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욱 한국소방안전협회 전라북도 지부장
완연한 봄이다. 이맘때면 늘 산불이 걱정이다. 입춘이 지나고 24절기 중 세 번째 절기인 경칩이 지났다. ‘경칩이 되면 삼라만상(森羅萬象)이 겨울잠을 깬다’는 말이 있듯이 겨우내 동면하던 동물이 깨어나고 마른 나무에서 잎이 돋아나는 시기로 이를 보호하고 관리하는 시기임을 의미한다. 이들의 서식지인 임야(林野)를 지키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소방청 화재현황통계에 따르면 2017년 전국의 임야화재건수가 3267건으로 그 중 산불화재가 1467건(44.9%), 들불화재가 1800건(55.1%) 발생했다. 산불화재는 사유림의 화재건수가 1144건(78%), 들불화재는 논·밭두렁의 화재건수가 534건(30%)으로 가장 높았으며, 임야화재의 발생원인은 부주의가 1268건(91.5%)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또 이러한 임야화재는 계절별로 봄 1826건(55.9%), 여름 453건(13.9%), 가을 334건(10.2%), 겨울 654건(20%)으로 봄철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봄철에 임야화재발생 빈도가 높은 이유는 첫째, 건조함이다. 이맘때에는 건조일수도 증가하고, 강수량이 적은 이유도 있지만 예년부터 지구온난화 등 높아진 봄철 기온이 대기를 더욱 건조하게 만들어 상대적으로 습도가 낮아진다.

둘째, 강한 바람이다. 높은 기온으로 대기가 건조해진 탓에 지역 간 또는 바다와 육지 간에 온도 차이가 발생해 강한 바람을 일으키기 쉽다.

셋째, 유동인구의 증가에 따른 부주의이다. 찬 기운이 물러가고 따스한 봄기운에 이끌려 많은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며 아직까지 등산이나 소각 시 화기취급에 대한 안전의식이 부족해 산불 발생을 증가시킨다.

대형 임야화재는 많은 인적, 경제적 피해를 낳는다. 2016년 3월30일 경북 상주에서 발생한 논두렁 소각으로 인한 들불화재는 92.6ha의 면적이 소실됐으며, 피해액이 40억원에 이른다.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18대의 헬기가 동원됐으며 1500여명의 인원이 투입되어 화재를 진압했다.

봄철 산불조심기간은 1월25일부터 5월15일까지로 전국적으로 산불방지 대책본부를 설치·운영해 산불방지체제에 돌입하며 산불방지 및 자연자원 보호를 위한 탐방로를 통제하고 있다.

전라북도에서는 내장산, 덕유산, 변산반도가 3월2일부터 4월30일까지 일부 통제돼 부분 개방운영 한다.

따뜻한 봄날 봄맞이를 준비하는 우리의 일상은 새로운 출발의 의미가 담겨있는 만큼 새 출발에 산불화재가 설 자리는 없어야한다. 생명이 꿈틀대는 푸른 임야를 지키고 후손들에게 생명의 요람인 임야를 지키기 위해 우리 모두 화기취급에 각별히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2018년 3월19일
최태욱 한국소방안전협회 전라북도 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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