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고 이후 '북한 리스크'가 우리나라의 경제, 정치, 국제, 국방 등 거의 모든 사안의 핵심쟁점으로 부각했다. 북한 리스크는 어제 오늘의 이슈가 아니며 상존하는 불확실성이다. 북한 리스크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리스크관리 관점에서 따져 보자.

리스크평가는 해당 리스크의 발생가능성과 발생했을 때의 영향력을 감안한 분석이다. 두 가지 요소를 동시에 감안하기 위해 매트릭스의 Y축을 발생가능성, X축을 발생 시 영향력이라고 한 매트릭스를 회피 매트릭스(Aversion Matrix)라고 한다.

▲ 북한 리스크 평가에 대한 Aversion 매트릭스
이 매트릭스는 Y, X축을 2개 나눈 2x2 매트릭스로 최대한 간편하게 구분할 수 있다. 그림과 같이 Y축에 발생가능성 낮음과 높음으로, X축에 영향력 낮음과 높음으로 구분한다.  

오랫동안 북한 리스크는 제2분면에 속해 있었다. 즉, 최근까지 북한 리스크는 발생할 가능성은 낮은 수준이나 발생시 영향정도는 매우 높은 리스크라고 보고 있었다.

금강산 남측 관광객 피살과 남북관계 경색 등의 요인으로 인해 북한 리스크의 발생 가능성이 점차 제2분면에서 제1분면으로 이동 하던 중 천안함 사고로 인해 북한 리스크의 발생 가능성은 급작스럽게 높아져 제1분면의 우상단에 포지션닝하게 됐다. 이로 인한 비즈니스 부문의 영향이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물에 대한 리스크 프리미엄이 상승하고 세계적인 신용평가사들이 한국국가 신용등급을 하향조정 할 것인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한 리스크를 인식한 외국투자자의 이탈로 주식시장은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며 주가관련 파생상품 수익률에 영향을 끼쳤다.

외국인 주식투자자, 외국금융기관의 리스크관리 태도는 외환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외화변동성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글로벌 경영환경에 있는 기업들이 비상이 걸렸다. 비즈니스 부문에서 북한 리스크 발동에 대비한 ‘위기관리체계’가 다시 작동했을 것이다.

6.2 지방선거 이후 북한 리스크에 대한 언론의 관심은 다시 평상심을 찾았지만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아직 변동성 상황이 진행형이다. 일부 투기적 비즈니스 이외에 이러한 불확실성과 변동성의 상승을 바라는 비즈니스 분야는 없다.

모든 현대적 비즈니스는 리스크를 수익모델로 하고 있다. 생산기업의 경우에도 생산된 제품판매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더라도 생산요소를 투입해 제품을 생산한다. 물론 제품가격 안에는 이러한 불확실성에 대한 평균비용이 들어있다. 리스크 자체를 수익모델로 하고 있는 금융, 보험산업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이런 자체의 리스크 외에 사회 전체가 구조적으로 안게 되는 것을 체계적 리스크라고 한다. 북한 리스크는 전형적인 체계적 리스크이다. 체계적 리스크도 마찬가지로 비용요인으로 작용한다. 비즈니스는 이러한 체계적 리스크의 발생을 달가워하지 않는데 이는 누구도 지불하려 하지 않는 비용이기 때문이다.

체계적 리스크로서의 북한 리스크가 하루빨리 수면 아래로 내려가 위의 리스크 매트릭스에서 다시 제2분면으로 이동해 주기를 비즈니스 세계는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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