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에서 나는 소독냄새 때문에 수돗물을 받아서 바로 마시기를 꺼리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정수센터에 가까이 사는 주민일수록 소독 냄새가 난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수센터에서 한꺼번에 소독제를 투입해 수돗물을 공급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수돗물에서 나는 소독 냄새의 원인인 염소소독제를 줄이기 위해 정수센터에서 수돗물을 공급하기 직전 투입하는 염소량은 줄이고 수계(공급라인)를 거치면서 각 배수지에서 소독제를 분산 주입해 잔류염소량을 소독냄새를 잘 느끼지 못하는 수준인 0.1~0.3mg/L 이하로 유지하는 방식을 도입했다고 11월27일 밝혔다.

기존에는 정수센터에서 0.7mg/L 정도의 염소를 투입해 공급하기 때문에 정수센터에서 가까운 가구의 수돗물에서는 염소냄새가 많이 나는 경우가 있는 반면, 정수센터에서 멀리 떨어진 가구의 경우 수도관 안에서 잔류염소량이 줄어들어 수돗물에 잔류염소량이 미달되는 상황이 발생할 여지가 있었다.

아울러 소독제도 기존의 염소가스가 아닌 소금을 활용해서 만든 액체 소독제(차아염소산나트륨)를 써서 물에도 더 잘 녹아 소독 부산물과 냄새도 줄일 수 있게 됐다.

서울시는 암사, 강북 아리수정수센터에 ‘염소분산주입시설’을 설치하고, 이와 같은 내용으로 수돗물 소독방식을 바꿔 수돗물 소독 냄새가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암사아리수정수센터는 작년에, 강북은 이달 초에 시설 설치를 완료했다.

암사아리수정수센터는 수돗물 공급량이 가장 많고 송수관로가 가장 길며, 강북아리수정수센터는 수돗물 공급량이 두 번째로 많아 두 정수센터에서 공급하는 수돗물은 전체 공급량의 2/3를 차지해 많은 시민들이 수돗물 소독냄새 변화를 체감할 수 있게 됐다.

이렇게 되면 정수센터에서의 거리에 상관없이 잔류염소량을 적정하게 유지해 가까이 사는 가정부터 멀리 떨어진 가정까지 소독상태가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고, 잔류염소량도 냄새를 거의 못 느끼는 수준으로 줄여 시민들이 수돗물을 바로 마시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기존의 염소가스 주입 대신 소금을 전기분해해서 만드는 소독제(차아염소산나트륨)는 시에서 2010년 내곡가압장과 2011년 서울대공원 및 삼우배수지에 소금 전기분해 시설을 시범 설치‧운영한 결과를 바탕으로 도입됐다.

시는 차아염소산나트륨으로 수돗물을 소독하는 방식을 시범운영한 결과 개선 전에는 0.10~0.70mg/L이었던 잔류염소량이 개선 후에는 0.13~0.40mg/L로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한편, 소금을 활용한 소독제를 도입한 데에서 더 나아가 오존소독시설을 포함하는 고도정수처리를 암사와 강북아리수정수센터에 2015년까지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오존소독은 유기물 제거 효과가 커서 염소소독제를 상대적으로 적게 써도 수돗물 소독 효과가 탁월해 염소소독제 사용이 더욱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또 학술연구용역 및 비교실험 등을 통해 냄새 없이 소독 가능한 염소 대체소독제 도입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기본적으로 염소소독은 안전한 수돗물 공급에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소독냄새가 나는 것이 정상이지만 수돗물에서 소독냄새가 많이 날 경우에는 다산콜센터(120)나 관할 수도사업소에 ‘아리수 닥터’나 ‘아리수 소믈리에’를 신청해 검사를 받도록 안내했다.

염소를 주입하는 정수센터나 배수지 인근 지역에서는 직결급수 등 여건에 따라 소독냄새가 많이 날 수도 있고, 개인에 따라 소독냄새를 더 민감하게 느낄 수 있다고 보고 소독냄새가 많이 날 경우 수돗물의 맛‧냄새를 감별해 이를 개선하는 ‘아리수 닥터’와 ‘아리수 소믈리에’를 신청할 것을 안내했다.

김경호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염소분산주입시설 구축으로 정수센터에서 가까운 가정부터 멀리 떨어진 가정의 수돗물의 안전까지 철저히 지키겠다”며 “시민들이 소독 냄새를 거의 못 느끼는 수준까지 수돗물의 맛을 개선하고, 안전 확보를 위해 염소분산주입시설을 철저히 관리‧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세이프투데이 전영신 기자(tigersin@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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