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에서 지난 8월부터 ‘재난관리 개선 민·관 합동 TF팀(팀장 육동한 국무총리실 국무차장, 하수용 (주)이산 수자원·환경부문 사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명박 정부에서도 재난관리를 개선할 내용이 별로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국무총리실과 소방방재청이 10월28일 오후 3시부터 서울 삼성동 코엑스 3층 컨퍼런스룸 3층에서 ‘기후변화 대응 재난관리 개선대책 방향’이란 주제의 재난관리 개선 민·관 합동 TF 공청회에서 나왔다.  

이날 토론회의 좌장을 맡은 조원철 연세대학교 교수는 “재난관리 개선 TF팀 활동은 지난 1999년과 2002년 김대중 대통령 때, 2007년 노무현 대통령 때도 있었고 이번 2011년 이명박 대통령 때도 활동하고 있으나 매번 TF팀의 활동 내용이 별로 바뀔 것이 없다”며 “방재 사업은 낭비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결코 생색낼 수 없는 것”이라고 운을 땠다. 

조원철 교수는 이어 “방재 사업이 낭비라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며 “미국과 일본의 경우는 방재 사업에 대한 투자 효과가 800% 이상의 이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데 이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또 “10년, 30년, 50년 빈도를 이야기 하면서 기준을 올려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주장하고 있는 데 기준을 올리면 어떻게 되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이는 모두 강우 중심의 방재대책이기 때문에 배수, 침수 다음단계가 재해인 만큼 침수 상황을 제거하고 재해 요소를 제거하는 방향으로 방재대책을 논의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정부의 ‘특별재난지역 선포’ 제도 자체도 비판했다.

조원철 교수는 “우리나라는 광범위한 재난이 발생하고 재해가 발생한 후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논하고 피해규모를 파악하고 복구하기 시작하는 데 이는 사건 발생 후 특별재난지역 선포”라며 “사전에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꿔 사전에 재난, 재해를 예측하고 파악해 대응하고 복구하는 체계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또 “재난, 재해가 발생하는 곳은 시,군,구,읍,면,동이기 때문에 광역자치단체에서 지원하고 대응할 수 있는 구조가 못된다”며 “시,군,구,읍,면,동 차원에서 재난, 재해 발생을 예방하고 대응하고 복구할 수 있는 현장 중심의 재난관리체계를 하루빨리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국무총리실이나 행정안전부, 그리고 소방방재청 차원에서 재난관리정책을 개선하기 위해 TF팀을 구성해 활동하고 있는 데 정부의 용어사용에도 조심해야 하고 바꿔 순화해야 한다”며 “정부에서 항상 사건이 터질 때마다 항구대책을 만들고 있으나 자연을 상대로 마든 대책이다 보니 국민이 만족할 만큼 못하고 있어 보상하라!, 배상하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행정용어를 순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원철 교수는 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나 행정안전부 위기상황실, 소방방재청 재난상황실이 모두 보고만 받고 보고만 하는 체계로 운용되고 있다”며 “모니터링하고 상황을 판단하고 조치하고 상벌을 줄 수 있는 조직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특히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자체를 국무총리실 부속으로 만들고 실행조직인 상황실장을 1급이나 차관급이 맡아야 한다”며 “현재 정부조직으로는 불가능하고 다음 정권에 건의해서 다음 정권에서 국가의 재난관리체계를 제대로 갖추고 정부부처들이 단순 물리적 통합이 아닌 기능적 통합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이어 “정부 부처들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들까지 재난관리를 통합관리하는 데 소방방재청의 위상과 조직으로는 불가능하다”며 “미국의 피마의 경우 처럼 국가 재난관리를 총괄하는 조직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원철 교수는 “미국 9.11테러가 발생했을 때 8일간 현장에 있었는 데 피마 소속 소방관(우리의 경우 9급 소방 공무원급)이 대응, 복구를 총괄하고 있었고 협력기관의 장들은 그의 지시에 따라 지원하고 있었다”며 “9.11테러 현장을 27일간 총괄 관리했던 소방관은 우리의 경우 9급 소방관에서 7급 공무원으로 바로 승진하는 인센티브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김형수 인하대 교수, 현인환 단국대 교수, 류지협 한려대 교수, 박종화 충북대 교수, 심우배 국토연구원 연구위원, 김민식 사방협회 연구실장 등이 공청회 토론자로 참여했다.

본격적인 공청회에 앞서 육동한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의 개회사, 하수용 (주)이산 수자원·환경부문 사장의 인사, 방기성 소방방재청 차장의 환영사가 있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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