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미완성이다. 동지들은 합세하여 조국 광복을 기필코 이룩하라. 고혼인들 무슨 면목으로 조국 땅에 돌아가랴. 동포들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내 몸과 유품은 모두 불태우고 그 재도 바다에 날린 후 제사도 지내지 마라.”

1917년 4월22일(음력 3월2일) 이국 땅 러시아 연해주의 우스리스크에서 눈을 감은 보재 이상설 선생이 남긴 유언이다.

이상설 선생은 충북 진천 출생으로, 1904년 일본의 황무지 개척권 요구 반대와 고종에게 을사 5적 처단과 을사늑약을 막지 못하면 차라리 자결하라는 상소투쟁을 시작으로, 이역만리 망명지인 우스리스크에서 생을 마치기까지 우리 독립운동 사상 가장 폭넓고, 통합적인 전략가였다고 역사가들은 전하고 있다.

고종이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1907년 네덜란드 헤이그에 파견한 특사인 보재(溥齋) 이상설 선생(1870∼1917)이 러시아 연해주 우수리스크에서 순국한 지 100년이 지났다. 이상설 선생 순국 100주기를 맞아 그의 업적을 재조명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사단법인 이상설선생기념사업회(회장 이석형), 보재이상설선생기념관건립추진위원회(공동위원장 이종찬 전 국정원장), 충북 진천군(군수 송기섭)은 3월3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 외신기자클럽에서 국내외 기자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갖고 ‘이상설 선생 순국 100주년의 의미와 기념관 건립 등 추모사업 계획’에 대해 밝혔다.

3월 중에 선생의 대표적 해외 활동지인 중국 밀산시와 용정시, 러시아 우스리스크를 방문하고 양국 간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향후 해외숭모사업의 기틀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추모제가 실시되는 4월22일 전후로는 이상설 선생 자료 전시회, 추모강연과 전국 한시 지상백일장, 전국 학술대회, 이상설 평전 출판 기념회, 전국 시낭송대회 등 다양한 기념행사를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6월에는 선생의 업적과 인간적 면모를 토크 형식으로 전개하는 TV 국민 대토론회를 개최하고 민족교육자이자 근대수학의 선구자로서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보재 이상설 수학캠프’를 7월 중에 개최할 계획이다.

8월에는 해외숭모사업 일환으로 최초의 항일독립운동기지를 건설한 중국 밀산시 한흥동 마을에 항일투쟁 기념비를 건립할 계획이며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역사의식 함양을 위해 ‘보재 이상설 선생 해외유적지 역사문화 탐방’도 예정돼 있다.

8월15일 광복절에는 만주 및 연해주 일대에서의 독립운동 활동과 당시 독립운동가들과의 인적 네트워크를 집중 조명하는 ‘특집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지상파 방송에 방영할 계획이다.

이종찬 이상설선생기념관건립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이상설 선생의 가장 가까운 동지였던 단재 신채호 선생이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고 했는데, 우리는 보재의 공적을 잘 알지 못한다”며 “보재의 진정한 모습을 재조명해 국내외에 적극적으로 소개해야 한다”고 목소리는 높였다.

이종찬 공동위원장은 또 “2019년 4월 진천군 진천읍에 연면적 3787㎡ 규모로 준공될 예정인 ‘보재이상설선생기념관’은 사진 몇 장만 걸어놓는 죽은 공간이 아니라 연구와 콘텐츠 생산이 이뤄지는 살아있는 기념관으로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석형 이상설선생기념사업회장은 “보재 선생은 학문에도 매우 능해 조선의 마지막 과거에 급제하시고 27세 나이에 성균관 관장을 지냈고 수학, 법률, 물리, 외국어 등 다방면에서 두각을 드러냈던 교육의 선구자였던 분”이라며 “보재의 애국혼이 우리나라가 처한 다양한 위기를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에 이상설 선생의 철학이 다시 꽃피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송기섭 진천군수는 “진천군은 보재 선생이 출생한 곳으로 그의 애국애족 정신과 학자로서의 업적을 지속적으로 계승, 발전시켜 나갈 것을 다짐한다”며 “보재 선생 순국 100주년 기념행사와 추모사업을 계기로 이상설 선생이 재평가되길 바라고 국민 여러분의 지대한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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