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로스쿨에 편법으로 진학해서 감사원으로부터 징계 등 조치를 요구받은 경찰관 상당수가 감사 전후로 사표를 쓴 것으로 드러났다.

또 사표를 쓰지 않은 상당수는 감사원 적발 후에 오히려 승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모두 경찰대 출신으로 확인되면서 혈세로 경찰이 된 경찰대 출신들이 로스쿨에 편법 진학하는데 제동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의원(행정안전위원회, 인천 남동 갑, 인천시당위원장)은 감사원 및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5년 감사원 감사에서 휴직 기간에 로스쿨을 다닌 것으로 확인된 경찰은 모두 39명이라고 10월13일 밝혔다.

현행 공무원 임용규칙에 따르면 로스쿨은 법조인 양성이 목적이고 수업연한도 3년으로 국가공무원법에서 정한 연수휴직(2년)보다 길어 연수휴직 대상기관에서 제외돼 있고 공무원 인사실무에도 로스쿨을 목적으로 한 연수휴직은 가능하지 않다고 명시돼 있다.

따라서 현직 경찰이 로스쿨을 다닐 합법적인 방법은 없는 상황인데, 감사원에 적발된 이들은 휴직을 목적 외로 사용하며 로스쿨을 다닌 것으로 파악됐고 감사원은 감사 이후 경찰청에 이들을 징계 등의 조치를 하도록 처분했다.

그런데 감사 이후 이들의 현재 상황을 확인한 결과 2017년 현재 징계 등 조치를 요구받았던 39명 중 16명이 감사 전후로 사표를 냈으며, 8명은 승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승진자 중 5명은 심사승진(경위->경감) 했으며, 3명은 시험승진(경위->경감 1명, 경감->경정 2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에 적발된 직원 62%가 사표를 쓰거나 승진한 셈이다.

감사원에 적발이 되고도 상당수가 승진한 배경에는 솜방망이 징계 처분이 있는데, 감사 이후 경찰청은 재직자 23명 중 3명에게는 견책을, 18명에게는 불문경고를 2명에게는 징계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직권경고처분을 했다.

그러나 견책 처분 받은 3명의 경찰관 마저도 소청심사에서 불문경고로 감경됨으로써 결론적으로 징계처분을 받은 경찰관은 단 한명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이렇게 적발된 경찰관이 모두 경찰대 출신이라는 점이다. 경찰대는 1명당 약 1억원의 세금이 들어가며, 군복무와 관련된 혜택도 주어진다. 그런데 이렇게 편법으로 로스쿨에 진학하는 경찰관이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고, 이들 중 일부는 로스쿨 진학 이후 사표를 쓰면서 먹튀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2013년 이후 로스쿨에 진학한 경찰대 출신은 모두 100명에 이르는데 이 중 현직자가 진학한 경우는 느슨한 복무관리 및 미온적인 감사시스템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또 같은 기간 의무복무기간(6년)을 채우지 않고 퇴직한 경찰대 출신 경찰관이 89명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이 퇴직하는 주요 이유가 로스쿨 진학으로 추정되고 있다.

1인당 억대가 넘는 세금을 들인 경찰대 출신들이 로스쿨 진학을 위해 경찰을 떠나는데 따르는 제재가 약하고 일부는 승진하면서 로스쿨 편법 입학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높다.

올해 경찰청에서 휴직자들에 대한 로스쿨 진학 여부를 확인한 결과 7명이 로스쿨에 진학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5년 감사원 지적 이후에도 로스쿨 편법 진학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경찰대 출신 경찰관들에게 로스쿨이 꽃놀이패가 된 셈이다.

박남춘 의원은 “의무복무 미이행 기간을 높이고 로스쿨에 편법 입학하는 것에 대해 제재를 강화해 로스쿨 편법 입학 관행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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