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중구 (주)투엘네트워크 회장
무더위가 기승을 부립니다. 산과 바다로 피서를 떠나는 휴가철이 절정에 이르고 있습니다. 기업 CRO로 재직 중에는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휴가를 떠나는 임직원들에게 특히 사건사고에 유의하라고 메모를 썼습니다. 뉴스를 보면 휴가철에는 사고발생(Risk Event)이 늘어납니다. 휴가철에 사고가 늘어나는 원리를 간단하게 살펴봅시다. 리스크량은 아래 식으로 표시됩니다.

리스크량(R) = 노출량(E) x 변동성(V)

리스크량(R: Risk)에 영향을 미치는 첫째 요소는 노출량(E: Exposure)입니다. 휴가철이 되면 우선 자동차 주행시간이 늘어납니다. 많은 가족들이 차량으로 이동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평소의 이동지역 보다는 원거리로 떠납니다. 이때 주행시간이 노출량에 해당됩니다. 물론 자동차 주행시간 이외에도 ‘낯선 곳에서의 체류’, ‘물놀이 등 위험노출시간’ 등 여러 가지 요소의 노출량도 늘어납니다.

두 번째 요소는 변동성(V: Volatility)입니다. 비계량적 리스크관점에 변동성은 발생확률로 약간 비틀어 해석할 수 있습니다. 휴가를 떠나면 사람들은 감정적으로 들뜨게 됩니다. 가족전체가 들떠서 집을 나서고 낯선 휴가지를 즐기게 됩니다. 우리 가족이외에도 많은 휴가자들이 예외 없이 들뜹니다. 모든 휴가 참여자들이 들뜨게 되므로 승수효과를 일으켜 사고발생확률을 높이게 됩니다.

이 두 가지 요소의 곱셈의 결과인 리스크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그 결과 휴가철 각종 Risk Event 발생 건수가 상승합니다. 휴가철 리스크량이 상승한다고 수긍하신다면,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사고예방 수칙을 살펴봅시다.

리스크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두 요소를 관리해야 합니다.

우선, 노출량을 살펴봅시다. 차량운행에 의한 노출량은 주행거리가 중요합니다. 주행거리를 사전에 충분히 계획해야 합니다. 한도관리가 중요합니다. 이번 휴가여행의 총 주행거리를 예상하고 일정한 한도를 넘지 않도록 한도관리를 해야 합니다. 주행거리가 늘수록 리스크는 커집니다.

특히 야간주행, 졸음운전, 피곤운전 등은 주행거리 한도관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얼마전 발생한 대관령 터널사고는 버스 운전자의 피곤운전이 주된 원인이라고 합니다. 한도관리 방법 중에 또 한 가지는 동승자 중에 운전가능한 사람들이 운전시간을 분담하는 것도 좋습니다. 무리한 차량운행은 금물입니다.

둘째, 발생확률에 대한 고찰입니다. 낯선 곳, 들뜸 등은 리스크 발생확률을 높이는 요소입니다. 우리가족뿐만 아닙니다. 모든 휴가자들이 동일하게 낯선 곳/들뜸의 여건 속에 있습니다. 리스크 발생확률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합니다. 차량사고는 나만 잘한다고 되지 않습니다.

교통 참여자 모두가 리스크발생 가능성에 영향을 미칩니다. 방어운전이 필수입니다. 휴가지에서도 들뜸과 낯섬으로 사고확률이 높아짐을 명심하고 방어적 자세를 취해야 합니다.

이미 많은 사건사고가 발생했지만, 더 이상 대형사고 없이 올 여름휴가시즌이 지나가기를 기대합니다. 국가적으로는 휴가량 집중완화 정책이 필요합니다. 휴가기간 집중완화(학교방학기간의 차별 등), 기업휴가기간 장기화 등으로 성수기에 집중적으로 휴가를 떠나는 상황이 완화돼야 할 것입니다. 휴가가 분산되면 리스크량이 줄어듭니다.

2016년 8월10일
김중구 (주)투엘네트워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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