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병헌 전주 완산소방서장
72주년 광복절이다. 빛을 되찾는다는 의미의 ‘광복’은 잃었던 주권을 되찾는다는 의미다. 소방인들에게 ‘단독 소방청 개청’은 ‘광복’만큼이나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세월호 사고로 인해 탄생했던 국민안전처가 2년6개월의 시대를 마감하고 42년만의 순수한 소방청 시대가 열렸다.

새정부의 국정과제인 ‘안전사회’ 만들기에 육상재난 총괄기관인 소방청이 온 마음을 모아 ‘안전’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크고 작은 재난을 겪으면서 우리 소방은 전통적인 소방의 영역인 ‘화재, 구조, 구급’분야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에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자 노력한 현장에서 소방관이 목숨을 잃는 등 안타까운 사고도 끊이지 않았다. 국민이 가장 믿고 존경하는 ‘소방관’이 사고를 당하는 모습은 국민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소방관이 직면하는 사고현장은 각종 위험에 노출돼 있으니 소방관의 사고를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소방인은 ‘위험’분야에 있어서는 최고의 전문가이다. 그러한 위험으로부터 ‘안전’을 수호하는 일이야 말로 우리 소방인의 주요 임무인 것이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일에는 반드시 우리 소방인의 ‘안전’이 보장돼야 한다.

소방인의 안전을 발판으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이행돼야 할 몇 가지 과제가 있다.

첫째, 소방인력의 확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소방관 처우개선을 공약했고 강력한 실천의지를 보여 줬다. 하지만 이번 정부 추경안에서 공무원 증원부분이 빠진 채 의결되면서 실질적인 소방인력 추가 및 소방관 처우 개선부분이 지방교부세와 교부금 지원을 통해 지방자치단체의 협조를 구해야하는 상황이 됐다.

국정과제인 ‘안전사회 만들기’를 위해서는 정부차원에서 소방인력 증원 및 처우개선이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다. 

둘째, 소방 안전장비 확충이다. 소방장비의 노후화 및 첨단장비의 부족은 이미 국민 모두가 공감하는 문제다. 화재, 구조, 구급의 소방활동 증가와, 테러, 생활안전 등 재난의 영역이 넓어지고 복잡해지는 양상에 따라 관련 장비의 확충이 시급하다.

복잡하고 세분화되는 재난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관련 ‘첨단장비’ 보유가 필수이다. 노후장비 교체 및 첨단장비의 보급은 소방인의 안전과 국민의 안전을 수호하기 위해 반드시 이행돼야 할 것이다.

셋째, 반복적인 교육훈련이다. 재난현장에서의 안전은 몸에 베인 습관에 의해 행동으로 나타난다. 다양하고 복잡한 재난현장에서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길은 스스로가 본인의 안전을 책임지는 것이다. 

우리 소방인은 ‘재난현장 표준작전절차’를 끊임없는 훈련을 통해 우리의 습관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국민이 소방관련 교육훈련을 좀 더 쉽게 접근해서 반복적으로 익힐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급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보다 시급한 일은 없다.

소방인력 증원 및 처우개선과 소방관련 안전장비 확충으로 소방인의 안전이 보장되고, 반복적인 교육훈련을 통해 안전의식이 국민 모두의 습관이 되어 표출되는 때 우리 사회는 ‘안전사회’가 될 것이다. 

2017년 8월14일
윤병헌 전주 완산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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