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 긴급재난문자 담당자의 85.6%가 재난상황 상시모니터링 및 재난문자 발송을 위한 인력이 부족하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의원(행정안전위원회, 인천 남동 갑, 인천시당위원장)은 지난 9월22일부터 10월1일까지 10일 동안 지자체 재난문자 담당자 125명을 대상으로 재난문자 업무 현황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담당자 10명 중 8명은 인력 부족 등 ‘떠넘기기식’ 권한 이양으로 답했다고 10월12일 밝혔다.

최근 행정안전부는 기초자치단체에는 재난문자 입력 및 승인요청 권한을, 광역자치단체에는 입력·승인 및 송출 권한을 이양한 바 있다.

최근 재난문자 발송 권한이 행안부에서 지자체로 이양된 것과 관련한 의견을 묻는 문항에 43.2%에 달하는 54명이 ‘필요한 조치였지만, 이양 전 사전협의나 준비가 부족했다’고 답했다.

‘필요한 조치라고 생각한다’는 응답은 42.4%(53명), ‘불필요한 조치라고 생각한다’는 응답은 14.4%(18명)였다. 필요한 조치였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다수였지만, 이양과정에서 준비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우세했다.

옛 국민안전처는 지난 7월14일 공문을 통해 시·도에 재난문자 송출 승인권한을 31일 이양하겠다는 계획을 시달했다. 그러나 7월21일부터 28일까지 17개 시·도 주관 266개 시·군·구 참여를 목표로 숙달훈련을 실시한 결과, 전체 시·군·구 중 1회 이상 훈련을 실시한 지역은 118개(52.2%)에 불과했으며 나머지 108개(47.8%) 지역은 훈련에 미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행안부(7월26일 출범)는 지자체 자체 숙달훈련 강화, 재난발생 지역별 문자내용 차별화, 재난유형별 재난문자 표준문안 정립 등을 이유로 31일 당일 공문을 보내 8월16일로 이양 일자를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

편, 긴급재난상황이 발생할 경우, 지자체에서 신속·적절한 재난문자 발송이 가능한지 여부를 묻는 문항에 ‘적절한 대응이 쉽지 않다’고 답한 사람이 33.6%(42명), ‘대응에 실패할 것’이라는 응답도 7.2%(9명)에 달했다. 10명 중 4명은 긴급재난상황 시 적절한 재난문자 발송이 불가능하다고 답한 것이다.

‘적절한 대응이 쉽지 않다’와 ‘대응에 실패할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을 대상으로 그 이유에 대해 물어본 결과, 가장 많은 62.5%가 ‘재난문자 전담 인력이 부족해서’라고 답했다.

실제로 재난 상황에 대한 상시모니터링 및 재난문자 발송을 위한 인력이 충분히 배정돼 있는지를 묻는 문항에 응답자 125명 중 85.6%에 해당하는 107명이 인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2015년 정부는 지자체 재난안전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시·도의 경우 조직개편과 인력증원이 됐지만, 시·군·구의 경우 별도의 조직개편은 없었고 평균 2명 정도의 인력 증원만 이뤄졌다. 강화기능은 제외하고 보더라도 시·군·구는 증원된 인력 1인당 평균 16.5개의 신규기능을 담당해야했다.

이번 재난문자에 대한 권한 이양으로 기초자치단체에는 재난문자 입력 및 승인신청 업무가 더해졌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재난에 대해 24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조직 및 여건이 안 된다고 호소하는 상황이다.

지자체 재난상황실 현황 조사(행안부) 결과, 대부분의 기초자치단체에서는 별도의 상황실 없이 주간에는 재난관련 부서원이, 야간에는 당직자가 상황실 업무를 병행하고 있었다. 업무를 담당할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지자체에 ‘떠넘기기’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박남춘 의원은 “재난 발생 시 가장 먼저 대응을 하는 지자체가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지만, 우선은 재난안전 관련 조직개편과 인력증원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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