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는 우리나라 과학수사 역량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여 범죄사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국과수 5개년 중장기 종합발전계획’을 수립ㆍ추진한다고 5월19일 밝혔다.

국과수는 한국 최고의 권위를 가진 과학수사 감정기관으로서 그동안 ‘서래마을 영아살해유기사건’ 등 주요 강력범죄사건 해결에 많은 성과를 올렸고 프랑스 공영TV(France 2)가 국과수에 대한 특집을 취재하는 등 국제적인 명성을 거두고 있으나 장비, 시설 등에서 선진국 수준에 못미치는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예를 들면, 미국 등 선진국 기관에서는 보유하고 있는 극미량의 마약 감정장비(LC/MS-MS)나 민간이 보유하고 있는 비파괴검사 장비 등 첨단 장비의 일부를 보유하지 못해 민간기관 등에 출장감정을 하고 있고 실험실의 항온ㆍ항습시설도 국제적 기준에 미달돼 있는 실정이다.

인력면에 있어서도 CCTV 영상분석은 1인당 연간 1200건을 처리하고 있어 미국 법무부가 권장하는 60건의 20배에 달하는 등 국과수 감정인력의 초과근무량은 행안부내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는 수준이다.

행안부는 한국 과학수사의 선진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과학수사와 관련된 제도ㆍ인프라를 정비하는 한편, 장비ㆍ시설ㆍ인력 등을 획기적으로 보강하기 위한 5개년 계획을 수립해 국과수를 국제적 수준의 감정기관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현재는 예규 등에 분산되거나 규정이 미비한 과학수사 절차ㆍ용어 등을 종합적으로 체계화하기 위해 과학수사에 관한 기본 법률을 오는 2011년까지 제정할 계획이다. 과학수사 기본 법률에는 과학수사의 절차․체계, 감정인의 구체적 자격요건과 책임성 등을 담게 된다.

국과수의 감정 기법, 시설, 장비 등은 13개 분야 74개 전체 항목 중 6개 분야 34개 항목만 국제기준(ISO) 인증을 취득해 46%의 인증율을 보이고 있으나 오는 2014년까지는 74개 항목 전체의 인증을 취득할 방침이다.

국과수 감정인력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시험 또는 전문교육을 거쳐 감정인 보직 자격을 부여하는 ‘자격인증제’를 올해 중 도입하고 감정인력을 지속적으로 계발하기 위한 교육훈련시스템도 오는 2012년까지 체계적으로 정비된다.

“김길태 살인사건” 수사의 사례에서처럼 날로 중요성이 증대되는 유전자(DNA) 감정분야의 획기적 발전을 위한 유전자감식센터를 올해 중 설치한다.

유전자감식센터에서는 현장증거물 분석을 통해 실시간으로 범인을 확인할 수 있는 유전자정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는 한편 인력을 보강해 현재 2주 내외의 유전자 처리기간을 절반으로 단축할 예정이다.

또 과학수사 첨단기법 등을 연구, 개발하기 위한 전담부서도 오는 2012년도까지 신설된다. 전담 R&D부서는 선진외국의 과학수사기관, 국내외 학계 등과 네트웍을 형성해 국과수의 첨단기법 연구역량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극미량 마약분석장비(LC/MS-MS) 등 국과수 감정에 필수적이나 노후화된 장비는 수요ㆍ노후 정도에 따라 118대를 교체하고 최근에 수요가 급증하는 영상부검장비 등 첨단장비 462대를 보강할 예정이다.

올해에는 유전자 분야의 실시간(Real-time) PCR 시스템, 범죄심리 분야의 범죄심리 DB입력장치 등 43대를 우선 도입하고 나머지 장비는 5개년 계획에 따라 연차적으로 도입된다. 장비보강이 완료되는 오는 2014년도에는 현재 25%인 노후장비율이 0%로 탈바꿈돼 감정결과의 신뢰도가 한층 높아질 것이다.

실험실의 경우 현재 국과수 본소의 실험실 30개 중 5개만 국제기준에 적합한 실정이나 향후 항온, 항습, 배기시설을 구비하고 노후화된 실험대도 교체하는 등 전체 실험실을 국제기준에 맞게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치안 현장과의 근접성 강화와 신속한 수사를 위해 국과수 분소도 확충한다. 우선 경북지역에 오는 2013년까지 분소를 설치하며 분소는 4개(부산, 대전, 장성, 원주)에서 5개로 확충되고 향후에도 치안수요 등을 고려해 필요한 지역에는 분소 신설을 확대할 방침이다.

국과수 본소는 오는 2012년에 원주로 이전될 예정이다. 현재 부지 2만1782㎡에 연면적 1만4359㎡ 규모로 국제적 시설 기준에 맞는 현대적 신청사가 건축되고 있어 향후 국과수의 근무여건과 감정결과의 신뢰도 확보 등 국과수 위상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밖에 신설예정인 경북지역 분소와 2011년에 양산으로 이전되는 남부분소(부산)의 청사도 국제적 기준에 따라 완공될 것이며 기타 분소도 리모델링을 거쳐 현대적 시설로 탈바꿈하게 된다.

정창섭 행정안전부 제1차관은 “5개년 종합발전계획의 차질없는 추진을 통해 5년 후에는 명실상부하게 국과수가 국제수준의 과학수사 감정 기관으로 탄생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G-20 정상회담 유치 등 한국의 위상과 국력에 걸맞는 과학수사 역량의 확보로 향후 민생치안 안정과 한국 사법행정의 국제적 신뢰도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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