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28일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163개국을 대상으로 발표되는 환경성과지수(EPI)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2008년보다 무려 43단계가 하락해 94위로 평가됐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최하위로 나타났다.

1월27일 환경부는 보도 해명자료를 통해 EPI가 환경 관련 주요 항목들을 계량화해 국가 간 비교를 할 수 있다는 데에 의의를 두면서도 지수 산출근거가 된 통계자료가 과거자료라면서 이번 결과를 평가절하했다.

또 지표 구성체계, 자료수집, 평가기준에 약점이 있다며 EPI의 한계성과 신뢰성을 지적했다.

하지만 2008년 51위로 평가됐을 때 환경부는 이런 지적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평과결과를 수용해 ‘저탄소형 산업구조로의 개편 대체에너지 개발 및 대기오염 관리 강화’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년이 지난 지금 이 항목들에서 더 악화된 결과가 나왔다. 개선을 위해 관련 정책을 추진해왔다면서도 왜 더 악화됐는 지 원인을 파악하고 화려한 홍보가 아니라 실질적 정책마련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 입맛에 맞게 결과를 해석하는 것은 환경주무 부처의 적절한 태도가 아니다.

이번 EPI에서 기후변화 항목에 가중치를 무려 25%나 크게 둔 것은 국가별 기후변화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고 이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의 절반 이상을 산업계에서 차지하고 있지만 지난해 11월 확정된 국가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이행 방안에서는 산업부분에서의 온실가스 저감 대책이 거의 전무하고 눈치만 보고 있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기업경쟁력 제고 구실로 산업계가 온실가스가 더 많이 나오는 석탄연료를 사용할 수 있도록 최근 연료규제완화 방침을 발표한 환경부는 이번 발표를 더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연료규제완화를 통해서 지금도 세계 최하위 수준인 대기오염 분야(이산화황(145위), 질소산화물(158위))는 더 악화될 것임은 자명하다.

범국가적 과제로 아무리 ‘저탄소 녹색성장’을 외쳐도 산업부분에서의 강력하고 실직적인 온실가스 및 대기오염물질 저감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대통령이 나서서 하고 있는 국제적인 홍보가 낯부끄러울 수밖에 없음을 이번 발표로 되새겨야 할 것이다.

정부는 이번 EPI 결과를 적극 수용해 저탄소 시대에 걸맞는 국가 경쟁력 강화와 환경개선 마련에 그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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