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기술연구원(원장 직무대행 정준화, 이하 건설연)은 국내 최초로 레고블럭처럼 조립해 단시간 내에 건축하는 ‘모듈러 주택’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으며 서울 강서구 가양동 가양모듈러실증단지(라이품, Lipoom)에서 12월26일 오후 2시 준공식을 개최한다.

모듈러(modular) 건축은 3차원 레고 블록 형태의 유닛(Unit) 구조체에 창호와 외벽체, 전기배선 및 배관, 욕실, 주방기구 등을 포함하여 70% 이상의 주택 구성부품을 공장에서 생산 및 선조립한 후 현장에서 최종적으로 조립·설치하는 공법이다.

이번 가양동 실증단지 조성사업은 국토교통부 국가R&D사업으로 건설연 및 SH공사, 포스코A&C가 합작해 지난 1월 기공했으며 완공 후에는 사회초년생을 대상으로 한 서울시 공공임대주택 공급사업에 활용되며 오는 12월29일부터 입주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번 가양모듈러실증단지의 완공으로 건설연은 5층 이상의 모듈러주택 건축기술을 확보·실증하는 데 성공했다. 건설연은 2018년 LH공사와 함께 충청남도 천안시에 제2호 모듈러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며, 향후 전국적으로 모듈러 공동주택을 확대보급시킬 계획이다.

모듈러 건축 시스템은 공장에서 생산한 후 현장에서 조립만 하면 된다는 간결성이 가장 큰 장점으로, 현대 건설산업이 당면한 문제를 돌파하고 지속가능하며 친환경적인 건축 공법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모듈러 건축의 특성상 기존 공법 대비 50% 이상의 공기단축이 가능하며, 건설공사의 고질적인 민원 문제 또한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동시에 건물을 해체할 때에도 구성품이 건설폐기물으로 버려지지 않고 새로운 주택의 구조체로 재사용(Reuse)할 수 있어 친환경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또 모듈러 건축의 경우 대부분 임시직 형태로 고용되는 건설현장 노동자를 정규직 형태의 공장노동자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건설분야가 당면한 문제인 고령화·인력부족·임금상승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고용의 질 향상 및 건설산업의 노동생산성 제고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시 곳곳에 산재한 자투리 토지에 모듈러 건축시스템을 적용하면 적기·적소에 주택공급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가양모듈러실증단지의 경우에는 도심 공영주차장 부지를 활용, 주거취약 계층에게 공급하는 새로운 공공임대주택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건설연은 2013년 모듈러 주택 분야 연구에 착수해 기존 국내 모듈러 기술의 문제점이던 취약한 차음성, 내화성, 기밀성을 해결했으며 엔지니어링 분야 선진국들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히 이번 실증주택 완공을 통해 기존의 3층 이상 시공실적이 전무하던 국내 모듈러 주택 기술수준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건설연 건축도시연구소 임석호 박사 연구팀은 5층 이상의 모듈러 구조안정성 확보 기술 및 강화된 국내 주택건설기준에 부합하는 소음차단 바닥구조, 기존 철근 콘크리트 공법(RC공법)에 버금가는 에너지 및 기밀성능 기술을 개발하여 본 실증주택에 적용했다.

특히 건설연이 개발한 건식 내화피복기술의 경우, 국내 최초 모듈러공법 특화 내화구조인정서를 취득함으로써 기존 공법들에 비해 내화성이 강화돼 모듈러 공법의 중고층화를 실현했다.

연구팀은 현재 12층 이상의 중·고층 모듈러 건축기술을 개발 중에 있으며, 3년 이내에 선진국 이상으로 기술수준을 끌어 올리는 목표를 수립하고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건설연 정준화 원장직무대행은 “모듈러 건축시스템을 통해 위기에 빠진 국내 건설산업에 하나의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고용창출은 물론 제품수출도 가능하여 해외시장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고, 나아가 사회현안 해결에도 일조할 수 있는 모듈러 주택 기술을 통해 국내 건설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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