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 임원과 직원에게 ‘막말’, ‘협박’ 등 갑질 행태로 물의를 일으킨 김창영 한국안전인증원 이사장이 자체감사에서 정직 3개월 처분을 받고 한국안전인증원 이사회는 소방청에 김창영 이사장의 징계를 지난 8월1일 보고했다.

8월7일 세이프투데이 취재 결과, 국무총리실 정부업무평가위원회 위원, 한국소방산업기술원(KFI) 비상임 이사, 소방복합치유센터(소방병원) 건립 추진위원회 위원, 한국화재소방학회 대외협력위원장, 한국안전학회 부회장,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안전학과 교수 등 모든 임명직, 위촉직을 사임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은 김창영 한국안전인증원 이사장이 자발적으로 사퇴서를 제출한 곳은 한곳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청 소방정책국 화재예방과 예방기획계 담당자는 세이프투데이와 전화 통화에서 “한국안전인증원이 자체 감사를 실시해 이사회 결과 김창영 이사장을 정직 3개월 징계를 결정했지만 김창영 이사장이 자발적으로 밝힌 임명직, 위촉직 사퇴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며 “본인이 자발적으로 사퇴하겠다고 밝힌 만큼 각 단체에 사퇴서를 제출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창영 이사장이 사퇴키로 한 KFI 비상임 이사건의 경우 8월7일 현재 김창영 이사장이 사퇴서를 제출한 것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청 소방정책국 소방산업과 담당자는 “김창영 이사장이 KFI 비상임 이사 사퇴서를 제출하면 간단하게 해임될 텐데 8월7일 현재까지 사퇴서를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비상임 이사직 사퇴 관련 KFI에 요청해 KFI에서 자체 이사회를 개최해 김창영 이사장의 비상임 이사직을 사퇴하게 할 것인지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한국안전인증원 자체감사는 지난 6월 김 이사장의 ‘갑질’ 행태가 국민권익위원회 국민신고에 접수된 이후 소방청으로 이송, 접수됐고, 소방청이 한국안전인증원 감사에게 ‘자체감사’를 실시한 후 이사회 등의 과정을 거쳐 그 결과를 소방청에 보고하라는 소방청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이른바 ‘셀프감사’를 지시한 것이다.

소방청은 공공성을 목적으로 지원하는 ‘대한민국 안전대상’, ‘공간안전인증’ 제도를 시행하면서도 이번 사건에 대한 해결 의지가 없어 보여 소방 관련 종사자로부터 비난을 받는 등 특혜 시비를 불러오고 있다.

또 안전분야 최고의 상인 대한민국 안전대상과 유일한 소방안전 자율인증제도인 공간안전인증의 운영 정상화를 위해서도 많은 소방 단체들이 소방청의 감사로 김 이사장의 해임을 통한 인증원 정상화를 기대했으나 ‘셀프감사’에 의한 정직 처분으로 오히려 소방단체들의 우려와 반발을 사고 있다.

지난 7월26일 ‘셀프감사’ 결과를 안건으로 소집된 이사회에서 한국안전인증원 이사진은 김 이사장에 대해 정직 3개월의 징계 처분을 의결했다.

세이프투데이 취재에서 한 관계자 A씨는 “김 이사장은 외부 감사도 아닌 본인이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한국안전인증원 자체감사로 진행된 ‘셀프감사’에서 정직 징계를 받았다”며 “최근 사회적 분위기와 사안의 중대성을 미뤄 봤을 때 해임의결을 기대했지만 자체적으로 진행해 상대적으로 ‘솜방망이’ 징계를 받는 자체감사에서 정직 처분을 받았다는 것에는 아쉬움이 많다”고 말했다.

A씨는 이어 “김 이사장은 이 ‘솜방망이’ 처벌에도 결과에 불복해 이사진들에게 항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본인이 잘못한 것이 없다는 것이거나, 저지른 잘못을 가볍게 생각하고 이에 대해 경중을 따지지 못하는 것 아니겠나”고 말했다.

세이프투데이 취재 과정에서 감사 절차에도 문제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감사결과와 관련해 피해 당사자인 한국안전인증원 전 직원 B씨는 “저는 감사가 언제, 어떻게 이뤄졌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며 “감사 기간은 물론이고 그 이전에도 사건의 당사자인 본인에게는 정확한 피해사실 파악, 의견 청취, 감사 진행사실에 대한 알림 등과 관련해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피해 사실에 대한 어떠한 내용 파악도 없이 어떻게 감사가 진행될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가해자인 김 이사장의 입장만으로 감사가 진행된 것이고 가해자의 입장과 변명만으로 진행된 감사가 과연 객관성을 띌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가해자인 김 이사장이 오히려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것에 분통을 터뜨렸다.

피해사실과 가해사실을 정확히 파악해 객관적으로 감사결과를 내놓아야 할 상황에서 피해자의 입장이나 의견 등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또 지난 6월27일 한국안전인증원 홈페이지에 게재된 사과문에서 김 이사장은 “공공기관인 KFI 비상임 이사직을 비롯해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소방안전학과 특임교수, 한국안전학회 부회장, 한국소방정책학회 부회장 등 외부 임명, 위촉직에서 모두 사퇴하는 등 대외활동을 모두 중단하며 자성하겠습니다”며 “세이프타임즈 편집인에서도 사퇴해 뉴스 편집과 제작 일선에서도 물러나겠습니다”고 밝혔다.

세이프투데이의 후속 취재 결과 공식적인 사과문에서 밝힌 거취 표명에서도 김 이사장의 ‘거짓말’이 드러났다.

김 이사장은 사과문 게재 당시 △KFI 비상임 이사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소방안전학과 특임교수 △한국안전학회 부회장 △한국소방정책학회 부회장 등 외부 임명·위촉직을 맡고 있었다.

사과문을 게재한 지 한 달이 지난 8월7일 현재 김 이사장은 △KFI 비상임 이사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소방안전학과 특임교수 △한국안전학회 부회장 △한국소방정책학회 부회장 등 외부 임명·위촉직을 유지하고 있다.

또 “세이프타임즈 편집인에서도 사퇴해 뉴스 편집과 제작 일선에서도 물러나겠습니다”고 밝힌 김 이사장은 현재까지 세이프타임즈 편집인을 맡고 있다.

공개 사과문에서 내건 사퇴 ‘약속’을 지키지 않고 ‘거짓말’을 한 것이다. 사과문이 게재된 지 한 달 이상 지난 8월7일 현재까지 사퇴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 진정성에 의심이 들게 하고, 그 사과문 전체가 ‘거짓말’이었다는 것을 반증한다.

소방 관계자들은 “이번 인증원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김창영 이사장이 자진사퇴를 해야 조기 정상화할 수 있다”며 김 이사장의 결단을 요구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 김창영 한국안전인증원 이사장 갑질 관련 기사

소방청 단체장 ‘갑질 사과문’ 입장  
“면피용 ‘쇼’와 ‘사과의 증거’ 남기기” 주장
http://www.safetoday.kr/news/articleView.html?idxno=44538

“한국안전인증원 이사장 사퇴해야”  
“소방청 기관장 갑질, 정문호 청장 사과해야”
http://www.safetoday.kr/news/articleView.html?idxno=44272

소방청 소속 단체장 ‘막말, 갑질’  
경향신문 기자 출신 경력 앞세워 재취업 불가 협박
http://www.safetoday.kr/news/articleView.html?idxno=44179

민관 공동 주관 상 ‘공무원 인사 특전’ 폐지 
공무원 특별승진, 승진 가점 등 인사상 특전 폐지
http://www.safetoday.kr/news/articleView.html?idxno=43777

한국안전인증원, 대한민국 안전대상 선정 
한국안전인증원 소방공무원 1계급 특진 심사
http://www.safetoday.kr/news/articleView.html?idxno=39437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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