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18명의 사상자를 낸 종로 국일고시원 화재(2018년) 이후 시작한 간이스프링클러 설치 지원 사업으로 서울시 내 숙박형 고시원의 78%가 간이스프링클러 설치를 완료했다.

서울소방재난본부(본부장 최태영)는 2019년 8월부터 약 1년 반 동안 총 750개소 중 585개소에 간이스프링클러 설치를 지원했고 나머지 165개소도 2022년 6월까지 설치할 예정이라고 2월24일 밝혔다.

간이스프링클러는 화재가 발생하면 천장에서 소화용수가 자동 방수되는 설비다. 상수도에 직접 연결하기 때문에 수조, 펌프시설 등이 필요한 일반스프링클러보다 설치가 간편하고 공사비도 저렴하다.

소방시설법‧다중이용업소법 개정(2020년 6월)에 따라 고시원과 산후조리원의 경우 2022년 6월30일까지 간이스프링클러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간이스프링클러 설치 이후 실제로 화재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소방재난본부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고시원 화재 건수(총 28건)는 전년(총 59건) 대비 52.5% 줄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올해도 1월 한 달 동안 고시원 화재가 4건 발생했지만 모두 간이스프링클러 덕분에 화재가 초기 진압돼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인명피해는 6명(사망 1명, 부상 5명)으로 전년 대비 1명 증가했다.

작년의 경우 화재 원인은 부주의 13건(46.4%), 전기적 요인 12건(42.9%), 방화의심 1건(3.6%), 기타 2건(7.1%) 순으로 나타났다. 화재 발생장소는 고시원 방 내부 11건(39.3%), 주방 6건(21.4%), 공용부분 3건(10.7%), 기타 8건(28.6%) 등의 순이었다.

서울시의 간이스프링클러 설치 지원 사업은 고시원 영업주에게 간이스프링클러 공사비의 일부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종로 국일고시원 처럼 간이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되기 전인 2009년 7월9일 이전에 영업허가를 받아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고시원 750개소를 대상으로 한다.

서울시의 간이스프링클러 설치 지원 사업 예산은 총 80억4800만원이다. 2021년 2월17일 기준 57억9769만원(72%)을 집행했다. 간이스프링클러 설치 지원금은 영업장 규모에 따라 차등 산정된다.

2020년 12월31일 기준 서울시에서 영업허가를 받아 영업 중인 고시원은 총 5663개소로, 이중 간이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되기 전 영업허가를 받은 고시원은 750개소(13.2%)다.

서울소방재난본부 권혁민 예방과장은 “고시원 화재 시 간이스프링클러의 피해저감 효과가 큰 만큼 인명피해 방지를 위해 고시원 관계자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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