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덕운 목포소방서장
올 들어 심폐소생술을 배운 초등학생 및 일반인들이 소중한 인명을 구한 이야기가 방송을 통해 심심치 않게 들려 왔다. 그렇지만 우리나라는 연 2만8000여명에 달하는 급성 심정지 환자 가운데 심폐소생술을 받아 소중한 생명을 구한 이는 4.4%에 불과하다. 나머지 환자는 뇌손상으로 장애를 입거나 사망에 이르고 있다.

반면 미국과 일본, 스웨덴 등은 심폐소생술 교육에 적극 나서 심정지 환자 생존율을 각각 50%, 69%, 71%로 크게 끌어 올렸다. 우리나라는 심장정지 환자가 가정(53%), 직장, 길거리 등에서 80%정도가 발생하고 있어 이와 같은 소생율에 이르기까지는 아직 갈길이 멀다.

심정지 등으로 쓰러진 환자가 4분 이내 심폐소생술을 받으면 살 수 있는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 1분 이내 심폐소생술을 실시할 경우 생존율은 97%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2분 이내는 90%, 3분 이내 75%, 4분 이내는 50%, 5분 이내는 25%다.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았어도 상황에 직면할때 심폐소생술을 시도율이 높지 않다. 두려운 마음이 앞서 소중한 골든타임을 놓치는 순간이 다반사다. 2015년 12월3일 일반인이 쉽게 배울 수 있는 새로운 한국형 심폐소생술 지침을 마련됐다.

구강 대 구강 인공호흡을 하지 않고 곧바로 가슴을 압박하도록 했는데 가슴압박만으로도 충분히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한국 실정에 맞는 가이드라인을 마련됐다.

2015년 목포소방서 관할인 목포시, 무안군, 신안군 지역에서 심정지 환자가 245명 신고됐는데 그중 9명의 환자를 소생시켜 구급대원 21명과 의무소방원 2명, 민간인 5명이 전라남도지사로부터 하트세이버 인증서를 수여받았다.

실제 119에 접수해 구급대원이 출동해 심폐소생술을 통해 소생에 성공한 사례 몇 가지를 소개해보면 작년 11월6일 오후 5시50분 경 목포여객선 터미널에서 무거운 짐을 실은 리어카를 밀고가던 60대 남성분이 갑자기 쓰러지면서 의식호흡맥박이 없자 주변에 사람들이 119에 신고했고 출동한 경동119안전센터 구급대원들이 자동제세동기를 이용 심폐소생술을 실시해 심정지 상태가 회복돼 소중한 생명이 소생됐다.

또 작년 8월11일 오전 8시 경에는 목포의 모교회 체육관에서 목사님들의 모임으로 배드민턴 경기를 하던 도중 50대 남성분이 갑자기 쓰러져 숨을 쉬지 않자, 동료 목사님이 119신고와 동시 평소 익힌 심폐소생술을 실시했고 도착한 119구급대원이 인계받아 전문심폐소생술을 실시해 다행히 목사님은 곧 소생해 현재 건강을 완전히 회복해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목포소방서 작년 한해 119심정지 환자의 소생율은 3.6%였지만 2016년도에는 5% 이상의 소생율을 달성하고자 한다.

초중고대 학생은 물론 사업체 및 각종 단체등 일반인에 대한 심폐소생술 실기 교육을 확대하고 상설체험장도 40여개 소 이상 확보해 범도민 심폐소생술 교육을 생활화하고자 한다.

국내에서 일반인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는 경우는 2010년 3.3%에서 2013년 8.7%로 늘었지만 위의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다. 그들이 심폐소생술을 많이 시행하는 이유는 1990년대부터 학교 교육과정에 심폐소생술 교육을 의무적으로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최근 1~2년 사이에 심폐소생술 교육이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세월호 사고 이후 안전의식이 고취돼 소방안전교육과 아울러 심폐소생술 교육이 쇄도하고 있는 추세이다.

2016년도에 목포소방서에서는 1급 응급구조사 및 전문구급대원, 심폐소생술 강사들을 최대한 활용해 화재예방 안전교육과 아울러 심폐소생율 향상을 위한 다양한 홍보활동을 실시할 방침이다.

쉽게 따라할 수 있는 한국형 심폐소생술 기법을 범도민에게 전파해 가족이나 주위의 심정지 환자에게 우리의 포갠 두 손이 생명을 살리는 기적의 손이 되길 바란다. 심정지 상태로부터 4분 이내의 시간이 제2의 인생을 사는 골든 타임이 될 수 있도록 시군민의 많은 호응과 협조가 필요하다.

민관이 생명을 살리는 일에 협력해 아름답고 밝은 사회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2016년 2월22일
차덕운 목포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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