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풀리면서 매몰지 주변 악취문제가 새로운 골칫거리로 떠오르는 가운데 경기도가 구제역 매몰지의 악취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은 매몰지 가스배출관에 활성탄을 이용한 여과주머니를 넣은 결과 최대 10배가량 악취저감 효과가 나타났다고 2월24일 밝혔다.

활성탄은 대형 빌딩과 병원, 백화점 등에서 실내공기 정화를 위해 사용되는 물질로 니코틴과 타르 등 인체유해 물질 제거를 위해서 담배 필터에도 들어간다.

경기도는 여주군 가남면 상활리에 있는 구제역 매몰지 현장에서 활성탄주머니를 사용한 결과 복합악취농도가 설치 전 45배에서 설치 후 5배(89%)로 줄어드는 효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5배의 악취농도는 사람이 미세하게 냄새를 느낄 수 있는 수준으로 심한 악취 때문에 불편을 겪는 매몰지 주변 인근 주민들에게 큰 도움을 줄 것이라는 것이 경기도의 설명이다.

활성탄 주머니는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활성탄주머니는 모기장이나 헌옷에 활성탄을 10cm 두께로 넣어 만든다. 이어 가스배출관 끝부분에 위치한 U자관을 빼낸 후 중간에 주머니를 삽입한 후 떨어지지 않도록 철사 등으로 고정한다. 마지막으로 다시 U자관을 원래 상태로 이어 주면 설치가 끝난다. 

한 번 설치된 활성탄주머니는 약 2주 이상 악취제거효과를 가지게 되며, 성능이 떨어지면 다른 주머니로 교체해 주면 된다. 활성탄은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으며 20㎏에 4만원 정도로 가격도 싸다. 활성탄 주머니 1개당 약 5㎏ 미만의 활성탄이 들어가므로 통상 3~5개 정도 가스배출관이 있는 매몰지 하나 당 4만원 정도면 악취제거 효과를 볼 수 있다.

도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땅이 얼어 냄새가 심하지 않았다”며 “날씨가 따뜻해지면 활성탄주머니가 더욱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는 활성탄주머니의 제조법과 효과를 지난 2월23일 있었던 부시장ㆍ부군수 영상회의를 통해 도내 31개 시군에 전달, 2월24일부터 적극적으로 활용토록 지시했다.

경기도는 이날 회의에서 비가 올 것을 대비한 철저한 매몰지 방수와 매몰지 주변 수로 설치를 강화하고 매몰지 지반 복토와 위험지역에 대한 옹벽과 차수벽 설치, 경고판 설치 등 가축매몰지 사후관리 지침을 전달했다.

또 매몰지 사후관리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구제역이 발생한 도내 18개 시군과 도내 실국을 1:1로 매칭시키기로 했다. 이에 따라 2월24일부터 경기도의 서기관급 공무원이 시․군을 방문 사후관리 사항을 점검할 예정이다.

이밖에 기존에 사용하던 바실러스균을 이용한 악취제거도 계속된다. 도는 바실러스균이 빠른 가축사체 분해에 효과가 있다는 점에 착안, 지난 2월16일부터 전 시군에 배양된 바실러스 균을 보급하고 있다. 바실러스 균은 유공관을 통해 직접 매몰지내로 투입되며, 악취제거와 환경오염 예방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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