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4일 현재 본격적인 장마철을 앞두고 있다. 장마철에는 무더운 날씨와 눅눅한 공기로 인해 온 몸이 쳐지고 무거워진다. 특히 평소에 피부병을 앓아오던 사람은 차라리 어서 본격적인 여름이 왔으면 싶을 정도로 괴롭고 짜증스럽다.

장마철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인 피부질환 대비책을 알아보자. 고온다습한 장마철에는 평소 앓던 피부질환이 더욱 악화되기 쉽다. 피부가 물기에 젖으면 정상적인 피부 보호 장벽이 망가지면서 비와 땀 속에 섞여 있는 여러 가지 불순물과 먼지 등이 민감한 피부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장마철의 평균 습도는 80~90%로 이는 사람이 가장 쾌적하게 여기는 습도인 30~40%보다 약 2배에 달하는 수치다.

장마철은 산성비와 고온다습한 환경 때문에 각종 세균에 의한 피부 트러블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다. 특히 세균으로 인한 질환들은 가정 내에서 발생되는 경우가 잦고 전염성인 경우 또한 많아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빗물에 피부가 장시간 노출됐을 때 가장 유의해야 할 피부질환이 바로 ‘접촉성 피부염’이다. 빗물에 녹아 있는 세균이나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항원에 직접 닿아 피부염이 생길 수 있기 때문. 이 질환은 피부가 따갑고 가려우며 반점이 생기고 부풀어 오른다. 상처 부위에 닿으면 염증을 발생시키는 상처 감염증세도 일으킨다.

세균 중에서도 황색포도구균에 의한 감염으로 인한 ‘농가진’은 장마철 어린이에게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 질환이다. 특히 아토피 피부염이 있을 때 잘 생기고, 코를 심하게 풀어 피부가 헐어 있거나 벌레에 물려 상처가 난 자리 등에 쉽게 발생한다.

이 질환에 걸리면 피부 여기저기에 붉은 반점이 나타나며 일정 시간이 지나면 물집이 잡히기도 한다. 물집 속에는 노란 고름이 잡히며 부스럼도 생긴다.

처음 물집이 잡혔을 때 긁지 못하게 해야 전염을 막을 수 있고, 전문의 처방에 따라 항생제 치료를 해야 한다. 이를 예방하려면 평소 어린이의 손을 잘 씻게 하고 무엇보다 생활환경을 청결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땀띠’도 어린이들에게 주로 생긴다. 땀띠는 땀구멍이 막혀 땀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면서 생기는 염증인데, 습한 장마철에는 더욱 증상이 심해진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피부를 건조하게 해줘야 한다.

따뜻한 물에 자극이 적은 비누를 사용해 10분 전후의 목욕을 시킨 뒤에는 물기를 깨끗이 제거하고 살이 겹치는 부분에 파우더를 발라주면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땀띠가 생겼다면 오히려 땀구멍을 더 막아버려서 상황을 악화시키는 주범이 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잠을 잘 때 땀을 많이 흘리는 부위인 목 뒤나 머리, 등에 생기기 쉬워 베개에 수건을 깔아두고 축축해지기 이전에 자주 갈아주는 게 좋다.

여름철에는 매일 생성된 피지와 땀 등으로 두피와 피부가 노폐물로 오염돼 있다. 특히 후텁지근한 장마철에는 머리의 모공이 넓어지면서 기름기와 각질이 많아지고 비듬 균인 말라세시아 등의 세균도 보다 쉽게 성장하고 번식한다.

초이스피부과 최광호 원장은 “장마철 산성비는 모발이 자라는 모낭 입구를 막아 피지 배출을 어렵게 해 비듬을 유발하는데 심하면 탈모까지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비에 노출된 피부와 두피는 그 즉시 씻어주는 것이 가장 좋은데 바로 씻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타월로라도 빗물을 닦아주는 것이 좋다. 머리를 감을 때도 손끝으로 두피 구석구석을 마사지 하듯 샴푸한 후 반드시 드라이어로 말려주어야 박테리아균과 비듬균의 증식을 막을 수 있다.

최광호 원장은 “샴푸시의 너무 뜨거운 물은 두피와 모발을 건조하게 하고 차가운 물은 기름기나 미세먼지를 깨끗이 씻어내지 못하기 때문에 미지근한 물로 머리를 감도록 해야 한다”며 “탈모는 산성비를 맞은 후에 즉시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장마철에 관리를 잘못하면 가을철 탈모로 이어질 수 있다”고 당부한다.

세이프투데이 이성하 기자(sriver57@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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