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암환자 58%, 가족 83.4%가 환자가 말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말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환자의 32.1%와 가족의 24.9%는 ‘상태가 악화돼 추측해서’ 혹은 ‘우연히 알게 됐다’고 밝혔다.

말기라는 사실을 알게 됏을 때 환자(44.2%)와 가족(50.8%)의 정서적인 반응으로는 ‘참담함’이 가장 많았다. 환자 78.6%가 그리고 가족 69.6%가 말기라는 사실을 환자에게 알려야 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국립암센터(원장 이진수 www.ncc.re.kr)는 윤영호 박사팀이 국립암센터와 서울아산병원, 계명대동산의료원, 충남대병원, 강릉아산병원, 서울대학교병원, 경희대병원 등 11개 대학병원의 18세 이상 말기암환자 481명과 가족 38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에서 밝혀졌다고 3월15일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말기라는 사실을 알고 있던 환자의 56.2%는 의사로부터 직접 들었으며 10.7%는 가족으로부터 알게 된 반면 28.5%는 ‘상태가 악화되어 추측해서’, 3.6%는 ‘우연히 알게 되었다’고 밝혔다.

말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환자 가족의 68.8%는 의사로부터 직접 들었으며 5.4%는 가족으로부터 알게 된 반면 22.7%는 ‘상태가 악화되어 추측해서’, 2.2%는 ‘우연히 알게 되었다’고 밝혔다.

상태가 악화돼 짐작해서 말기라는 사실을 알게 된 환자보다는 의사나 가족으로부터 직접 들은 경우에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 기능과 전반적인 삶의 질이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피로나 통증, 식욕부진 등이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말기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환자의 정서적인 반응은 ‘참담함’(44.2%), ‘우울과 슬픔’(39.2%), ‘좌절감’(28.0%), ‘아무 생각 없음’(25.1%), ‘상실감’(24.3%) 등이 있었다. 그 가족의 정서적인 반응은 ‘참담함’(50.8%), ‘우울과 슬픔’(50.8%), ‘상실감’(29.8%), ‘좌절감’(26.3%), ‘감정 조절의 어려움’(22.2%) 등이 있었다.

‘말기라는 사실을 환자에게 알려야 하는가?’의 질문에 환자 78.6%가, 가족 69.6%가 말기라는 사실을 환자에게 알려야 한다고 대답했다.

60세 미만의 환자에서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1.9배(84.7% 대 71.4%), 말기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환자에서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2.7배(85.5% 대 68.4%), 환자가 의료비를 지불하는 경우에 그렇지 않을 때보다 2.3배(87.4% 대 73.9%) 더 말기라는 사실을 환자에게 알려야 한다는 긍정적 태도를 보였다.

국립암센터 윤영호 박사는 “환자가 말기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나타나는 정서적 반응은 정상적이며 극복될 수 있는 과정이다. 말기라는 사실을 감춘다 하더라도 결국은 환자 본인이 알게 된다. 이 과정에서 상태가 악화돼 짐작으로 알게 된 경우보다 의료진이나 가족으로부터 말기라는 사실을 직접 들었을 때 삶의 질이 긍정적으로 나타난 점은 환자에게 사실을 어떻게 알려야 할 것인지를 잘 보여주는 결과이다”라며 “고통 없이 편안하고 가족들에게 부담되지 않으면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은 환자가 죽음의 과정을 보다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연명치료중단과 같은 결정에 환자가 참여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환자에게 말기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던 관행부터 먼저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논문은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임상종양학회지(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 2010년 3월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한편 암의 진행정도를 나타내는 병기(stage)는 1기, 2기, 3기, 4기로 구분된다. 말기암은 암이 원격 전이된 4기와는 달리 여러 항암치료에도 불구하고 점차 악화돼 수개월내로 사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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