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언컨대 어린 학생이 완벽한 초기진화를 할 수 있었던 것은 평소 재난과 맞닥뜨렸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학교 화재대피 훈련에 동참하고, 재난대응요령을 숙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안전교육은 이론과 체험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리고 반복돼야만 공포가 엄습하는 극한 재난현장에서 온전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직장, 내 사랑하는 가족이 있는 가정에서 만약 화재가 발생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 보고, 대피로를 확인하고, 소화기 사용방법을 익히고, 간단한 응급처치까지 배워둬야 한다.
화재나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당황하지 않을 사람은 거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재난에 관한 교육은 머릿속으로만 이뤄져서는 안 되고 반복적인 체험을 통해서 반사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정도로 훈련을 해야 한다.
11월은 ‘불조심 강조의 달’이다.
화재가 많이 발생하는 겨울철을 앞두고 시민의 화재예방 의식을 높이기 위해 지정됐다. 난방기구나 전열기를 더 많이 사용하게 되는 겨울철에는 화재위험 요인이 커지면서 화재가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 생활 속에서 화재 및 안전사고 예방에 우리가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인다면 우리의 소중한 가족을 화재로부터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
옛날 어느 집에 굴뚝을 곧게 세우고 굴뚝 옆에 땔감이 잔뜩 쌓여 있는 것을 본 나그네가 집주인에게 굴뚝을 구부려 놓고 땔감을 다른 곳으로 옮기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주인은 들은 척도 하지 않다가 며칠 후 그 집에 불이 나고 말았다.
중국의 역사서 한서에 나오는 고사 곡돌사신(曲突徙薪)의 유래를 들어 재난예방의 중요성과 안전교육의 필요성을 당부한다.
2017년 11월27일
현진수 중랑소방서 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