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자유한국당 홍철호 의원(경기 김포시 을, 국토교통위원회)은 서울시 종로구 고시원 소방안전관리자 미선임에 대한 소방청의 해명이 사실이 아니라고 11월11일 밝혔다.

앞서 홍철호 의원은 고시원이 위치한 건물의 경우 현행법에 따라 연면적 600㎡ 이상의 복합건축물에 해당(연면적 614㎡)돼 건물주가 소방안전관리자를 선임했어야 하지만 선임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소방청은 “연면적 600㎡ 이상 복합건축물에 소방안전관리자를 의무 선임하도록 개정된 법이 시행된 것은 1992년 7월이기 때문에 1983년 사용승인을 받은 국일고시원의 경우 소방관리자가 없어도 위법은 아니”라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홍철호 의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1992년 7월 소방법 개정 시행에 따른 하위 법령인 시행령의 부칙상 ‘1992년 7월 이전에 이미 건축된 건물을 일괄 적용 배제한다’ 또는 ‘1992년 7월 이후에 신축한 건물부터 한정해 적용한다’는 적용례 및 경과 규정은 존재하지 않았다.

즉 개정규정 기준에 따른 모든 건물은 건축 시점과 상관없이 신법(신 규정)을 적용받아야 하는 것이다.

실제 국회 법제실이 발간한 ‘법제실무’ 책자를 보면 “경과규정을 두지 않는 경우 모든 경우에 당연히 새로운 법률이 적용”되며 “신법 시행 이전의 행위에 대해 종전 규정인 구법을 적용하고 신법을 배제하려는 경우에는 종전의 규정에 따르도록 하는 ‘경과조치 규정’을 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1992년 7월28일 시행된 시행령의 부칙 규정상 시행일 전에 이미 건축된 건물의 경우 구 법률 및 시행령을 따른다는 경과조치 규정이 없기 때문에 고시원 건물도 소방안전관리자 선임 대상 건축물이 되는 것이다.

물론 경과조치 규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해당 시행령의 시행 당시(1992년 7월28일) 이미 건축된 건물(고시원 건물 포함)의 경우 새로이 소방안전관리자(당시 방화관리자)를 둬야 할 특수장소(연면적 600㎡ 이상의 복합건축물)의 건물주는 1992년 12월31일까지 소방안전관리자를 선임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5개월간의 유예기간을 준 것이다.

한편 소방청은 고시원 건물의 허가 당시부터 자동화재탐지설비를 설치하지 않아 해당 설비 설치기준(연면적 600㎡ 이상의 복합건축물)에 따른 소방안전관리자(선임 대상 기준 : 자동화재탐지설비를 설치하는 곳, 2급 방화관리대상물)도 선임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 바, 이 또한 1992년 7월 시행령 개정 당시 ‘연면적 600㎡ 이상의 복합건축물’인 경우에 자동화재탐지설비를 설치하는 동시에 소방안전관리자도 같이 선임해야 한다는 내용이 규정돼 있다.

부칙상 과거에 건축된 건물은 적용을 배제한다는 ‘경과조치 규정’이 없으므로 신법에 따라 자동화재탐지설비도 설치해야 한다.

결국 소방법령이 소방안전을 위해 여러 번의 개정을 거쳐 계속 발전해 왔는데 1982년 건축허가(1983년 사용승인) 당시의 기준으로만 해명하거나 이에 따라 1982년 기준으로 자동화재탐지설비를 설치하지 않아 소방안전관리자를 선임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는 것이다.

소방청의 논리대로라면 고시원 건물은 영원히 소방안전관리자를 선임할 수 없는 것인 바, 법률을 제개정하는 의회나 시행령(대통령령)을 제개정하는 정부가 이런 사각지대를 허용하도록 방치했을 리가 만무하다.

앞서 소방청은 현행 법령 규정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소방안전관리자 선임 대상은 연면적 1000㎡ 이상인 건물”이라고 답변하는 등 오락가락한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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