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에서 상수도관을 잘못 건드려 시내 한복판이 물바다가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지난 1994년 서울 아현동에서는 공사장의 인부들이 가스관이 공사장 땅속에 묻혀있는 줄 모르고 굴삭기로 가스관을 건드렸다. 이 가스관 폭발로 사상자가 77명, 이재민 600여명이 발생했다. 또 지난 1995년에도 굴삭기가 실수로 공사장의 가스관에 구멍을 내어 102명이 죽는 참극이 대구에서 발생했다.

이러한 사고나 참극은 만일 공사장 인부들이 정확하게 가스관이나 상하수도관의 지중관로의 위치를 알았다면 예방될 수 있는 일이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원장 우효섭, 이하 건설연)은 정확한 땅속의 상하수도관이나 가스관, 전기선 등 다양한 지중관로의 위치와 방향을 정확하게 알려줄 수 있는 ‘관성측정장치(IMU) 센싱 기법을 활용한 도시 지중관로 위치파악 로봇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1월25일 밝혔다.

이 로봇시스템은 거리측정용 바퀴(이동거리 판독), 항공기나 미사일의 항법시스템에 사용되는 관성측정장치를 활용하는 좌표검출시스템(3D 좌표 설정 가능) 그리고 도시지중관로의 손상위치를 검출할 수 있는 광학센서로 구성돼 작동한다. 

이 로봇시스템은 도시지중관로의 정확한 위치를 삼차원 입체좌표(x,y,z)로 검출해 기존의 GIS 지도에 매핑(Mapping)할 수 있게 됐다. 따라서 이 장치가 널리 활용된다면 삼차원 입체좌표에서 도시 지중관로의 ‘땅속 지도’가 완성될 수 있다.

삼차원 입체좌표는 인간이 실제 사는 공간(삼차원 세계)에서 가장 정확한 위치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좌표이다. 

이러한 정확도가 높은 삼차원 입체좌표에서 작성된 지중관로의 땅속지도는 공사 중 가스관 폭발에 의한 재산 및 인명 피해를 향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제2의 대구참사를 막는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또 그동안 자주 일어났던 공사현장에서의 상하수도관, 전력관 및 통신관 파손(매년 평균 200건 이상 발생)으로 인한 국민들의 생활불편을 줄이는데 획기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지중관로 : 맨홀 등 지하 케이블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시설로서 콘크리트관, 철관, 도관(陶管) 등 여러 가지가 사용됨.

* 관성측정장치(IMU : Inertial Measurement Unit) : 이동관성을 측정하는 가속도계와 회전관성을 측정하는 자이로계, 방위각을 측정할 수 있는 지자기센서로 이뤄진 통합 Unit으로 항공기나 선박, 로켓 등의 관성항법시스템에 사용된다.

* GIS(Geographic Information System) : 전 국토의 지리공간정보를 디지털화해 수치지도(Digital Map)로 작성하고 다양한 정보통신기술을 통해 재해ㆍ환경ㆍ시설물ㆍ국토공간 관리와 행정서비스에 활용하고자 하는 첨단정보 시스템이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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