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기술연구원(원장 이태식, 이하 KICT)은 도심지 지하매설물 공사시 활용할 경우 지반침하를 예방하고, 하수관거 유지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건설신재료인 고유동성 채움재(HFFM ; High Flowable Fill Material)를 개발했다고 6월21일 밝혔다.

고유동성 채움재는 기존의 상·하수도관, 가스관 공사시 빈 공간에 채워지는 모래를 대신하는 유동성의 건설재료. 다지기 등 별도의 공정없이 상하수도관, 가스관을 빈틈없이 보호함으로써 하수관로 등의 노후에서 발생하는 지반침하는 물론, 유지관리비용의 절감도 가능하다.

2015년 국내에서 발생한 지반침하는 1036건으로, 도심지에서 발생하는 지반함몰의 원인 중 85%는 하수관거 손상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상하수도관, 가스관, 송유관, 전력관 등을 매설하게 되면 지반 굴착 후 다시 메우는 작업(되메움)을 진행하면서 현장의 흙이나 양질의 모래를 채우게 된다.

그러나 하수관거 주변의 되메움재가 꼼꼼하게 다져져 있지 않거나 기초 지반의 침하가 발생하는 경우, 하수관거의 주요 파손원인으로 지적되는 이음부 파손이 발생하게 된다.

이때 파손된 부분에서 유출된 물이 되메움재 내부로 침투하여 매설관을 감싸고 있는 현장토 및 모래 되메움재의 유실이 발생하게 된다.

되메움재의 유실은 지반침하로 연계돼 최근 서울, 부산, 울산 등 대도시에서 다수 발생되고 있는 지반함몰을 야기하고 있다.

KICT 김주형 박사 연구팀은 대우건설, 고려대와 공동으로 국토교통부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지반함몰 사고의 원인인 되메움재 부실시공을 근본적으로 저감할 수 있는 ‘고유동성 채움재’를 개발했다.

기존 현장토와 모래 되메움재의 문제점인 다짐 부실 및 유실 가능성을 낮춘 재료이다.

고유동성 채움재의 유동성(flowability)은 원형 매설관 하부의 미세 틈새까지 밀실하게 채우는 특징이 있어 지표수 유입에 의한 매설관 주변의 되메움재 유실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

고유동성 채움재의 석회 성분은 골재간의 결합력을 강화하여 매설관 훼손이 발생하더라도 유체에 의한 유실을 억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되메움재의 투수계수를 감소시켜 지하 유실수의 되메움재 내 침투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

또 단단하지만 추후 굴삭기 등으로 재굴착이 가능하도록 고유동성채움재의 강도를 조절할 수 있어, 복잡한 도심지 지하구조물 되메움재로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결과적으로 신규 지하매설물 공사뿐만 아니라 기존 노후 매설물 보수/보강을 위한 공사에서 이번에 개발된 고유동성 채움재를 사용할 경우, 지반함몰 및 공동 발생을 억제하는 효과를 갖는다.

과거에도 유동성채움재에 대한 연구는 수행된 바 있으나, 기존 연구들은 자기수평성과 무다짐 효과에 연구 개발 초점을 맞추었다면, 이번 연구에서는 지반함몰 사고를 최소화할 수 있으며, 특히, 현장에서 굴착된 현장토를 활용한 재료 개발 및 시공법을 개발해 도심지 환경에 적합하고 경제성이 높은 고유동성채움재 개발에 연구 초점을 맞췄다. 

KICT 김주형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고유동성채움재를 활용해 장기적으로 매설관 유지관리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반공동 발생도 낮아져 도심지 차량 및 인명피해 저감의 간접적인 효과도 있을 것”으로 설명했다.

김주현 박사는 또 “도심지 도로 및 공사구간 주변에서 많이 발생되고 있는 지반공동 구간의 보수 및 보강 재료로도 활용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저작권자 © 세이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