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묘년 새해가 밝았지만 기후변화에 의한 지구촌 곳곳의 각종 기상이변은 1월21일 현재 끊이질 않고 있다. 강력한 라니냐의 영향으로 물 폭탄을 맞은 호주는 50년 만에 최악의 홍수로 몸살을 앓고 있고 브라질 역시 폭우와 그로 인한 산사태로 최소 670여명이 숨지는 등 남반구가 홍수로 인해 고통 받고 있다.

반면 ‘삼한사온’이라는 단어를 무색하게 할 정도의 한파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북반구는 극심한 이상 한파에 시달리는 중이다. 미국 남부지역에서는 눈폭풍이 몰아쳐 교통대란이 발생하고 항공기 수천편의 운항이 취소·지연 되는 등 북극 한파의 영향으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남반구와 북반구의 이러한 기상 이변은 그 모습만 다를 뿐 모두 온난화와 관련이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북반구의 한파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북극 기온 상승에 의해 제트기류가 느슨해지면서 추운 공기가 남하해 발생한 것이고 남반구의 홍수는 동대평양 바다 온도가 떨어지고 서태평양의 바다온도가 오르는 라니냐 현상 때문에 수증기가 집중되고 비구름이 활발히 만들어져 생긴 현상이라고 한다.

지난 한해 우리나라 역시 폭염, 폭설, 폭우 등 각종 극단적인 기상이변과 재해로 고통 받았다. 연초부터 시작된 폭설과 함께 봄에는 장마기간보다 더 오래 비가 내렸고 여름에는 폭염이, 겨울에는 30년 만의 한파가 찾아왔다.

이번 한파로 전국에서 동파사고가 이어지고 있고 지하철 고장으로 인한 교통대란이 일어났으며 에너지 사용량 급증에 따른 전력 공급에도 차질이 생겨 실내온도를 20゚C로 제한하는 등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재해들이 눈앞의 현실이 된 지 오래다.

특히나 한반도 전역이 구제역 확산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이 역시 기후변화를 그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 지속되고 있는 한파와 폭설은 북극의 기온이 평년보다 높은 상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올 겨울 혹한의 날씨가 지속되면서 폭설이 기습적으로 쏟아지고 있다. 이 때 길이 얼어붙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제설제로 염화칼슘을 사용하는데 한파와 폭설이 유난히 잦았던 이번 겨울, 엄청난 양의 염화칼슘이 도로에 뿌려졌다.

하지만 염화칼슘은 염소 성분이 수분을 흡수하고 토양의 염분을 높여 식물의 성장을 저해하거나 말라 죽게 만들 수 있고 차량과 도로를 부식시키는 등의 2차적인 환경오염을 야기시킬 수 있다. 이 때문에 염화칼슘보다 환경 피해가 적은 소금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울릉도의 경우 염화칼슘 대신 바닷물로 제설작업을 하고 있다.

이처럼 친환경적인 대응책을 모색해 계속적인 악순환으로 인해 다시 환경이 오염되지 않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이렇듯 극심한 기후변화와 그에 따른 기상이변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환경부는 2011년을 맞이하며 ‘대한민국을 기후변화에 잘 대응하는 녹색강국으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온실가스 감축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온실가스 중기 감축목표를 오는 2020년까지 배출전망치 대비 30% 감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기후변화와 대기오염 물질을 감시하기 위한 지구환경 위성 개발을 추진하고 지상 집중 관측소도 설치할 예정이다.

하지만 정부의 이러한 기후변화 대응책이 실질적으로 어떤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특히 환경전문가들은 온실가스 감축을 통해 지구온난화를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 하다고 말한다. 물론 현재 정부의 대응책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구의 온도 상승을 막아 기후변화 및 그에 따른 기상이변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현재 우리에게 닥친 극한기후와 그에 따른 재해에 대비하기 위한 제도와 시설 및 인프라를 갖추는 일 역시 중요하다.

지난 추석 기상예측불가 폭우로 인한 물난리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폭우에 대비한 배수시스템을 완비하고 폭설에 대비해 제설장비를 갖추는 일 등이 될 것이다. 현재 발생하고 있는 기상이변들이 한, 두 해의 일이 아닌 앞으로 계속 반복될 것이 자명한 일이기 때문에 그에 대비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만 한다.

정부는 증가하고 있는 기상이변에 대해 더욱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책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각 부처의 공조를 강화해 보다 적극적인 대응체계를 마련해야 할 것이며 국민들 역시 자발적으로 저탄소 생활을 실천하고 에너지 사용량을 절감하는 등 모두가 힘을 합쳐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환경실천연합회 기획홍보팀 이경율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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