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2일부터 서울시수화통역센터본부로 직접 문자, 영상전화, 방문 등을 통해 통역이나 상담을 의뢰하는 청각·언어장애인들은 누구나 시간과 장소에 구애 없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4만5000명 농아인들의 예상치 못한 상황에 즉각 대처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서울시수화통역센터본부를 24시간 365일 체계로 개편한다고 2월29일 밝혔다.

현재 서울시에는 지난 1998년 8월 개소한 서울시수화통역센터본부(서대문구 충정로)가 있고 그 산하에 자치구별 수화통역센터 22개소를 두고 있다.

서울시수화통역센터본부와 각 자치구 센터에서는 각각 4~6명의 전문 수화통역사를 배치, 상담과 함께 출장·영상전화 등으로 통역을 제공하고 수화보급을 위한 수화교육을 하는 등 농아인(청각·언어장애인)들의 삶의 불편함 해소를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본부의 수화통역·상담 서비스는 기존 월~일요일 야간(19시~6시)시간만 확대 운영해왔던 것에서 오는 3월2일부터는 주말과 공휴일 낮 시간까지 운영시간을 더함으로서 365일 연중무휴 체계로 이용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게 됐다.

서울시수화통역센터본부는 1998년 8월 개소해 주중(월~금, 9시~18시)에 운영해 왔으며 2008년부터는 야간(19시~6시) 서비스를 실시해 예기치 못하게 발생할지 모르는 응급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오는 3월 중에 25개 자치구 모두 1개의 수화통역센터를 갖추게 된다. 이에 따라 시는 농아인 이용자가 원할 때엔 서울시 어디에서나 근거리에서 즉각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서울시가 기존에 운영해오던 수화통역센터 23개소에 더해 광진구, 강동구 2개구에도 3월 중 수화통역센터를 개소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현재 광진구와 강동구는 수화통역센터가 운영되고 있지 않아 구청에 파견통역사 1명을 배치해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작년 서울시는 3만8691명의 농아인(청각·언어장애인)에게 수화 통역·상담·교육 서비스를 18만 건을 제공해 농아인의 입과 귀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

서울시에 등록된 농아인은 4만5457명(2011년 말 기준)으로 누구나 수화통역센터를 이용할 수 있으며 각 센터는 하루 평균 750건의 방문·전화·출장 상담, 통역 및 교육을 제공하며 농아인의 생활을 지원하고 있다.

수화통역센터를 이용하는 방법은 농아인이 직접 영상전화·문자 메시지·인터넷 및 방문 등을 통해 통역이나 상담을 의뢰하면 된다.

의뢰가 접수되면 해당 지역과 가까운 센터에 근무하는 수화통역사가 이용자가 원하는 장소로 직접 출장을 가거나 영상 전화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며 모든 이용료는 무료다.

특히 시는 신속하고 정확한 통역이 필요한 의료기관 이용 시 농아인이 센터에 사전 신청만 해 놓으면 수화통역사를 원하는 의료시설로 시간에 맞춰 방문해 통역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의료기관에서 진료중 전문 통역이 필요할 시에는 출장 또는 영상전화로 진료에 차질이 없도록 통역서비스를 하게 된다.

수화통역센터 지역지원본부에서 통역사로 근무하는 이민언 씨(40세)는 대학병원에서 응급 환자의 진료를 도왔던 일을 떠올리며 수화통역센터에서 근무하는 보람을 이야기했다.

이민언 통역사는 한 농아인이 가위에 팔이 안쪽 깊이 찔리는 사고로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으나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밤11시부터 새벽 6시까지 무려 7시간이나 제대로 응급 처치조차 받지 못했는데 이민언씨가 새벽에 연락을 받고 도착해서야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바쁜 응급실이다 보니 접수를 도와줄 직원도,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환자의 상태를 헤아려 줄 의료인도 없어 위급한 상황에도 치료를 받지 못했던 것이다.

이민언 통역사는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는 농아인들은 응급상황에서조차 의료기관에서 소외당하는 경우가 많다”며 “수화통역으로 이런 위급한 상황에 도움이 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서울시에서는 이민언 통역사와 같이 통역사를 직업으로 갖고 싶거나 수화를 배워 농아인(청각·언어장애인)과 소통을 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서울수화전문교육원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서울수화전문교육원은 수화가능 인구와 수화통역사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설립된 기관으로 수화 기초반부터 공인수화통역사 시험 대비반까지 개인별 실력과 목표에 맞춰 오전·오후·야간 시간대별로 반이 편성돼 있으며 무료로 수강할 수 있다.

작년 한해 4236명이 교육원에서 수화를 배웠고 과거에는 사회복지사나 특수학교 교사와 같은 특정 직업군의 수강생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주부, 직장인 및 학생 등 다양한 계층에서 수화를 배워 통역사를 직업으로 갖거나 업무에 활용하고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 배우고 있다.

수화통역서비스(야간·공휴일 포함)에 대한 문의는 수화통역센터 지역지원본부(323-4996, 영상전화 070-7947-0047)로, 수화전문교육에 관한 문의는(393-3515)로 하면 된다.

김경호 서울시 복지건강실장은 “수화통역센터를 주로 이용하는 농아인(청각·언어장애인)의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센터에서 지원하는 이용자 중심으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장애 없는 서울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세이프투데이 이성하 기자(sriver57@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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