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역사 내 화재 발생 시 엘리베이터를 자동으로 `피난층'에 멈추게 하는 시스템이 도입됐다. 에스컬레이터는 화재발생과 동시에 관제센터에서 화재상황에 대한 안내방송을 실시하고 운행을 일괄정지 시켜 역사내 고객들의 신속한 피난을 위한 대피로를 확보한다.

567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사장 김기춘)는 지하철역 만일의 화재 발생에 대비해 이용고객들의 안전확보를 위한 ‘승강설비 화재연동 제어시스템’을 자체개발해 운영하고 있다고 8월11일 밝혔다.

공사는 올해 초부터 시스템 구축작업에 들어가 현재 148역 384대의 엘리베이터 중 300여대에 개선된 운행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신형 모델로 교체중인 나머지 엘리베이터는 교체일정에 맞춰 운행방식을적용하도록 추진하고 870여대의 에스컬레이터는 올 연말까지 시스템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다.

새로운 제어 시스템이 완비되면 신속한 대피가 무엇보다 중요한 지하철 화재에서 일반시민은 물론 승강설비를 자주 이용하는 노약자,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안전성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역사에 불이 났을 경우 제어 시스템에 의해 엘리베이터는 발화위치에 따라 안전층에 자동으로 이동하고 에스컬레이터의 운행은 일괄 정지된다.

이전까지는 이용고객이 가고자 하는 층에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엘리베이터가 이를 감지하지 못하고 화재 발생지역으로 운행을 계속해 더 큰 피해를 일으킬 우려가 있었다.

움직이는 에스컬레이터 역시 화염이나 연기 때문에 시야확보가 힘든 상태에서 신속한 대피를 어렵게 만들고 한꺼번에 몰려드는 인파로 인해 넘어짐 등 2차 안전 사고의 위험도 있었다.

공사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안전한 지하철 이용환경 조성을 위해 화재신호에 따라 승강설비의 운행을 제어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자체개발했다.

불이 나면, 화재경보 신호를 엘리베이터 제어반에 전달, 화재신호를 감지한 엘리베이터가 안전한 장소에 자동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기존 승강기 배선회로를 개선했다.

역사 구조와 발화장소 등 여러 조건에 의해 대피요령에 차이가 있는 만큼 화재 발생위치에 따라 엘리베이터 피난층이 달라지도록 설계했다.

승강장 화재시에는 최상층, 대합실 회재시에는 승강장, 지상구간 운행 엘리베이터는 지상층으로 이동해 출입문을 개방한 후 자동으로 정지한다.

이때 화재 감지기 오작동 등에 의해 실제 화재가 아닌 것으로 확인되면 제어장치를 수동으로 조작해 엘리베이터를 정상운행 시킨다.

바뀐 시스템에서는 불이 나면 엘리베이터가 멈춰서기 때문에 화재 발생 뒤 역에 들어가려는 사람을 막아 추가적인 피해확산을 최소화할 수 있다.

세이프투데이 한영진 기자(jake@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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