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19로 인한 병실(격리실) 부족으로 중독환자 발생 시 병원을 찾지 못해 이송이 지연되는 사례가 빈발하고 지역 내에서 진료가 불가해 타지역 병원으로 이송하는 사례가 발생해 왔었다.

지난 2020년 8월26일 부산에서는 약물을 마신 40대 남성이 진료할 병원을 찾지 못해 3시간 길에서 헤매다가 울산까지 가서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부산소방재난본부(본부장 이상규)는 이 사고를 계기로 더 이상 우리지역에서 중독환자가 진료를 받지 못해 타지역 병원으로 이송되거나 병원을 찾지 못해 길에서 헤매는 환자가 없도록 2020년 9월부터 ‘부산소방 - 대학병원 협업’을 통한 ‘중독환자 진료순번제’를 구축해 운영해오고 있다고 1월17일 밝혔다.

중독환자 진료순번제는 5개 대학병원(부산대학교병원, 동아대학교병원, 고신대학교병원, 부산백병원, 해운대백병원)이 참여해 중독환자 발생 시 정해진 순번에 따라 환자를 수용하고 있다.

지난 1년간(2021년 1월1일 ~ 12월31일) 119구급대가 진료순번제에 의거 이송한 중독환자는 1709건이었다. 병원별로는 부산대 346건 20.2%, 동아대 345건 20.2%, 고신대 338건 19.8%,  부산백 336건 19.7%, 해운대백 340건 19.9%, 기타병원 4건 0.2%이었다. 

또 진료순번이 도래한 병원 수용률이 95.9%로 대부분의 중독환자가 즉시 병원으로 이송돼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진료순번제 시행 전후 1년간 비교해 보면 시행 전에는 이송병원 선정불가로 이송지연사례가 8.5%(57건, 669건), 부산지역 진료 불가로 타 시도 이송이 2.8%(19건, 669건), 타 시도 이송 시 병원선정 평균시간은 36분 소요됐다.

진료순번제 시행 후에는 이송한 중독환자 1709건 중 이송병원 선정불가로 이송지연사례는 한 건도 없었으며 타 시도로 이송한 환자도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또 중독환자 발생 시 병원선정 시간은 6분으로 단축할 수 있었다.

이처럼 부산소방과 부산지역 대학병원 간 협업을 통해 ‘중독환자 진료순번제’를 운영함에 따라 중독환자가 적정시간 내 적정진료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부산소방재난본부 하길수 종합상황실장은 “부산지역에서 두 번 다시 중독환자가 길에서 헤매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학병원과 협업체계를 공고히 해 시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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