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를 예방하는 방법 중 하나는 과거 사례에 비춰 불안전요소를 제거하는 것이다. 실제로 작년에 동대문소방서 화재조사관들이 실험을 통해 스마트폰 배터리를 뾰족한 물체로 압력을 주면 쉽게 손상돼 폭발의 위험이 높은 것을 발견한 사례가 있었다.

실험 결과 완전히 충전된 배터리에 약 2회 정도 압력을 가했을 때 약 10초 만에 화재가 발생했으며 충전 중인 배터리도 3회 가량 압력을 받았을 때 발열이 생기고 배터리가 점차 부풀어 오르며 불꽃이 튀었다. 방전된 배터리는 압력을 가해도 표면의 발열만 관찰될 뿐 화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본부장 권순경)는 빠르게 변화해가는 환경에 발맞춰 화재조사의 능동적 대응과, 과학적 조사기법을 공유하기 위해 서울소방학교에서 ‘제6회 서울시 화재조사 연찬대회 및 콘퍼런스’를 오는 10월26일 오전 9시30분부터 개최한다.

화재조사 연찬대회는 올해 6회째를 맞이했는데 그간 ‘리튬이온배터리 화재위험성 연구’ 등 논문 113건을 심사하고 25건을 발표한다.

유관기관 간에 화재조사기법을 공유하고 토론의 시간을 가지는 콘퍼런스는 올해 처음 개최된다.

최근 실화책임법 개정에 따른 소송, 제조물책임 배상사례, 민․형사 소송자료 및 정보공개요청이 증가하고 있어 재현실험과 사례분석을 통해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감식기법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화재의 원인을 정확하게 찾아내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권순경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을 비롯해 소방서 화재조사요원, 서울지방경찰청, 한국전기안전공사 등 150여명이 참석해 각자가 가진 우수 연구 자료와 정보 공유, 화재조사 발전방향에 대한 토론의 장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우선 화재조사 연찬대회에서는 실제 발생한 화재 중 실험 또는 연구가 필요한 사례에 대해 소방서에서 작성한 논문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진다.

발표 자료는 ▲정화조실 연막소독기 화재에 관한 연구(종로소방서) ▲자동차 알터네이터에서 배터리로 연결된 전원선(광진소방서) ▲모바일기기용 자기유도방식 무선전력 충전기(송파소방서) ▲플래시오버 이후 화재에서 환기에 따른 Clean-Burn(중랑소방서) ▲화재통계를 통한 구형 김치냉장고의 화재위험성 연구(동작소방서) ▲환풍기 모터 권선층간 단락에 의한 화재위험성 연구(서대문소방서)이다.

콘퍼런스에서는 교수와 소방, 경찰, 전기안전공사에서 사회 환경 변화에 따른 화재조사 대응방안과 화재사고 대응 기관별 역할 및 선진화 방안에 대해 강연과 토론이 이뤄진다.

강연주제는 ▲분쟁 증가에 따른 화재조사기관의 감식능력 향상방안(숭실대 이창우 교수) ▲화재관련 소송 사례 분석을 통한 대응방안(강남소방서 김길중 현장대응단장) ▲전기안전공사 업무체계 및 전기화재 저감을 위한 역할(한국전기안전공사 김동욱 박사) ▲경찰 과학수사 소개 및 화재사건 업무체계(서울지방경찰청 이승규 과학수사관) ▲소방 화재조사의 발자취와 향후 발전 방안(국민안전처 황태언 소방령)이다.

이밖에도 부대행사로 이동식 기체크로마토그래피(GC-MS), 초고속카메라, 열화상카메라, 온도계측기 등 첨단 화재조사 장비 시연회도 가지며, 화재조사 과정에서 정보공유가 필요한 사진 등도 공유한다.

권순경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은 “이번 연찬대회와 콘퍼런스를 통해 각자가 가진 노하우 공유를 통해 화재조사기법 역량이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발생하는 화재 역시 철저한 사후조사와 연구를 통해 화재를 저감하는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저작권자 © 세이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