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병도 국회의원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코로나 확진자 및 의심환자를 이송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소방 구급대원들의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과 우울증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전북 익산을)은 2020년 국정감사를 맞아 코로나 확진·의심환자 이송을 담당하는 소방대원들의 육체적·정신적 피로도가 얼마나 가중되고 있는지를 진단하기 위해 코로나 환자와 밀접 접촉한 구급대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 우울증에 대한 진단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10월26일 발표했다.

지난 9월24일부터 9월29일까지 인터넷을 통해 이뤄진 설문조사에는 3062명의 소방 구급대원들이 참여했다. 일선에서 근무하는 구급대원이 1만2343명인 점을 감안했을 때, 전체 4분의 1가량이 설문조사를 참여한 셈이다.

조사 결과, 전체 대상자 중 1295명(42%)은 심각한 우울증상, 709명(23.2%)은 고도의 불안증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806명(26.3%)이 신체화 증상(피로감, 소화불량, 두통, 요통, 관절통 등)을 보였으며 442명(14.4%)은 그 정도가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497명(16.2%)은 수면장애 고위험군으로 조사돼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결과를 분석한 원광대학교 정신의학과 장승호 교수는 “조사 대상자들의 불안 및 우울증상의 비율이 매우 높았고 신체화 증상 및 수면장애의 유병률 또한 일반인에 비해 현저히 높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 교수는 “불안에 비해 우울증상의 비율이 높은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장기간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직무스트레스에 대한 노출 및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대인관계의 단절, 사회적 고립을 반영하는 결과라고 볼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한병도 의원은 “소방 구급대원들은 코로나 환자 발생시 가장 먼저 접촉해 이송하는 업무를 하는 등 장시간 위험에 노출돼 있다 보니 누적되는 피로로 인한 스트레스가 상당한 것 같다”며 “코로나 대응 대원들의 코로나 우울증 및 전반적인 심신건강관리를 위해서 맞춤형 전문 상담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인 119트라우마관리센터 설립이 조속히 추진돼 소방공무원의 직무 스트레스 해소뿐만 아니라 상시적으로 스트레스 예방 및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소방청에 따르면 올해 1월3일부터 10월25일 0시까지 기준으로 코로나19 관련 소방 구급대원의 출동 건수는 10만3000건에 육박하고 있으며 이중 확진자 이동 건수는 1만6070건(전체의 62%)으로 나타났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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