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오는 2020년까지 베이비부머 세대 공무원의 본격 퇴직으로 발생하는 약 3000명(시․구 전체는 약 1만명) 결원에 대비하고 글로벌․전문 인재를 육성하는 내용의 인사혁신안을 12월2일 발표했다.

외부전문가 충원과 내부직원 역량 집중 개발로 전문가 공무원 3700명을 신규 양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외국인, 변호사, 전문임기제, 전문경력관 등 외부 전문 인력 영입을 늘리고(800명) 행정직·기술직 등 내부공무원을 전문가로 키우는(약 2900명) 투 트랙 방식으로 진행된다.

외부 수혈로 2020년까지 800명이 새롭게 충원되면 외부전문가는 현원의 8.9%(881명)→17.0%(1681명)까지 2배 가량 늘어난다.

내부공무원은 신규공무원 ‘분야별 보직관리제’ 의무 적용 등을 통해 전문계열인 2160명, 발굴 방식을 인사부서에서 실․국 현장 중심으로 전환해 전문관 766명을 신규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직위로 보면 홍보, 법률 등 특정직위에 고정 배치되는 ‘내부 전문관’, ‘전문임기제’, ‘전문경력관’ 등을 아우르는 ‘서울전문관’과 내부직원 중 복지·여성 등 한 전문분야에서만 장기근무 하는 ‘전문계열인’이 양성된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시 전체 공무원 1만명 중 현재 약 17%(1644명) 수준인 전문가 공무원을 2020년까지 54%(5370명)로 확대해 글로벌·다문화시대, 행정 융복합 시대에 맞는 진용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공직 개방 강화와 함께 장애인·저소득층·고졸자 등 사회적 약자 채용도 강화한다. 장애인은 법정의무 채용비율(3%)보다 높은 정원대비 10%를 채용목표로 세우고 이를 달성할 때까지 매년 신규채용인원의 10%를, 저소득층도 법정의무 채용비율(1%)을 상위하는 매년 공채인원의 10%를 지속적으로 채용한다.

고졸자의 경우 기술9급 7개 직렬에서 전 직렬로 채용직렬을 넓히고 ‘서울지역내의 자’로 응시자격 제한을 뒀던 것을 해제, 전국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문을 넓힌다.

시는 채용 전문화․과학화를 위해 장기적으로는 공채, 임기제, 민간경력자 채용 등 우수인재 충원계획공고 이후 모든 시험 관리를 전담할 ‘시험관리센터’를 설립한다.

서울시는 이와 같은 내용의 함께혁신 제4탄(인사형통 ‘인사가 잘풀려야 시민이 만사형통’) ‘민선6기 인사혁신안’을 12월2일 발표, 글로벌 도시인 서울시 공무원들의 전문성을 높이고 공직사회의 개방성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박원순 시장은 ▴단돈 1000원이라도 금품 수수·공금 횡령 시 처벌하는 혁신 제1탄 ‘서울시 공직사회 혁신대책’(청사초롱, 8.6) ▴모든 문서에서 ‘甲乙 용어’를 퇴출하는 내용 등으로 이뤄진 혁신 제2탄 ‘갑을관계 혁신대책’(甲옷벗기, 8.27) ▴입찰비리 직원·업체 ‘원스트라이크아웃’ 등을 내용으로 하는 혁신 제3탄 ‘투자․출연기관 혁신방안’(시민단짝, 11.24)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2015년부터 본격화되는 베이비부머 세대 공무원(1955년~1963년생)의 퇴직으로 2020년까지 6년간 약 3065명의 신규채용수요 발생이 예상되는 가운데 지금이 대대적 인사혁신을 할 수 있는 황금시간이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

서울시 공무원의 약 31%에 해당하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2020년까지 시․구 전체적으로는 약 1만명, 서울시만은 약 3000명 정도가 퇴직할 것으로 예상돼 인력수급의 전략적 계획이 필요한 시점이다.

여기에 현재의 급속한 다문화사회화 진행, 더욱 치열해지는 국제도시 간 경쟁, 시민들의 안전 우려를 해소할 정책 마련 시급 등 점점 더 다양해지고 복잡해지는 행정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공무원의 전문성 강화가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다.

조직 내부적으로는 직원이 신명나게 일해야 시민이 행복해 질 수 있음에도 여전히 권위적인 조직문화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금년 3월 시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나타났다.

이에 시는 ‘시민행복을 위해 조직과 직원이 함께 성장하는 인사’를 목표로 시장과 직원·노조가 머리를 맞대 이번 민선6기 인사혁신안을 마련했다.

‘시장과 직원과의 대화마당’, ‘인사는 만사다’ 온라인 창구 운영, 인사행정 전문가와 직원·노조 등 총 20명이 참여하는 ‘인사혁신자문위원회’ 운영 등을 거쳐 혁신안을 마련하고 이에 대해 직원의견을 다시 수렴해 보완한 다음, 최종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시민의견을 들어 다듬었다.

‘서울시 민선6기 인사혁신안’은 ▴적극적 인재발굴 ▴공무원의 전문성 강화 ▴열린 인사운영 ▴맞춤형 교육지원 ▴신명나는 조직문화 등 5개 분야 18개 추진과제로 구성된다.

현재 서울시 전문자격증 소지자 등 전문가는 현원의 8.9%(881명)로 2020년까지 800명을 신규채용하면 17.0%로 약 2배 가량 늘어난다.

구체적으로는 ▴외국인 전형을 통한 글로벌 인재 100명 ▴도시재생, 리스크관리, 공공투자관리 등 전문성이 필요한 자리에 전문임기제공무원 400명을 늘린다.

▴변호사․회계사 등 전문자격증 소지자를 일반직으로 100명 ▴고압가스시설 관리, 사육운영 등 특수업무분야에는 평생을 근무하며 역량을 발휘할 ‘전문경력관’으로 200명을 추가 충원한다.

특히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자격증 소지자를 대상으로 필기시험 없는, 서류전형 수시 채용을 강화해 필요 전문분야에서 적기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외국인, 재외동포 임용의 경우는 기존의 하위직, 결혼이민자, 아시아권 출신자 등 소극적인 인재 발굴 방식을 탈피해 투자유치, 해외도시협력, 외국인주민인권, 글로벌센터 운영분야 등 주요보직에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우수한 외국인 공무원 선발을 위해선 외국대사관, 각국 노동청 등까지 공고 대상기관을 대폭 확대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해외전문인력유치관련기관의 협조를 얻는 등 적극적으로 글로벌 인재를 유치할 계획이다.

외국인공무원이 조기 문화적 이질감을 극복하고 조직에 적응할 수 있도록 공무원 1인 이상을 멘토로 지정하고, 보안교육 이외에 공직적응 교육훈련기회를 부여한다.

이외에도 행정의 전문성 요구 증대에 따라 다양하게 발생하는 직무분야는 ‘전문임기제’로 채우는 방식으로 직무중심의 직위분류제를 더욱 강화한다. 고압가스시설 관리, 사육운영 등 순환보직이 곤란하거나 장기재직 등이 필요한 특수업무는 동일직무에서 평생 근무하는 ‘전문경력관’의 신규 채용을 늘린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채용 개방성이 확대되고 채용대상이 다양화됨에 따라 공채, 임기제, 민간경력자 채용 등 우수인재 발굴을 위한 충원계획 공고부터 모든 시험관리를 전담할 ‘시험관리센터’를 2016년 이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직급별로 연도별 충원인원 편차가 커 들쑥날쑥 하는 채용구조를 탈피해 전략적 미래예측을 통해 필요인력을 균형있게 충원할 계획이다.

고시는 연 8~9명 정도로 필요 최소한의 범위에서 채용해 내부 승진적체를 해소하고 상위직에서의 고급인력을 확보한다. 행정7급은 연 50명, 기술7급은 충원인원의 10% 수준을 채용할 계획이며 필요할 경우 자치구에서 7급 공무원의 일방전입도 추진한다.

이에 앞서 내년 7월 전후로는 인재개발원 인재채용과 내에 ‘출제채점팀’을 신설해 시험출제와 채용관리를 분리, 시험 진행을 보다 전문화한다.

현재는 인재채용과에서 시험출제와 채용관리를 분리 없이 함께 전담하고 있다. 출제채점팀 채용전문가는 전문임기제, 전문경력관 등으로 임용한다.

내부공무원을 대상으로는 ▴신규공무원 ‘분야별 보직관리제’ 의무 적용 ▴전문관 확대 양성 ▴‘희망전보 이력관리제’ ▴‘순환전보제’ 혁신 통한 전보제한기준 차등 적용 등 장기근무 활성화를 통해 전문성을 강화, 2020년까지 전문계열인은 현재 186명→2346명, 전문관은 현재 234명→1000명으로 늘린다.

2016년 임용될 서울시 신규공무원에게 첫 적용되는 ‘분야별 보직관리제’는 첫 단추부터 원하는 특정 직무분야에서 경력과 전문성을 쌓아가도록 보직을 관리해줘 공무원의 전문성을 높이는 게 핵심이다.

시가 설정한 5개 직무군(복지·교육, 경제·문화, 환경·공원, 교통·도시안전, 행정·기획)에서 한 분야를 선택해 3년간 조직탐색기간을 거친 후 ‘전문분야 박람회’를 개최해 신규자와 실․국간 채용면담, 신규자의 역량진단을 통해 10개 전문분야를 의무적으로 신청․지정하고 5급 승진 전까지 해당 전문분야에서만 근무하도록 해 공무원의 경력개발을 관리한다.

예컨대 신규공무원 A씨가 복지분야에서 전문적으로 일하고 싶다면 복지정책과나 노인복지과로 발령을 내 최초 3년간 해당 업무를 배우고 탐색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이후 계속해서 그 분야를 희망할 때는 복지관련 부서에만 지속 배치해 전문성을 쌓게 한다는 것이다.

현재 234명인 각 실·국 ‘전문관’은 기존 인사부서 중심 양성에서 탈피해 실․국 현장중심으로 전환한다. 실․국장이 전문관을 발굴 추천하면 매월 인사위원회 심의를 통해 수시로 임용하는 시스템이다.

2년 주기 순환전보제는 장기근무와 순환전보 요구직무를 구분해 전보제한 기간을 달리 적용하는 ‘직무유형별 보직관리제’를 시행한다. 공무원이 업무를 익힐만하면 자리를 옮겨 업무연속성이 떨어지고 전문성 향상이 어려웠던 점을 고려했다.

‘희망전보 이력관리제’는 5지망까지 직원이 희망하는 기관을 전산이력 관리해 전보시 최대한 반영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원하는 보직에서 능력을 발휘하며 오래 일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팀장·과장급인 4·5급 주요 시책직위에는 ‘직위공모제(Job Posting)’를 첫 도입, 내부 공개경쟁을 통해 해당 분야에 능력 있는 공무원을 배치한다. 4․5급 주요 시책직위에 도입하는 ‘직위공모제’는 능력있는 간부를 배치하겠다는 취지이다.

실․국 수요조사와 직무분석을 통해 민선6기 주요 핵심과제 수행직위를 정하고 1차로 순수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선발위원회에서 역량면접을 통해 4~5명을 선정하면 2차로 실․국장이 이중 복수 임용후보자를 결정해 시장에게 추천한다. 시장은 복수추천자 중 적격자를 결정해 임명하는 투트랙(Two-Track) 방식 선발체제다.

시-중앙, 시-구, 시-지방간 상생발전을 위한 기관간 인적교류도 활성화한다. 경험과 배경지식이 다른 공무원간 교류를 확대해 조직의 융복합적 문제해결 역량을 키우겠다는 취지이다. 아울러 원순씨의 고충상담실 확대 개편, 찾아가는 인사청책 토론회 연 6회 실시 등 직원과 열린 대화를 위한 인사소통 경로도 확대한다.

전문행정가 양성을 위해 교육의 틀도 다시 짠다. 이를 위해 먼저 인적자원개발(HRD) 성숙도 진단을 2015년 하반기에 실시, 조직진단을 통한 ‘중․장기 인재양성기본계획’을 수립한다.

또 직군별 교육로드맵을 개발한다. 직렬․직무․수준․시기별 기본교육과정을 개발해 단계적 전문성 심화과정으로 운영한다.

교육로드맵은 기술직부터 2015년 시범적용 후 2016년에는 행정․관리운영직까지 확대된다. 특히 2013년 12월12일자 직종개편에 따라 기존 기능직에서 일반직으로 전환된 직원에 대해서는 보고서 작성, 예산․회계 등 실무사례 중심으로 교육을 실시한다.

서울시와 서울시립대간 협약을 체결해 청사 내 계약학과(석사과정)를 개설하고 2015년 상반기에 신입생 28명을 선발 교육해 전문행정가를 양성한다. 이 중 현직자는 OJT강사, 퇴직자는 향후 교수요원 등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시정계획 및 직무와 연계된 국외훈련으로 공무원을 글로벌 인재로 양성한다. 영미중심에서 유럽, 아시아, 중동, 북유럽 등으로 국외훈련 파견국을 다변화하고 런던시청, 세계지방정부연합(UCLG) 세계본부 등 국제기구와 해외정부 근무를 확대한다.

아울러 베이비부머 세대 공무원의 본격퇴직에 대비해 퇴직예정공무원의 제2인생 설계 지원을 위한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평가, 실태점검, 교육 등 공직경험과 전문성을 활용할 일자리를 창출해 시간선택제, 한시제(1년 이내) 등으로 취업기회를 제공한다.

서울시는 공무원으로서 갖춰야 할 최고의 덕목인 공직자 윤리와 소양교육, 친절한 대시민서비스 향상을 위한 교육도 강화한다.

민간기업의 우수 고객만족(CS) 서비스교육 사례 등을 벤치마킹하여 친절교육을 강화하고 시민서비스 향상을 위한 기본․소통 교육프로그램을 중점 운영한다. 전 직원을 시민에 대한 봉사마인드로 무장하겠다는 취지이다. 청사는 시민의 눈높이에 맞게 시민친화적으로 조성해 모두가 찾고 싶은 공간으로 개선한다.

사무환경 개선을 통해 공무원의 창의적 사고를 촉진한다. 물리적 공간을 변화시켜 사고와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취지이다. 우선 인사과에서 시범적으로 권위적 공간배치를 수평적인 배치로 재조정하고 이로써 생긴 여유공간을 직원들을 위한 쉼 공간, 사색공간으로 활용한다. 향후 직원의 공감대를 얻어 타부서로 확대할 예정이다.

한편, 시민에 봉사하며 장기재직하는 우수공무원의 승진기회를 확대해 공무원의 동기부여를 강화한다. 또 유연근무 활성화, 쪽잠제도 내실화 및 가정의 날을 확대 운영해 직원의 일과 삶의 균형을 돌보는 등 공직문화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간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시가 글로벌 융복합 시대 전문성을 갖춘 인재육성과 개방 확대를 통해 공직사회 인적쇄신을 선도해 나가겠다”며 “공무원이 일 잘하면 바로 도시 발전, 시민 행복으로 이어진다는 마음으로 인재발굴, 경력개발, 교육훈련, 조직문화 개선 등을 위해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이프투데이 한영진 기자(jake@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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