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창영 광주대학교 교수

따듯한 봄이 찾아오면서 등산이나 나들이를 즐기시며 쑥을 비롯한 야생화나 야생초를 캐어 드시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야생초들은 독초와 구분하기 어려운 생김새 때문에 중독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등산객들은 등산 안전수칙을 준수하시고 독초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 봄철 많은 분들이 산행을 즐기고 계신데요. 등산하다가 산에서 자라는 야생초를 발견하고는 채취해서 조리해 드시는 분들이 간혹 계신데요. 이런 경우 건강에 위험하죠?

= 봄철 산과 들에서 꽃이나 야생초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야생화나 야생초로 담금주를 만들거나 쑥 등 나물을 캐어 반찬으로 만들어 먹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야생초를 섭취하는 것은 자칫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는 독성이 강한 야생초로 인한 중독사고의 위험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최근 식약처의 발표에 따르면 도심에서 채취한 야생초에서 중금속인 납·카드뮴 성분이 다량 검출됐다고 합니다. 

특히 채취된 야생초 중 9.8%는 농산물 중금속 허용 기준치를 넘어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는 도심의 하천이나 도로변의 야생초는 자동차 배기가스 및 미세먼지 등으로 인한 중금속 오염이 주요 원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최근 독초로 인한 중독 사고는 얼마나 많이 발생하고 있나요?

= 식약청 통계에 따르면, 2010~2021년까지 독초나 독버섯 등 자연 독으로 인한 식중독 사고는 총 21건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135명의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자연 독으로 인한 식중독 사고는 주로 봄, 가을철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데, 이 중 봄에만 6건의 사고로 41명(30%)의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봄철에는 꽃이 피기 전 싹이 돋아나는 시기이므로 봄나물과 독초의 여린 잎을 생김새로 구분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봄나물을 채취할 때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실제로 충남 보령시에서 일가족 14명이 독초인 자리공을 인삼으로 오인 섭취해 병원 치료를 받은 사례가 있었습니다. 또한, 경남 창녕에서는 한 부부가 자리공을 섭취하고 수술받을 정도로 위독한 상태에 빠진 사례도 있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신경통에 효과가 있다는 민간요법에 따라 ‘초오’라는 독초를 달여 먹고 사망하는 사고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습니다. ‘초오’는 조선시대에 사약의 재료로 사용됐을 만큼 독성이 강한 약초이기 때문에 함부로 섭취하셔서는 안 됩니다.

◆ 봄철 새순이 올라오는 시기에는 독초와 산나물의 생김새가 비슷해 전문가들도 쉽게 구분하기 어렵다고 하는데요. 특히 어떤 산나물과 독초가 비슷한가요?

= 많은 독초섭취로 매년 중독사고를 일으키고 있지만 대표적으로 자리공, 동의나물, 여로, 박새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자리공은 뿌리가 도라지나 더덕, 마 등과 매우 비슷하게 생겨서 오인 사고를 자주 일으킵니다. 특히 늦가을부터 이듬해 봄 사이에는 줄기가 고사한 뒤여서 더욱 구분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자리공의 뿌리에는 알파피나스테롤이라는 독성 물질이 있어 중추 신경마비와 호흡 및 운동 기능 장애를 일으키므로 절대 섭취하시면 안 됩니다.

동의나물은 쌉싸름한 맛이 특징인 ‘곰취’라는 식용풀과 그 생김새가 매우 유사합니다. ‘곰취’는 향이 나며 잎의 끝이 뾰족하게 생겼지만 독초인 '동의나물'은 향이 없으며 잎의 끝부분이 둥그스름한 것이 특징입니다.

여로는 담백한 맛이 나는 ‘원추리’라는 식용 풀과 혼동하기 쉬운 독초입니다. ‘원추리’는 잎과 털에 주름이 없지만, 독초인 ‘여로’는 잔털과 함께 깊은 주름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다만, 여로와 동일하게 식용풀인 원추리에도 ‘콜히친’이라는 수용성 알칼로이드 독성분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반드시 봄에 채취한 어린잎만을 섭취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박새는 우리가 명이나물이라고 부르는 ‘산마늘’과 그 생김새가 매우 유사합니다. 산마늘은 강한 마늘향이 나며 한 줄기에 2~3개의 잎이 달리는 반면, 독초인 박새는 여러 장의 잎이 촘촘히 어긋나 있고 잎의 가장자리에 잔털과 뚜렷한 주름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외에도 생김새가 유사하여 중독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독초들이 많이 있으므로, 차이점을 정확히 구분할 수 없는 분들께서는 함부로 채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 그렇다면 사고 예방을 위해 특히 주의할 점이 있다면요 ?

= 독초를 산나물로 잘못 알고 채취해 가족이나 지인들과 같이 나누어 먹음으로써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봄철 새순이 올라오는 시기에는 독초와 산나물의 생김새가 비슷해 전문가들도 쉽게 구분하기 어려운데요. 

이러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산행 중 등산로 주변에서 산나물이나 약초를 직접 채취하지 말고, 내가 잘 모르는 산나물은 먹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일반인들이 산나물로 혼동하기 쉬운 것들로는 독초인 여로를 원추리로, 동의나물(독초)을 곰취로, 박새(독초)를 산마늘로 오인하기 쉬우니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아울러, 먹을 수 있는 산나물 중에서도 원추리순, 두릅, 다래순, 고사리 등은 미량의 독성분을 함유하고 있으므로, 반드시 끓는 물에 충분히 데쳐 독성분을 제거한 후 섭취해야 합니다. 

◆ 만약에 독초를 먹었을 경우 어떻게 조치를 해야 하는지 행동요령에 대해 알려 주시겠습니까 ?

= 잘못 알고 먹은 야생식물에 독성이 있을경우, 대부분은 30분에서 5시간 사이에 구토, 설사, 배탈, 어지럼증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은 섭취 후 30분 이내에 나타날 수 있으므로 즉시 병원으로 가야 합니다. 

따라서 독초를 먹고 중독이 됐다면 우선 입안에 손가락을 넣고 위 속의 내용물을 토해내야 합니다. 그 뒤 따뜻한 물을 먹여 응급처치한 뒤 즉시 병원으로 가서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올바른 대처방법입니다.

추가로 꼭 알려드리고 싶은 부분은 산주인의 동의 없는 산나물 채취는 불법이라는 점인데요. 산나물, 산약초 등 임산물을 산주인 동의 없이 채취하는 것은 최고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요즘같이 따뜻한 봄에는 몸에 좋은 산나물을 채취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잘못 알고 채취해 섭취하게 될 경우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당부드리며 이만 말을 줄이겠습니다.

2022년 5월2일 
송창영 광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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