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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 보안시설 ‘문화비축기지’로 9월1일 개원
산업화시대 유산 ‘석유비축기지’ 복합문화공간 변신
2017년 08월 24일 (목) 11:29:37 윤성규 기자 sky@safetoday.kr

상암 월드컵경기장 서측의 완만한 매봉산 자락에 자리한 1급 보안시설로 41년간 일반인의 접근과 이용이 철저히 통제됐던 마포 석유비축기지가 연중 축제와 공연, 전시가 열리고 시민시장이 서는 복합문화공간 ‘문화비축기지’로 변신을 마무리하고 오는 9월1일 시민 품으로 돌아온다.

마포 석유비축기지는 지난 1973년 중동전쟁으로 촉발된 1차 석유파동(Oil Shock)에 국내 경기가 위기를 맞자 유사시 안정적인 석유 공급을 위해 시가 국고보조금으로 1976년~1978년 건설됐다.

   

건설 당시부터 1급 보안시설로 지정돼 일반인의 접근이 철저히 통제됐으며 ‘2002 한일 월드컵’ 개최를 위해 상암 월드컵경기장을 건설하면서 위험시설로 분류돼 2000년 11월 폐쇄됐다. 이후 일부 부지만이 임시주차장으로 사용되면서 10년 넘게 사실상 버려지고 방치됐다.

‘문화비축기지’는 축구장 22개와 맞먹는 규모(면적 14만22㎡)의 부지 가운데에 공연, 장터, 피크닉 같은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열린공간(문화마당, 3만5212㎡)이 자리하고, 그 주변으로 6개의 탱크(T1~T6, 10만4810㎡)가 둘러싸고 있는 형태다.

   

산업화시대 유산인 탱크들은 물론 내외장재, 옹벽 등 하나부터 열까지 기존 자원들을 재생하고 재활용하는 도시재생 방식을 적용했다.

가솔린, 디젤, 벙커씨유 같은 유류를 보존하던 기존 탱크들은 최대한 외부 원형을 살려 복합문화공간, 이야기관 같은 복합문화시설로 재생됐다. 뉴욕 애플스토어 같은 유리돔(T1), 기존 탱크의 철재를 모두 제거해 만든 공연장(T2), 탱크 상부 구멍을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햇빛이 마치 숲속에 온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공간(T4)까지, 문화비축기지만의 독특한 공간 특성을 활용한 구조물이 눈에 띈다.

   

기존 탱크 원형 그대로를 살려 송유관 등 석유비축기지 조성 당시 모습을 볼 수 있는 공간(T3)과 1‧2번 탱크에서 걷어낸 철판을 내·외장재로 재활용하고 조립해 카페, 회의실, 강의실 등을 새롭게 만들어낸 커뮤니티센터(T6)도 눈여겨 볼만하다.

문화비축기지를 설명하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친환경’이다. 기지 내 모든 건축물은 지열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냉‧난방을 해결한다. 화장실 대소변기와 조경용수는 각각 중수처리시설(30톤)과 빗물저류조(300톤)를 통해 생활하수와 빗물을 재활용한다.

   

건축물은 설계단계에서부터 녹색건축인증(한국산업기술인증원) 우수등급과 에너지효율등급(한국건물에너지기술원) 최우수등급으로 예비인증을 받았으며 준공 이후 본 인증을 받을 예정이다.

서울시는 2년여에 걸친 공사의 마무리 작업에 한창인 ‘문화비축기지’ 내부를 8월24일 사전 공개하고, 각 시설별 문화‧축제 프로그램과 관리방안 등 향후 운영계획을 소개했다. 일반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정식개원은 오는 9월1일이며 개원기념 시민축제는 오는 10월14일 개최 예정이다.

   

난지 쓰레기매립장을 이용해 연이어 조성된 평화의공원, 노을공원, 하늘공원, 난지천공원과 최근 대부분 마무리된 상암DMC 조성사업과 함께 문화비축기지의 개원은 난지도 일대 생태 문화복합공간을 완성해 서북권역 녹색도시 서울의 상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는 ‘문화비축기지’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서 초기단계부터 시민주도형 ‘도시재생’ 프로세스를 적용한 데 이어, 향후 운영전반도 시민주도협치형 공원운영 모델인 ‘협치위원회’ 중심으로 운영된다.

   

‘문화비축기지’는 사업초기 설계단계부터 연인원 1126명(설계자문 568명, 워킹그룹 558명)의 시민과 함께 설계자문회의(24회)와 실무회의(41회)를 통해 운영 방안을 마련했다. 향후 운영 전반에 대한 기획‧자문‧결정 등의 주요사안은 민간 전문가 등으로 올초 구성된 ‘협치위원회’가 담당한다.

이와 관련해 시는 9월1일 개원 이후부터 연말까지 프로그램을 운영할 40개 팀을 이미 선정 완료했는데, 마을‧문화‧예술‧생태 등 다양한 분야로 구성됐으며 3개월간 시민시장, 음악축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주민, 사회적경제기업가, 지역 예술인들이 함께 만드는 열린 마을장터로 17시~21시 운영한다. 첫 번째 ‘달시장’이 열리는 9월9일에는 서커스공연인 ‘프로젝트 날다 트렘폴린’과 자전거를 개조한 식당에서 음식을 만들고 공연도 하는 ‘자전거 음악축제’도 함께 열린다.

대학로에서 열리며 큰 호응을 받은 행사로, 친환경 도시농부와 지역 청년창작자들이 참여하는 시장이다.

우크렐레 음악축제로, 전국 각지에서 모인 우크렐레 연주자들이 동시에 연주하는 기네스 기록에 도전한다.

이밖에도 9월~10월 두 달간 전시·투어・워크숍을 진행한다. ‘옛 근로자의 시선으로 보는 문화비축기지’(이야기관)는 석유비축기지 시절 자료를 전시하고, 석유탱크를 관리하던 옛 근로자가 직접 투어도 진행한다. ‘매봉산 생태지도 만들기 워크숍’(매봉산 산책로)은 문화비축기지 내 녹지와 매봉산 자연생태를 관찰한 후 지도를 만들어보는 행사로 매주 수·금요일 2회씩 진행되며, 참가자는 추후  공지하여 모집 예정이다.

‘문화비축기지’는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에서 도보로 약 7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문화비축기지를 감싸고 있는 매봉산 능선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1.3km)에서는 상수리나무, 소나무‧잣나무숲 등 다양한 식물을 만날 수 있으며 매봉산 정상 전망대(93.9m)에서는 문화비축기지는 물론 월드컵경기장과 한강까지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고인석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재생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철저히 통제되던 산업화시대 공간을 문화공간으로 조성해 시민에게 돌려드릴 것”이라며 “문화비축기지가 도시재생의 대표적인 명소로 기억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윤종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문화비축기지는 쓰임을 다한 산업화시대 유산을 역사와 문화의 숨결은 보존하면서 새로운 쓰임으로 전환하는 도시재생의 대표모델이자 친환경 랜드마크”라며 “41년간 시민과 단절됐던 공간이 문화공원으로 다시 태어남으로써 사람이 모이고 지역경제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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