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8일 오전부터 충북소방본부에는 용담댐 방류의 여파로 침수된 영동군의 고립 주민 구조 요청, 안전조치 요청 등 각종 신고가 접수됐다.

영동소방서는 비상2단계를 발령하고 196명(소방공무원 149명, 의용소방대 47명)과 가용 장비를 100% 동원해 긴급구조활동에 돌입했다.

드론을 띄워 고립된 환자에게 신속하게 의약품을 전달하고 산을 넘어가 구조대상자를 업고 안전하는 곳으로 대피하는 등 육상과 공중을 가리지 않고 구조활동을 펼쳤다.

활동현황을 살펴보면 8월7일 오후 6시부터 8뤟9일 오전 9시까지 인명구조 7건(13명), 안전조치 11건, 주민대피 26건(646명), 예방순찰 72회를 실시해 단 한명의 인명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8월8일 오후 5시 50분 경에는 영동군 양산면 봉곡리의 한 주택에서 신고가 접수됐다. 평소 천식을 앓고 있는 A군(남, 2013년생)이 할머니댁에 놀러 왔다가 폭우로 인해 고립됐는 데 기침을 하는 등 증상이 악화돼 병원 진료가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출동을 접수한 영동소방서 학산119안전센터 구급대(소방교 임환호, 소방사 이주영)는 신고장소로 출동했으나 용담댐 방류로 인한 하천범람으로 도로가 침수되어 신고장소에 접근이 불가능했다.

설상가상으로 A군은 평소 복용중인 기관지 확장제(벤토린)을 자택에 두고 온 상태였다.

이에 출동 구급대는 드론을 띄워 기관지 확장제를 전달할 계획으로 영동119구조대에 지원을 요청했다. 영동119구조대 소속 박국진 소방장과 구급대는 즉시 환자가 있는 주택과 최단 직선거리로 이동해 드론을 띄웠다. A군에게 전달할 기관지 확장제(벤톨린)와 함께였다.

드론은 봉곡리 마을회관 인근 건물로 무사히 비행해 의약품을 신고자에게 전달했다. 구급대원은 사용방법 및 용량 등 유의사항을 안내하고 상태가 악화 시 119에 재신고할 것을 고지했다.

다행히 A군의 상태는 호전됐고 침수된 도로에 물이 빠진 9일 무사히 자택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폭우 속 고립된 노부부를 구조대원이 업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한 사례도 있었다. 8월8일 오후 2시47분 경 영동군 양강면 구강리 한 주택에 거주 중인 노부부가 고립됐다는 신고였다.

부부가 거주 중인 농가는 인근 마을에서 외진 곳에 위치해 용강댐 방류로 인해 대피해야하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 고립된 것이었다.

영동소방서 성하영 지휘조사팀장과 구조대원 6명은 보트를 타고 주택에 접근해 구조하는 방법을 고려했으나 댐 방류에 따라 순식간에 불어난 물을 생각하면 보트를 활용한 구조에는 위험성이 따른다고 판단하고 주택 뒤로 위치한 산을 넘는 육상 구조를 선택했다.

출동대원 6명은 주택 뒤에 위치한 산을 넘어가 노부부를 업고 다시 산을 넘어 대피장소인 인근 마을회관로 대피할 수 있도록 했다.

인명구조에 참여한 소방대원들은 “전국적인 호우 피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이 많지만 더 이상의 피해가 없도록 119는 항상 깨어서 준비하고 있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수자원공사가 진안군 용담댐의 방류량을 7일 초당 1500t에서 8월8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초당 2900t으로 확대하면서 금강 수위가 상승해 하류 지역인 영동군 양산면, 양강면 등 일대가 물에 잠겼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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