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으로 산과 들이 바짝 말라붙은 가운데, 이달 들어 충남도 내에서 발생한 임야 화재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소방본부(본부장 이창섭)는 지난 3월1일부터 25일까지 도내에서 발생한 임야 화재는 239건으로 집계됐고 이는 작년 같은 기간 121건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한 규모라고 3월28일 밝혔다.

화재 발생 장소는 볏짚, 쓰레기 등 야외 139건, 논·밭두렁 등 들불 54건, 산불 46건으로, 야외 화재가 전년 대비 131.1% 급증하고, 들불 116%, 산불은 27.8% 증가했다.

화재 원인으로는 부주의가 218건으로 가장 많고 기계적 요인 10건, 전기적 요인 5건, 방화 3건, 기타 3건으로 확인됐다.

부주의 화재 중 논·밭두렁 태우기는 78건으로 35.8%나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급증한 임야 화재는 급기야 사망 사고를 부르기도 했는데, 지난 3월23일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 들녘에서는 A 할머니가 밭두렁을 태우다 사망했다.

충남소방본부는 밭두렁 해충을 잡기 위해 A 할머니가 지핀 불길이 바람을 타고 커지자 이를 진압하려다 안타까운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인명 피해까지 발생함에 따라 도 소방본부는 봄철 소방 공무원 및 마을 의용소방대원들을 동원, 순찰 및 홍보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창섭 충남소방본부장은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논·밭두렁을 태우면 해충류는 11%가 방제되지만, 농사에 도움을 주는 거미와 같은 천적 곤충류는 89%나 죽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애멸구와 같은 해충은 야산 땅 속과 논·밭두렁 잡초 흙 속 뿌리에 붙어 월동하기 때문에 불을 놔도 잘 죽지 않는 만큼, 화재 확대 위험성만 크고 실효성은 없는 논·밭두렁 태우기를 삼가 줄 것”을 당부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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