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 원인 조사단(이하 조사단)은 우면산 정상의 군부대가 전체 산사태의 원인이라고 할 수 없고 집중호우와 높은 지하수위, 토석과 유목에 의한 배수로 막힘 등이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조사단이 군부대를 현장 조사한 결과 군부대 도로, 헬기장, 배수시설 등 내외부 시설은 건전한 상태로 군부대 경계부 소규모 사면붕괴가 발생해 석축, 철책 등이 유실됐으나 이를 전체 산사태의 원인이라고는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집중호우로 발생한 우면산 산사태에 대한 원인조사를 담당한 ‘우면산 산사태 원인조사단(이하 조사단)’이 최종 조사결과와 대책을 9월15일 발표했다.

정형식 전 한양대 교수를 단장으로 상지대 이승호 교수(간사) 등 지반공학, 사방공학, 지질학 전문가 등 총 16명으로 구성된 조사단은 40여일간 현장 조사와 데이터 정리, 외부 전문가 자문회의 개최를 통해 최종 조사결과를 공개했다.

조사단은 총 12개 우면산 산사태 발생지역 중 피해가 컸던 ▴서초구 방배동 래미안아파트 ▴신동아아파트 ▴형촌마을 ▴전원마을 4개소에 대한 피해조사와 원인을 분석하고 항구 복구대책 및 관리제도에 대한 개선안을 내놓았다.

우면산 정상의 군부대에서 피해지역으로 유출된 물의 양은 래미안 3.85%, 형촌마을 3.41%로 나타났으며 신동아아파트와 전원마을에는 유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붕괴토사량에 대비한 군부대의 유실토량도 래미안아파트 쪽 3.13%, 신동아아파트 쪽 0.6%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우면산 전체 복구대책으로 ▴군부대 방류구와 서울시에서 설치하는 사방시설과의 연결 ▴계곡부에 인접한 수목류는 가급적 벌채 ▴우면산 전체 산림 건전성 증진을 위한 수목 솎아베기 작업 필요 등을 제시했다.

구체적 복구방법은 현장실정에 맞춰 적절한 공법을 적용해야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조사단이 제시한 복구대책을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산사태 피해복구에 반영해 내년 우기 전인 5월까지 항구복구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조사단은 산사태 원인 분석에 산사태 발생 지형 및 지질, 강우량, 유출 수문 등의 데이터를 적용했다.

강우량은 피해지 거리와 가까운 관측소 수치를 적용했다. 서초관측소(서울교대) 데이터는 래미안아파트, 신동아아파트, 형촌마을을, 남현관측소(수방사) 데이터는 전원마을에 적용했다.

이를 통해 우면산 산사태는 기본적으로 7월26일 오후 4시20분부터 27일 오전 7시40까지 서초 230mm, 남현 266.5mm의 호우로 지반이 약화된 상태에서 이후 1시간 동안 서초 85.5mm, 남현 112.5mm가 내림에 따라 지반붕괴가 발생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유출 수문을 분석한 결과 빗물이 모이는 유역별로 가장 많은 비가 흘러내린 순간의 첨두홍수량은 지역별로 래미안아파트 2.08㎥/s(유역면적 0.77㎢, 유출체적 21,520ton), 신동아 아파트 2.61㎥/s(유역면적 0.103㎢, 유출체적 24,700ton), 전원마을 A구간 2.04㎥/s(유역면적 0.006㎢, 유출체적 20,010ton), 전원마을 B구간 2.91㎥/s(유역면적 0.795㎢, 유출체적 25,420ton), 형촌마을 7.04㎥/s(유역면적 0.291㎢, 유출체적 63,630ton)로 나타났다.

첨두홍수량(피크유량, peak flow, peak discharge, peak flood; 첨두유량)은 강우가 시작돼 초기손실을 채우게 되면서 직접유출량이 증가하게 되는데 이 직접유출이 계속 증가해 극대에 이를 때의 유량을 말한다. 수문곡선(水文曲線)에서의 순간유량의 최대치, 즉 정점에서의 유량으로 첨두유량(尖頭流量)이라고도 한다.

구체적으로 각 지역별 산사태 원인을 살펴보면, 래미안아파트와 신동아아파트의 경우 ①이전 15시간 동안의 누적강수량 230mm인 상태에서 사고 당시 시간당 85.5mm의 집중호우 ②느슨하고 두꺼운 붕적토층 약1~3m 두께로 분포 ③계안부 침식에 의한 수목의 쓰러짐 현상이 소규모 댐 역할을 한 후 급격한 붕괴 ④높은 지하수위(상부에서의 지하수 용출 및 약수터)가 붕괴원인으로 조사됐다.

발생 유형은 상부 좁은 계곡에서 국부적인 얕은 활동 파괴, 표층 유실 및 계안부 수목전도가 발생했고, 산사태 물질이 하부로 유동하면서 계곡 폭이 축소된 400m 상부구간(남부순환로부터)에 쓰러져 내린 나무와 암석 등으로 임시 차단된 된 상태로 있다가 지속적인 강우와 표층유실로 일시에 하부로 유동하면서 아파트에 충격을 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원마을의 경우 ①이전 24시간 동안의 누적강수량 424.5mm인 상태에서 사고 당시 시간당 112.5mm의 집중호우 ②느슨한 붕적토층이 계곡 측면부에 1~1.5m 두께로 분포한 가운데 기존 배수계통 불충분이 주요인으로 지적됐다.

발생 유형은 7부 능선인 해발 200m 위치에서 원호파괴 형태로 슬라이딩 파괴가 발생했고 상부는 토석류(Debris flow)가, 하부는 토사와 물 혼합물이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이류(Mud flow)가 발생, 주택가 인근 배수로를 막아 이류가 넘쳐 주택지 침수피해가 발생하는 방식이었다.

형촌마을의 경우 ①시간당 85.5mm 이상 및 24시간 누적강우량 364.5mm 이상의 집중호우에 ②주계곡과 하단부의 경사(10~20˚)에 비해 시작부의 급한 경사도(30~40˚) ③평균 1m 가량의 느슨한 붕적토층이 분포한 가운데 기존 배수계통이 불충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발생 유형은 동시 다발적으로 상부 급사면과 계곡에서 토석류가 발생해 생태공원 저수지에 퇴적되었고, 저수지 유량증가 및 토석과 유목에 의해 배수로가 막히면서 물이 범람해 제방이 붕괴되면서 퇴적토사와 유목으로 인해 형촌 1구간의 배수가 막혀 아래 도로와 가옥에 피해가 발생되는 형태였다.

형촌마을 생태저수지(면적 2,430㎡, 둘레 188m)는 상부에서 내려온 토석류 2,430㎥(약 1m 높이)를 가두는 침사지 역할을 수행해 첨두유출량을 감소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4월 서울시와 서초구에서 저수지 정비를 목적으로 483㎥의 토사를 제거한 바 있다. 

조사단은 각 지역별 붕괴원인에 맞게 복구대책도 제시했다.

래미안아파트, 신동아아파트의 경우 상부에는 법면 붕괴 및 토사유실 방지에 주력하고 계곡 중앙부 바닥에 충분한 침식 방지용 수로를 설치하도록 제안했다. 계곡부에는 유속이 감소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하고 하부에는 중력식 사방시설과 침사지를 설치할 것을 대책으로 내놓았다.

특히 남부순환로로 유입되는 유량의 원활한 배수를 위해 충분한 용량의 배수로 확보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전원마을은 상부 법면 토사유실 방지시설 및 토석류 차단시설을 설치하고 산의 인접부에 설치된 배수로 선형조정 등 원활한 배수체계를 확보하도록 제안했다.

형촌마을은 상부가 계곡이 좁고 급경사를 이루고 있으므로 적절한 지점에 슬릿댐과 중력식 사방시설을 설치하도록 제안했다. 생태저수지는 철저한 조사, 설계, 시공 및 관리를 통해 사방댐의 기능에 저수기능을 더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마지막으로 정책적인 내용들도 제안했다. 우선 서울시내 산 전체에 대한 조사를 통해 기본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며 산뿐만 아니라 주택지 인근 절개면, 옹벽 등에 대해서도 조사해 위험등급별 평가를 통해 체계적인 관리를 하도록 요구했다.

또 주택, 기반시설, 도시안전, 녹지관련 부서가 참여하는 산사태 예방관리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며 산림 하부와 연결된 배수체계를 정밀 조사해 용량을 확대할 것도 제안했다.

서울시는 산사태 방지를 위한 단기적 대책으로 우선 우면산, 관악산 등 산사태 발생지 81개소에 대해 올해 중 설계·복구공사를 착수해 소규모 산사태지는 금년 말까지, 중·대규모산사태지는 내년 우기 전인 5월까지 복구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또 내년 말까지 시 전체 산에 대해 지반, 지질, 사방 등 관련 전문가 그룹을 투입해 산사태 위험요인에 대한 일제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 때 주택·APT 단지와 연계된 산림을 우선조사하고 물길을 막고 있는 유목 및 토사제거 등 긴급조치가 필요한 지역은 내년 우기 전까지 조치를 완료할 예정이며 이와 별도로 280억원을 투입해 물길 유도 및 방벽 설치 등 예방사방을 실시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물관리기획관과 협조해 하류부 우수하수 관거 개량 및 통수단면 확대작업을 실시하고 산림인접지 도시계획 및 주택허가시 산림안정성 평가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산림안정성 평가를 개발대상지 또는 단지 내 뿐만 아니라 인근 산림유역까지 확대 검토하도록 하고 재해영향성검토시에는 ‘산림기술사’의 전문적 평가의견을 첨부해 계획에 반영토록 의무화할 계획이다.

또 산림의 건전성 확보를 위해 그동안 경관 위주의 산림관리로 수목이 밀식돼 있는 산림에 대한 솎아베기를 시행해 다층혼효림으로 육성해나갈 예정이다.

서울시는 산사태복구추진본부(본부장 최광빈 푸른도시국장)를 구성하고 우면산 산사태 지역에 종합상황실 개소를 시작으로 전체 피해지 81개소 77.3㏊에 대한 항구복구공사를 일제히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7월27일 산사태 복구공사비로 긴급하게 재난관리기금 387억원을 확보하고 8월 18일 전체 복구예산의 30%인 116억원을 19개 자치구와 사업소에 일괄 지급해 신속한 복구공사를 준비해 왔다.

산사태 추가피해 방지를 위한 방수포 설치, 수로확보 등 응급복구를 실시했고 8월10일부터 항구복구공사의 설계를 시작해 현재까지 가장 피해가 컸던 우면산, 관악산, 대모산 등지의 현황측량 작업을 모두 완료하고 기본설계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추진하는 패스트트랙(fast track) 방식을 적용해 우면산 등에 작업로 개설 및 임목·토사 잔재물 반출작업 등 부대공사를 함께 진행해 왔으며 종로구 북악산 등 일부 피해지에 대해서는 이미 복구공사를 완료했다.

서울시내 전체 81개소를 동시에 복구하기 위해 서울시와 자치구 인력, 산림조합중앙회, 산림기술사사무소, 전문가 등 총 159명의 전문인력이 설계 및 공사에 투입됐다.

서울시는 매주 공정회의를 통해 추진상황을 세심하게 관리하고 있다.

피해가 가장 컸던 우면산 산사태지역은 서울시와 서초구가 함께 복구공사를 진행 중이다. 피해지역을 4개의 공사 구역으로 나눠 피해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1공구(래미안·임광아파트, 전원마을)·2공구(신동아아파트, 보덕사)·3공구(형촌마을)는 서울시 동부푸른도시사업소에서 복구공사를 추진하고, 서초구에서는 4공구(송동마을, 예술의 전당 및 기타) 지역을 담당한다.

복구의 설계와 시공은 사방공사 경험이 많은 전문기관인 산림조합중앙회에서 전담, 설계분야는 산림조합중앙회 엔지니어링사업본부에서 맡아 현황측량작업을 모두 완료했고 현재 세부도면작업을 진행 중이다.

설계와 동시에 복구공사도 진행 중인데 1공구는 산림조합중앙회 토목사업소 본소(강릉)에서 맡았고, 2공구는 동일기관 토목사업소의 북부지소(홍천), 3공구는 남부지소(안동)에서 추진 중이며 서초구에서 담당하는 4공구는 산림조합중앙회 경기지회에서 진행하는 등 전국의 전문기관이 우면산에 모여 복구공사에 힘을 모으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피해지역에 공사가림막 및 현장사무소 설치를 완료하고, 작업로 개설, 배수로 정비, 임목폐기물 반출, 비탈면다듬기 등 부대공사를 한창 진행 중에 있다.

우면산 이 외 지역들 중 피해면적이 가장 큰 관악산과 대모산 역시 산림조합중앙회 엔지니어링사업본부에서 설계를 맡아 현황측량을 모두 완료했고, 산림조합중앙회 충남도지회 및 강릉시 산림조합과 양평군 산림조합에서 복구공사를 추진하게 된다.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었던 기타 자치구와 사업소들도 빠른 복구공사를 위해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며 진행이 빠른 종로구 북악산 피해지의 경우 복구공사를 모두 완료했고 나머지 지역들은 대부분 설계와 복구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최광빈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산사태 피해지역에 대한 복구사업을 차질 없이 완료하고 서울시 전체 산에 대한 일제조사에 따른 적극적인 예방사방사업 추진을 통해 산지재해 없는 안전하고 건강한 서울시로 가꾸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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