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태안앞바다 기름유출사고가 오는 12월 7일로 4년을 맞고 있다. 삼성중공업 예인선에 의한 허베이 스피리트호 유조선 기름유출사고로 인해 흘러나온 원유 12,547kl는 청정해역인 서남해안 일대를 검은 재앙으로 뒤덮었다.

그 피해면적이 충남, 전북, 전남의 12개시·군 1,218km에 달했다.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 4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4년이 지난 지금 검은 기름띠는 걷혔지만 해양생태계 복원은 더디기만 하고, 피해보상은 제자리 걸음이며, 주민들의 건강과 삶은 피폐해지고 있다.

대규모 해수욕장과 눈에 보이는 곳이야 예전의 모습을 되찾았지만 태안 앞바다와 갯벌은 죽음의 띠가 가시지 않았다. 정부는 수산물이 안전하다고 하지만, 포구마다 활기를 잃었다. 굴 양식으로 년 2천만원의 수익을 올리던 어민이 텃밭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피해 보상. 그런거 기대하지도 않아. 살 날도 얼마 안 남았는데 배 한번 띄워보는게 소원이야” 태안 소원면 어느 어부의 말이다.

전체 1조2849억원의 피해신고가 있었지만 지금까지 보상금이 지급된 것은 고작 391억원으로 3%에 불과하다. 피해 신고건수 7만 3255건(1조 2849억원) 가운데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에서 인정한 것은 2만 783건이며 보상금이 지급된 건수는 1만4781건(391억원)인 것이다.

전체 수산업 종사 피해자의 신고 건수의 85%를 차지하는 맨손어업 주민의 피해 신고 건수는 4만9377건(3806억원)에 달하지만 인정 건수는 1만6976건수(140억원)에 그치고 지급액은 92억원뿐이다. 비수산분야는 더욱 심각하다.

전체 1만 5137건의 피해신고 가운데 인정건수는 2132건으로 기각률이 86%에 달한다. 유류피해주민 지원법에 따라 국제기금의 사정과 별도로 국내 법원에서 피해에 대해 인정받게 되면 정부가 보상하게 되어있지만 대다수의 피해 배상을 받지 못하고 있는 피해주민들은 내년 말부터 시작되는 사정재판과 민사재판, 정부보상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일을 감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억울함과 생계가 막막한 서해안 주민들은 정당한 보상과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과 정부는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주민들에 대한 보상과 해양생태계 복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

그러나 삼성은 주민들이 요구하는 5,000억원의 5분의 1인 1,000억원의 출연금 외에는 곤란하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고, 56억원이라는 배상책임제한을 신청하여 법원으로부터 받아들여지게 했다. 정중한 사과는 고사하고 오리발과 배짱으로 일관하고 있다.

정부는 어떠한가. 서해안앞바다가 기름사고 이전의 상태로 좋아졌다고 홍보하기에만 급급했을 뿐, 국제기금이나 기업에 대한 중재는 물론 적극적인 대책마련에 소홀했다. 방관해왔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멕시코만 기름유출사고에서 보여준 영국 BP社 사장과 미국 정부가 보여준 태도는 현 정부와 삼성이 지금이라도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잘 보여준다. 가해자인 BP社 사장은 사고 직후 인터뷰에서 정중히 사과하고, 법적 책임은 물론 사태의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또한 한방울의 기름을 치울때까지 떠나지않을 것이며 이를 사장이 직접 지휘하겠다고까지 밝혔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4시간 담판끝에 200억달러(22조원)의 복구비 약속을 받아냈다. BP社는 비용 마련을 위해 자산을 매각하면서 파산설이 나돌 정도로 복구를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과 삼성은 책임있는 태도와 윤리경영을 상실했다. 아니 양심마저 없는 듯 하다. 20년 전의 엑손社의 알래스카 기름유출사고의 경우에도 법원은 엑손사에 환경범죄에 대한 벌금중 최고액인 1억5천만불을 부과한것을 포함해서 엑손사는 1억불을 배상금으로 지불하고 추가로 해당 지자체에 9억불을 지불한바 있다.

기름사고 4년, 정부와 삼성은 적극적인 해결책과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삼성은 자신들로 인한 환경재앙과 지역파괴의 현실을 인정하고 법적 책임은 물론이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길 바란다. 삼성의 책임이행은 사회공헌이 아니다.

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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