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청장 정문호)은 사라져가는 소방 유물과 자료를 보존하기 위해 오는 5월부터 소방기관은 물론 전 국민을 대상으로 소방유물 찾기 사업을 펼치기로 했다고 4월9일 밝혔다.

오는 5월부터 소방유물을 보유하고 있는 소방기관과 국민을 대상으로 소장하고 있는 유물을 전용 누리집에 등록해 소개하면 소방청에서 역사적 가치를 판단해 소방유물 보유증서와 함께 소정의 기념품도 제공할 계획이다.

소방유물은 소방과 관련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유형의 물품과 자료로 우리나라 소방발전의 역사와 중요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가치가 높다.

그러나 이러한 중요 자산에 대한 보존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아 고물상에 팔리거나 심지어는 쓰레기장에서 소각되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소방청은 파악하고 있다.

일례로 1970년대 이전의 소방차량이 중요 모델별로 보존됐어야 당연하지만 소방기관이 보유한 차량은 단 몇 대에 불과하기 때문에 시대별로 우리나라 소방차 발달사를 실물로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

그동안 유물보존에 대한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행정자치부 소방국 시절이던 1998년에는 소방역사 사진전을 개최했고 2004년도에는 소방기본법에 국립소방박물관 설립 근거도 마련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된 정책의 연속성이 부족했고 유물을 보존하기 위한 시스템도 구비되지 않았으며 OECD 국가 중 국공립 소방박물관이 없는 유일한 나라이기도 하다.

소방청은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유물의 대부분이 훼손되거나 멸실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판단하고 2017년 소방청 개청을 계기로 적극적인 보존조치에 착수했다.

국립소방박물관 설립 추진과 함께 소방유물 보존에 대한 홍보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책자와 동영상을 제작해 국민께 널리 알리고 있으며 소방청 청사에 소방역사 배우기 게시판을 만들어 직원과 방문객을 대상으로 유물을 통해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를 알리고 있다.

소방청 조선호 대변인은 “소방유물이라고 해서 시대가 오래돼야 한다거나 경제적으로 높은 가치가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며 “작은 뱃지 하나, 오래된 사진이나 서류 한 장이라도 그것이 역사적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면 모두 소방유물이고 그것을 잘 정리하고 보존해서 후세들에 물려줘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소방청은 현재 한국소방산업기술원(KFI)과 함께 소방유물등록 전용 누리집을 제작 중에 있으며 4월 말에 전용 누리집이 완성되는 대로 소방유물 찾기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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