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업체를 사전에 내정한 후 짜맞추기 식으로 선정하거나, 무등록자에게 공사를 맡기는 등 공사용역을 부적절하게 집행해 온 아파트가 경기도 감사에 다수 적발돼 행정처분을 받았다.

경기도는 작년에 실시된 공동주택 관리비 일제점검 당시 자료제출을 하지 않았거나 누락한 39개 단지를 대상으로 정밀감사를 벌인 결과 전체 39개 단지, 총 231건의 부적정 사례를 적발했다고 10월29일 밝혔다.

앞서 도는 작년 9월 관리비 부실이 의심되는 도내 556개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일제점검을 실시하고 이들 39개 단지를 비롯한 전체 556개 단지를 관리비 부실 의심단지로 발표한 바 있다.

경기도는 최근 이들 아파트에 대한 과태료 처분이 적정하다는 국토교통부 유권해석이 내려짐에 따라, 22개 단지, 124건에 대해 910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도는 과태료 부과 외에 공사업자 사전내정, 무등록업자에 대한 공사발주 등 11건의 부적절 행위가 발생한 8개 단지는 고발조치했으며, 낙찰순위 변경, 불공정한 적격심사, 입찰 참가자격 과도제한 등의 방법으로 특정업체를 선정한 10개 단지 20건은 수사의뢰했다. 이밖에 용역비 과다지급 등 71건은 위반정도가 경미해 시정 조치했다.

또 사업자 선정 시 고의․중대한 과실로 특정업체에 부정이익을 제공한 주택관리사 3명은 자격정지하고 청소․경비 용역 시 퇴직금, 4대 보험료 등을 과다 지급한 12개 단지에는 7300만원을 환수하도록 했다.

주요 지적 사례를 살펴보면 이천시 A아파트는 200만원을 초과하는 공사 는 경쟁 입찰을 해야 하는데도 공사업체를 사전 내정한 상태에서 짜맞추기식 입찰절차를 진행해 7억여원의 하자보수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양시 B아파트는 2억3000여만원 규모의 원격검침시스템공사를 하면서 무자격업자에게 공사일체를 맡겨 적발됐다.

고양시 C아파트는 4억원 규모의 승강기 교체공사를 하면서 4개 참여업체 모두 입찰마감일을 8일이나 넘겨 입찰서를 제출했는데도 이를 무효로 하지 않고 자체 적격심사를 거쳐 계약을 체결했다.

한편, 도는 이번 감사결과를 토대로 5000만원 이상 대형공사의 경우 건축사, 기술사의 설계도서 작성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제도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행 제도는 구체적인 설계도서 없이 물량과 견적금액 정도로 대형공사 입찰을 추진하고 있어 특정업체 개입 등 비리발생의 여지가 많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백원국 경기도 도시주택실장은 “감사결과 제도를 잘 몰라서 관리비를 부적절하게 집행된 사례가 다수 있었다”며 “12월까지 관리주체와 입주자대표회의를 대상으로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감사사례집을 제작, 배포하는 등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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