극동지역본부(US Army Corps of Engineers : Far East District)와 도로기술 협력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을지로에 위치한 미공병단 극동지역본부(FED)는 민간기술자 800여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설계, 시공감독, 전문 시방서 작성, 견적 및 공사관리 등의 업무를 주로 수행하고 있다.

이들은 도로포장설계법, 공항 활주로 포장공법 개발 등 여러 분야에 자체 개발한 기술을 직접 활용하고 있으며 미국 등 도로선진국에서 이들이 개발한 기준과 공법 등을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다.

서울시는 도로유지관리 기술세미나 및 자문 등의 기술교류를 지반환경기술부(Geo-technical & Environmental Branch)와 주로 수행할 예정이다.

시는 앞으로도 세계도로협회(PIARC), 아시아·대양주 도로기술협회(REAAA) 등 도로기술에 대한 기술 및 정책연구에 주도적으로 참여함으로써 도로기술발전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계획이다.

천석현 서울시 시설안전정책관은 “도로는 우리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 중요한 인프라로, 사람들의 오고가는 정이 녹아있는 곳이지만 사회적 발전으로 인해 이제 그 도로가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우리가 매일 오가는 도로 위 일상이 편안할 수 있도록 안전한 도로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세이프투데이 한영진 기자(jake@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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