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기술연구원(원장 조용주)은 초고성능 콘크리트를 사장교에 적용할 수 있는 핵심기술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현재 콘크리트 사장교 주경간장(교각과 교각 사이 거리)세계 최고 수준인 530m를 세계 최대인 800m까지 확장시켰다고 4월4일 밝혔다.

▲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내 초고성능 콘크리트로 만든 사장 보도교
세계 최초로 개발된 이 기술은 건설비용을 줄임으로써 국가예산을 절감시키고 해외 교량 공사 수주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장교는 탑에서 비스듬히 친 케이블로 거더를 매단 다리로 경간(徑間) 150m∼500m 범위의 도로교에 흔히 쓰이며 경제적이고 미관에도 뛰어난 설계가 가능하다. 한국에는 올림픽대교, 서해대교, 인천대교, 진도대교, 돌산대교 등이 있다. 

또 200Mpa급의 초고성능 콘크리트(일반콘크리트에 비해 5배 이상 강도)를 사장교에 적용하기 위한 세계최초 기술로 실제 교량 대상 비교 설계 및 경제성 분석을 통해 20% 이상의 공사비 절감이 가능하다는 것을 연구진은 확인했다.

세계 각국은 초고성능 콘크리트를 활용하는 구조물 건설기술을 먼저 개발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데 초고성능 콘크리트를 사장교에 접목하는 기술은 개발 시에는 독점적▪배타적 기술력을 보유하게 되지만 기술 난이도가 매우 높아 선진국에서도 개발되지 않은 기술이다.

하지만 건기연은 개발 과정에서의 많은 난관을 뚫고 그동안 사장교 건설부문에서 해외에 의존해오던 기술을 100% 국산화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세계 최고(World Best)의 기술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또 기술 확보를 통해 투자대비 효율이 높은 주경간장(교각과 교각 사이 거리) 200m~1000m 영역에서의 초고성능 콘크리트 활용 사장교 기술을 세계에서 독점적으로 가지게 됐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건기연 구조교량연구실 김병석 선임연구위원은 "건설도 이제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수주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선진국을 벤치마킹하는 전략으로는 잘해야 2위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제는 월드 베스트 기술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석 연구원원은 또 "이 기술은 아마도 교량 부문에서 최초의 명실상부한 월드 베스트 기술이 될 것"이라며 "교량 수명이 획기적으로 늘어나므로 잦은 보수, 교체에 따라 교통이 정체되고 국민 삶의 질이 저하되는 문제도 개선할 수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품질이 향상되면서도 기존 교량보다 공사비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어 "서해대교 같은 교량 4개를 건설할 비용으로 5개를 건설할 수 있게 되니 국가예산 절감 측면에서 큰 기여를 할 수 있다"며 "현재 계획돼 있는 장대교량의 20%만 적용해도 국가예산을 2000억원 이상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병석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연구의 최대 성과로 '해외공사 수주 견인'을 꼽았다.

김병석 연구위원은 "해외공사는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Q: Pre-Qualification)를 통과하고 나면 가격 경쟁력이 가장 중요한데 이 기술은 주경간장(교각과 교각 사이 거리) 200m~1000m 영역의 교량공사에서는 가장 가격 경쟁력이 있다"며 "향후 10년간 해외 사장교 건설 시장 수요가 43조원 규모인데 10%만 수주해도 4조3000억원이고 가격 경쟁력이 있으므로 산・학・연・관이 합력하면 기대 이상의 수주 견인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또 "교량 건설에 사용하는 콘크리트나 철근 양도 30% 이상 줄일 수 있고 교량 수명이 연장되니 교량 교체 건설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획기적으로 감소시킴으로써 녹색성장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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