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승중 한국소방안전원 광주전남지부장
매섭게 휘몰아쳤던 한파와 함께 겨울철 추위가 서서히 물러나고 만물이 생동하는 봄이 찾아 왔다. 하지만 봄의 따스한 기운은 작은 불씨도 화재로 키울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소방청에 따르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발생한 화재는 21만6498건으로, 봄철 29.4%, 겨울 27.9%, 여름 21.9% 가을 14.5%로 조사됐다. 겨울이나 가을철 화재가 가장 빈번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봄철에 화재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을 했는데, 그 이유 중 한 가지는 봄철 발생하는 기후현상인 이동성 고기압 때문이다.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3월과 5월 사이에는 실효습도가 매우 낮아지고 바람도 강하게 불어 화재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실효습도란 건조상태를 수치로 나타내어 화재위험도를 표시하는 척도이며, 실효습도가 60% 이하이면 화재발생 위험이 있고, 50% 이하이면 불이 쉽게 옮겨 붙는다.

기상청은 실효습도가 35% 이하로 2일 이상 지속될 경우 건조주의보를 발령하며, 특히 봄철에는 실효습도가 50% 이하로 떨어지고 잦은 건조특보가 유지되기 때문에 화재 발생 가능성에 주의를 해야한다.

광주기상청이 발표한 ‘2018년 겨울철 기상특성’에 따르면 작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광주·전남의 평균 기온은 3.3도로 평년보다 0.5도 높았다. 이는 찬 대륙고기압의 세력이 평년보다 약해져서 발생한 현상이며 평균기온이 높아진 만큼 화재 발생위험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화재발생 주요 원인으로는 담배꽁초(29.9%), 음식물 조리(17.5%), 쓰레기 소각(14.3%) 불씨·불꽃방치(13.4%)가 많았으며 주거시설(23.1%)과 야외(22%)에서 화재가 더욱 빈번하게 발생했다.

특히 임야, 자동차, 문화재에서 봄철 화재발생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봄철 온화한 기후 때문에 야외활동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5월은 가정의 달로 ‘어버이날’, ‘식목일’, ‘어린이날’, ‘석가탄신일’ 등 기념일이 많아 산행, 지역축제 및 행사, 현장학습 등의 야외 활동이 증가하기 때문에 안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야외활동으로 인한 주요 원인인 ‘담배꽁초’는 완전히 끄지 않은 채로 쓰레기통에 던져져 화재를 유발시키거나 땅바닥에 쌓여있는 마른 식물 등에 불씨가 옮겨 붙어 화재를 발생하기 때문에 반드시 완전히 불씨를 끄고 쓰레기통에 버려야 하며, 작은 불씨가 대형화재로 번질 수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음식물 조리’에 의한 화재의 경우, 봄철 등산 인구가 급증함에 따라 대피소가 만원이다 보니 불법 산행이 늘어나고 몰래 야영하거나 고기를 굽는 등의 행위로 화재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따라서 반드시 지정된 장소 외 야영 및 취사를 금하고 나무를 꺾어 모닥불을 피우는 행위 등을 하지 않아야 한다.

‘쓰레기 소각’ 또한 봄철 화재요인에 원인 중 하나로써, 주로 영농철을 앞두고 시골 논두렁, 밭두렁에서 빈번하게 발생한다. 바람이 많이 불고 방향도 일정하지 않아 예상치 못하게 불씨가 번져 화재가 발생하는가 하면, 고령의 경우 신속한 대처가 어려워 화재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쓰레기 소각 시, 반드시 119로 사전 신고하고 화재 발생 시 혼자서 끄려하기 보단 대피 후 119로 신고해야 한다.

송나라 시인 소동파의 ‘春夜(춘야)’라는 시에는 春宵一刻直千金(춘소일각치천금)이란 구절이 있다. ‘봄날 밤 한 시각은 천금을 주고 살 만한 가치가 있다’라는 뜻의 이 구절은 봄날의 소중한 시간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희망과 함께 새로운 목표로 맞이한 봄날, 웃음으로 가득 찬 소중한 시간을 화재로 뺏기지 않도록 주의하고 경계해 안전한 봄을 보내야 한다.

2019년 4월2일
김승중 한국소방안전원 광주전남지부 지부장

저작권자 © 세이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