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 서강대 언론대학원 대우교수를 거쳐 이화여대 정책과학대학원,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 서강대 대학원에서 국내외 PR을 가르쳤고 국무총리 국민소통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유재웅 저자는 지난 8월9일 <한국 사회의 위기 사례와 커뮤니케이션 대응 방법>(커뮤니케이션북스)을 출간했다.

유재웅 저자는 “한국형 위기엔 한국식 해법이 필요하다”며 국내 위기관리 사례를 평가해 대안을 모색한다. 사례는 사회적으로 크게 이슈가 됐거나 위기관리 차원에서 특별히 의미 있는 28가지. 이를 루머, 자연재해, 악의, 사고, 범죄 유형으로 분류해 위기관리 과정을 살펴보고 국내 사회·문화를 고려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 책 속으로 ....
위기가 발생하면 미디어는 보도를 위해 조직에 적극적으로 접근한다. 평상시에는 조직이 미디어에 접근해 자사와 관련된 호의적인 보도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지만, 위기 상황에서는 반대의 관계가 형성된다.
- 5장 “위기에 강한 조직” 중에서

위기관리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위기 스캐닝과 모니터링 단계부터 제대로 작동되었다고 할 수 없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 문제는 갑자기 부상한 돌발 이슈가 아니다.
- 8장 “루머가 키운 위기” 중에서

녹즙기 업계 전체에 닥친 위기에 대응할 핵심 주체가 실종된 상태이다 보니 녹즙기가 인체에 무해함이 밝혀졌음에도 업계 전체 차원에서 책임 있게 소비자들에게 이를 제대로 알리지를 못했다.
- 10장 “악의로 인한 위기” 중에서

삼성으로서는 국내 최고의 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책임져야 할 몫 이상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여론이 부담스러웠겠지만, 삼성이기 때문에 위기에 대한 대응 방식이 일반 기업과는 달리 보다 세련됐어야 했다.
- 11장 “사고에 의한 위기” 중에서

◆ 책의 특징 ....
아래와 같다면, 무엇을 했어야 했나?
미국 소고기, 촛불집회가 없을 수 있었다. 
태풍 매미, 피해는 줄일 수 있었다.
고름 우유, 업계 공멸을 피할 수 있었다.
LG 세탁기, 아동 질식 사고를 줄일 수 있었다.
신정아-변양균, 명예 손상을 덜 입을 수 있었다.
…….
한국형 위기엔 한국식 해법
위기는 사회 문화에 따라 양상이 다르다. 당연히 대응 방법도 다르다. 한국 사회의 특이점은 안전 불감증, 임기응변, 냄비 근성. 하지만 이러한 문제를 감안해 대안을 찾는 시도는 드물었다. 이 책은 국내 위기관리 사례를 일지식으로 정리하면서 무엇을 놓쳤는지 분석한다. 소개된 28가지 사례 모두 사회적으로 파장이 컸던 것. 국가, 기업, 개인까지 망라되어 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위기에 직면해 어떤 전략과 전술, 메시지를 가지고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위기관리 전략을 정리한 1부는 위기와 위기관리, 이슈 관리의 개념을 정립하는 데 도움이 된다.

◆ 목차 ...
머리말

1부 위기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전술

1장 개념, 속성, 유형
위기 
유사 개념 
위기 유형 

2장 위기와 관리
징후 파악 
전화위복 

3장 이슈와 위기
불가분의 관계 
이슈 관리 

4장 위기관리
위기관리 모델 
3단계 프로세스 

5장 위기에 강한 조직
신호 탐지 중시 
유연한 위기관리 계획 
가상훈련 반복  

6장 위기 커뮤니케이션 전략
성패 가르는 초기 대응 
신뢰 구축과 명성 관리 
신속성, 일관성, 개방성 
위기 유형과 이미지 회복 전략 

7장 면역 없는 위기
위기의 반복성 
위기 학습  
한국의 위기관리 취약 분야 

2부 한국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8장 루머가 키운 위기
무지가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다: 우지(牛脂)라면 
강력한 법적 대응이 악의적 루머를 잠재우다: 태진아, 이루와 여성 작사가 
위기 발생 초반의 노코멘트가 화를 키우다: 타블로 학력 
위기관리 원칙의 실종, 국가를 위기로 몰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 

9장 자연재해에서 비롯된 위기
임기응변으로 대규모 풍수해 위기가 반복되다: 태풍 매미 
실효성 있는 위기 대비와 훈련의 필요성을 일깨우다: 양양 산불 

10장 악의로 인한 위기
경쟁 업체 간 과열 경쟁이 공멸을 자초하다: 녹즙기 쇳가루 논쟁 
원색적 상호 비방으로 업계 모두 신뢰를 잃다: 고름 우유 
정공법으로 위기에서 신속하게 탈출하다: 맥도날드 햄버거 
신속하고, 단호하게, 체계적으로 위기를 극복하다: 쥐식빵 

11장 사고에 의한 위기
부정직한 초기 대응으로 국민적 비난을 자초하다: 두산전자 페놀 누출 
법적 책임은 최소화했으나 기업 이미지는 실추하다: 태안 유조선 기름 유출 
초기 위기 신호 탐지 실패가 위기를 키우다: 학교 급식 식중독 
적극적 정보 공개로 위기 상황을 리드하다: GS칼텍스 개인 정보 유출 
초기 미봉 대응이 위기의 반복을 불러오다: LG 세탁기 아동 질식 
안일한 위기 탐지로 초기 대응에 실패하다: 농심 새우깡 쥐머리 
위기 시 평소 신뢰 확보의 중요성을 일깨우다: 유한킴벌리 유아용 물티슈 
신속, 투명 대응으로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다: 삼성반도체 공장 정전
스테이크홀더와의 소통 실패가 위기를 초래하다: 부안 방폐장
원칙과 전략 부재가 위기 상황을 악화하다: 경기도교육청 고교 입시 재배정 
위기 학습 부재와 대응 전략 실수가 사태를 악화시키다: 국무총리 삼일절 골프 
형식적인 위기 대응 매뉴얼은 무용지물이다: 숭례문 화재 
위기관리 시스템과 기관 간 협력 부재가 위기를 초래하다: 북한의 임진강 상류 댐 무단 방류 
불투명한 정보 공개가 국민 의혹과 불신을 가중시키다: 천안함 피격 
초기 대응 실패로 국가적 재앙을 초래하다: 안동발 구제역 
 
12장 범죄로 인한 위기
정직하지 못한 위기 대응으로 국민의 신뢰를 잃다: 한화그룹 회장 보복 폭행 
국민 정서에 맞는 대응으로 구성원으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다: 민노당 성남시의원 주민센터 난동 
위기관리 실패로 명예에 과도한 손상을 입다: 신정아 -변양균 

참고문헌 
찾아보기 

◆ 머리말 ...

이 책은 한국의 위기 사례를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분석한 것이다. 근래 기업이나 조직에서 위기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서점에 가면 이를 주제로 한 저술을 여럿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해외 전문 이론서를 번역한 것이 대부분이다. 위기관리에서 사례 연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번역서가 많다 보니 해외 사례 일색이다. 물론 위기는 보편성을 띤 것이 많고 외국 사례도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사회·문화적 특성이 다르다 보니 우리 실정에 맞지 않는 사례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뭔가 부족하고 아쉬웠다. 우리의 사회·문화적 환경과 정서까지 고려한 실질적인 위기 학습 방안이 없을까 고심했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적 위기관리 이론과 한국의 위기 사례 연구가 필수적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러나 우리 실정에 걸맞은 위기관리 이론과 모델을 개발하는 것은 좀 더 긴 시간을 갖고 여러 전문가가 머리를 맞대고 연구해야 할 과제다. 해서 필자는 한국 사례를 중심으로 위기관리 문제를 먼저 살펴보고자 했다.

한국의 위기 사례는 우리의 위기관리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생생한 사례를 들여다보면 우리가 무엇을 잘하고 있고, 무엇이 부족한지가 보인다. 매뉴얼에 따라 시스템으로 위기에 대처하는 데 익숙한 선진국과 달리 우리는 순발력에 의존한 임기응변식 위기 대응이 많다. 그러다 보니 예방할 수 있는 위기도 막지 못하고, 비슷한 위기를 반복해서 겪기도 한다.

더욱이 우리 사회는 강도 높은 위기를 자주 겪다 보니 위기에 둔감해진 면이 있다. 웬만큼 파괴력 있는 위기가 아니면 많은 사람이 무덤덤해한다. 평소 위기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어 사람들이 의연한 것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바람직한 현상이겠지만, 위기에 내성이 생겨서라면 예삿일이 아니다.

이 책에서는 우리 사회의 위기 대비와 대응 태세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했다. 위기관리가 중요하다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들은 하고 있지만 정부를 비롯해 기업, 단체, 일반 조직, 개인에 이르기까지 위기를 예방하고 대비하는 데 얼마나 철저하다고 할 수 있는가?

위기 예방을 위한 탐지는 제대로 하고 있는가? 위기가 발생했을 때에 대비한 시스템은 제대로 구축하고 있는가? 다양한 위기 유형에 부응하는 대응 전략과 전술,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는 갖고 있는가? 이러한 계획들이 실제 위기 상황에서 차질 없이 작동되도록 평소 훈련과 점검은 제대로 하고 있는가? 위기를 겪은 다음 냉철히 분석해 비슷한 위기가 재발되지 않도록 노력은 하고 있는가? 과연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조직이 얼마나 될까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 사회에는 위기에 직면하면 ‘운’이 없다고 생각하는 조직이나 개인이 많다. 위기에서 벗어나는 것도 전략적, 전술적으로 잘 대처해서가 아니라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경우가 많다. 흥분을 잘하지만 시간이 흘러가면 쉽게 잊어버리는 우리 국민성에 의존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또 다른 대형 사건 사고가 터져 앞의 위기가 묻힘으로써 위기에서 벗어나기도 한다.

이것은 위기관리라고 할 수 없다. 위기에서 일시적으로 벗어났을지는 몰라도 조직에 대한 공중의 부정적인 이미지는 기억 속에 그대로 각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 많은 위기 연구를 보면 상당수의 위기는 예상이 가능해 사전에 대비할 수 있다고 한다. 위기의 속성이 그렇다면 언제까지 운이나 시간, 다른 사건에 의존해 위기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우리도 이제 미리미리 준비하고 시스템에 의해 철저히 대비하는 위기관리를 해야 할 때가 되었다.

이 책에서 다루는 한국의 위기 사례들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성공 사례에서는 성공의 노하우know-how를, 실패 사례에서는 타산지석의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수록된 사례들은 우리가 겪었던 위기 중 사회적 파장이 컸던 사건 사고를 중심으로 선정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우리 사회의 각 분야나 조직별로 그 특성에 따라 발생 빈도가 높은 위기 사례를 다루는 것이나, 이 책은 한국 위기 사례 연구의 총론이라는 차원에서 우리 사회에서 크게 이슈가 되었거나 위기관리 차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는 사례를 중심으로 골랐다.

이러한 위기 사례들은 다시 위기 발생에 대한 책임 인식을 기준으로 쿰스Coombs가 제시한 다섯 가지 위기 유형(루머, 자연재해, 악의, 사고, 범죄)으로 묶었다. 각 유형별로는 기업, 조직, 정부, 개인의 사례를 포함시켰다.

이 책에서 적용한 사례 분석 방법은 위기관리와 관련해 국내외 전문 학자들이 제시한 이론과 분석 틀을 기준으로 삼았다. 그중에서도 위기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사례를 들여다보았다. 방법론상으로는 해석적 사례 연구interpretive case study라고 할 수 있다. 효과적인 위기관리를 위해서는 경영, 행정, 법률, 심리, 기술 등 다방면에서 총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위기 커뮤니케이션 관점을 적용한 것은 커뮤니케이션만으로 위기관리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커뮤니케이션만큼 위기를 예방하고 극복하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도 없기 때문이다. 위기에 직면해 어떠한 전략과 전술, 메시지를 갖고 커뮤니케이션을 했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크게 달라진 사례를 우리는 수없이 찾아볼 수 있다.

이를 위해 이 책의 1부에서는 위기를 바라보고 위기를 분석하는 ‘눈’을 갖도록 했다. 위기관리와 관련한 주요 개념, 다양한 이론과 모델, 위기관리 프로세스 등을 압축해 제시했다. 이 중 학계나 위기관리 실무에서 다수 의견으로 정리된 것은 정리된 대로, 통일된 결론이 아직 나지 않아 의견이 분분한 사안은 분분한 대로 가감 없이 각각의 주장을 밝혔다. 이를 토대로 2부의 생생한 위기 사례를 살펴보면 자연스럽게 위기관리 능력이 크게 높아질 것이다.

이 책이 계기가 되어 우리 사회의 위기관리 능력이 한 단계 발돋움하기를 소망해 본다. 아울러 위기 PR을 공부하고 연구하는 연구자와 학도들에게도 작은 보탬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부족하고 미흡한 부분은 독자 여러분의 가르침을 받아 보완해 나갈 예정이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과 수고가 있었다. 기초 사례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데 을지대학교 고아라, 강민지, 김수정, 정현지, 박상희, 양지선 학생의 수고가 많았다. 이 책의 기획과 출판 과정에서 세심하게 살펴 준 커뮤니케이션북스 전정욱 주간, 정민규 편집자에게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 끝으로 공부와 저술에 전념할 수 있도록 챙겨 준 아내 박정녀와 언제나 내게 활력소가 되어 주는 두 딸 인선이와 영선이에게도 감사한다.

2011년 7월
일산에서
유재웅

◆ 유재웅 저자는 ..... yoojw777@hanmail.net
을지대 의료홍보디자인과 교수다. 고려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한양대 신문방송학과에서 저널리즘·커뮤니케이션·홍보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3회 행정고등고시(1979)를 통해 공직에 입문해 28년간 국내외 정책 PR, 국가 이미지 관련 업무 등을 담당했다. 공보처 홍보, 기획, 방송, 신문과장을 거쳐 대통령비서실 국정홍보 담당 과장, 국장, 국정홍보처 국정홍보국장, 홍보기획국장, 대통령 홍보기획비서관(관리관)을 역임했다. 2004년부터 약 4년간 정부의 해외 PR, 국가 이미지 업무를 총괄하는 해외홍보원장을 지냈다.

동국대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 서강대 언론대학원 대우교수를 거쳐 이화여대 정책과학대학원,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 서강대 대학원에서 국내외 PR을 가르쳤고, 국무총리 국민소통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정부 PR>>(2010), <<PR 이론(Public Relations Theory Ⅱ)>>(2010), <<국가 이미지: 이론·전략·프로그램>>(2008), <<이미지 외교(Public Diplomacy)>>(2008) 등이 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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