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경 부산진구 작업장 등 3건의 화재현장에서 의료용 파라핀 취급 부주의로 인해 부상자 3명이 발생했다.

3건의 사례 중 1건은 파라핀 용융 시 온도를 제어하는 기능이 없는 일반 용기를 사용해 파라핀을 끓이던 중 연기가 많이 발생하자 파라핀이 담긴 용기를 실외로 옮기기 위해 들고 가던 중 화재가 발생해 거주자(여, 48년생)의 우측 팔에 2도 화상을 입었다.

다른 사례는 고체상태의 파라핀을 녹이기 위해 가열하던 중 인접한 플라스틱 용기에 불이 옮겨붙었고 불을 끄기 위해 거주자(남, 56년생)가 물을 붓는 순간 순간적인 폭발 현상과 함께 연소 확대돼 얼굴, 목, 팔에 2도 화상을 입었다.

파라핀 치료란 관절 이상으로 통증이나 염증제거를 위해 주로 사용되는 방법 중 손 또는 발 등 적은 부위에 적용하는 온열치료의 한 종류이다.

파라핀왁스를 가열해 용해시키면 액체 형태로 파라핀액이 되는데 용해된 파라핀에 손을 약 5-6회 정도 넣었다가 빼면서 손이나 발에 파라핀이 고루 입혀줄 수 있도록 한 뒤, 약 10분 뒤 손, 발에 입혀져 있는 고형화된 파라핀을 벗겨내는 방식으로 관절염 및 피부미용 등에 사용하고 있다.

부산 사하소방서(서장 강호정)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관절 치료를 받기 위한 의료시설 이용보다 가정에서 직접 파라핀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부주의로 인한 화상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고 10월1일 주의를 당부했다.

사하소방서는 지난 9월30일 의료용 파라핀의 잘못된 사용으로 인한 화재 위험성을 홍보하기 위해 부산소방재난본부에서 화재 재현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은 세가지로 진행됐다.

첫 번째 실험은 화재 사례들을 토대로 의료용 파라핀 취급 중에 발생할 수 있는 화재 현상에 대해 재현실험을 실시했다. 우선 인화점측정기를 활용해 의료용 파라핀의 인화점을 측정한 결과 인화점은 210~230℃로 나타났다.

가스레인지에 일반 용기를 활용해 의료용 파라핀을 가열한 결과 약 160℃에서 연기가 발생했고 약 200℃ 부근에서 액상의 파라핀 액이 끓기 시작하면서 실험 시작 약 15분 후 260℃ 부근에서 화염이 발생했다.

두 번째 실험은 주방전용 K급 소화기를 사용했을 경우 탁월한 화재진화 효과를 보였다. K급소화기는 분말소화약제보다 식용유 온도를 낮추는 냉각효과와 소화약제 방출 시 비누거품을 형성하면서 액체 표면을 덮어 질식효과를 나타낸다.

세 번째 실험은 의료용 파라핀 화재 시 불을 끄기 위해 물을 사용할 경우 폭발적인 연소 현상이 발생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불이 붙은 의료용 파라핀 표면에 물을 부어 보았다. 불이 붙은 상태의 의료용 파라핀 표면에 물이 닿은 순간 화염이 사방으로 급격히 확대됐으며 주변에 사람이나 다른 가연물이 있었다면 인명피해와 막대한 재산피해가 예상된다.

주의할 점은 처음 불꽃이 발생한 후 뚜껑이나 젖은 수건 등을 이용해 덮을 경우 소화가 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가열된 용기에 잔열이 있을 때 완전히 식히지 않은 상태에서 뚜껑이나 수건을 제거할 경우 재발화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강호정 사하소방서장은 “코로나19에 취약한 노인들은 관절염 등을 가정에서 치료하기 위해 의료용 파라핀을 구매해 사용하는 경우가 점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의료용 파라핀 취급 부주의로 인한 화재도 또한 우려되므로, 가정에서 의료용 파라핀을 사용할 경우 반드시 전용 파라핀 용기 또는 기계를 사용하시고 파라핀 가열 동작 중에는 자리를 비우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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