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프투데이는 오는 3월15일 창간 2주년을 기념해 이기환 소방방재청장에게 지난 2월 말 ‘특별 인터뷰’를 요청했다. 인터뷰 일정과 예상 질의서 등을 보냈으나 계속된 ‘소방본부장들의 인사 관련 뇌물 수수 의혹 등’과 ‘지역 현지 시찰 등’의 이유로 미뤄지다 결국 서면 인터뷰로 대치하게 됐다. 이 청장은 박연수 전 소방방재청장의 후임으로 작년 7월22일 취임했고 지난 2월6일 취임 200일째를 맞았다. 3월5일 현재 이 청장은 취임 228일째를 맞고 있다.

‘이 청장의 임기는 별 무리가 없다면 이명박 정부와 같이 끝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소방간부후보생 제도의 불합리한 부분으로 인한 중견 소방 간부들의 불만’과 이로 인한 ‘지역 소방본부장과 소방 간부들의 뇌물 수수 의혹’ 그리고 ‘소방감 승진의 지역 편중 인사 불만’ 등이 이 청장 임기의 ‘지뢰밭’이다.

이 청장에 대한 불만의 소리가 전국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이 청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 순환 현지 방문 등 ‘현지 시찰’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오는 3월15일이 세이프투데이 창간 2주년인 만큼 이 청장의 서면 인터뷰 내용을 세이프투데이에 게재하고 기회가 된다면 이 청장의 공식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다. 

<질문 내용>
Q.1 올해 추진되는 주요 정책
Q.2 소방간부후보생 제도의 개선방안
Q.3 채용 및 승진심사 개선방안
Q.4 소방 인사 금품수수와 관련 근절대책
Q.5 국립방재연구원 이전과 관련 행정안전부와 업무협조 관계
Q.6 ‘소방방재 교육연구단지 조성사업’의 계획과 진행

이하는 질문과 이기환 청장의 서면 답변 내용이다.

<질문> 올해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정책은 어떤 것이 있는지요?

<답> ‘재난에 강한 나라, 안전한 국민’을 올해 정책목표로 정하고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크게 4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는 친서민 안전대책을 적극 추진함으로써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할 방침입니다. 저소득·소외계층 등 재난취약가구 안전서비스 추진, 소방관서 ‘119 생활안전대’ 편성을 통한 생활밀착형 안전관리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우리 사회발전의 한축이 되고 있는 외국인·다문화 가정의 안전대책도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둘째는 소방방재 산업육성과 자율안전관리체계의 구축 등 기업 친화적인 정책을 추진해 나갈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소방용품과 장비시장의 활성화를 지원하고 자연재해를 줄일 수 있는 신기술의 개발 및 실용화를 촉진하며 다양한 인센티브 제공 등을 통해 민간부문의 경쟁력을 적극 뒷받침해 나갈 예정입니다. 또 건축물의 안전관리를 ‘관 중심’에서 ‘건물주 중심’으로 전환하는 등 국민 위주의 자율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할 생각입니다.

셋째는 고객감동 소방서비스를 강화해 국민에게 더욱 신뢰받는 소방상을 구현할 방침입니다. 지난 2월27일 국회에서 통과된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개정안(2011년 12월13일, 이인기 의원 대표 발의)’을 충실하게 이행해 119와 1339로 이원화된 응급의료체계를 119로 통합하고 소방장비의 현대화와 함께 소방관의 현장대응 역량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또 소방공무원 정신건강 관리체계 구축과 현장 활동 중 안전사고 방지대책을 마련하는 등 소방력 보강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소방서비스 제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넷째는 과학적인 재난대비 시스템을 구축해 기후변화 및 각종 재난에 적극 대응해 나갈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기후변화를 고려한 방재기준 가이드라인과 지역특성을 고려한 방재시설별 성능목표를 설정하고 소하천 정비 등 재해예방사업을 확대함으로써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입니다.

<질문> 지난 2월29일 천안시 소재 중앙소방학교 대강당에서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도 참석한 가운데 ‘제17기 소방간부후보생 졸업 및 임용식’이 있었습니다. 또 소방직 공무원 승진과 관련해 최근 지역 ‘소방본부장’들의 직원들로부터 ‘뇌물수수’ 의혹들로 근본적인 ‘소방간부후보생 제도’의 개선에 대한 요구가 많습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떤지요.
 

<답> 소방간부후보생제도는 시험을 통해 선발한 후보생을 중앙소방학교에서 1년간 교육 후 소방위로 임용·배치하는 제도입니다. 지난 1977년 1기(50명) 이후 2010년 16기(39명)까지 720명을 선발했고 올해 2월29일 제17기 졸업 기수를 포함해 총 757명이 배출됐으며 현재 571명이 일선 소방관서에 재직 중입니다. 이번에 졸업한 제17기 소방간부후보생은 총 20명으로 문과분야 10명과 이과분야 10명입니다. 1기부터 16기까지는 격년제로 40~50명씩 선발했으나 17기부터 제도를 개선해 매년 20명을 선발하게 됩니다.

현행 소방간부후보생 제도 개선에 대한 요구가 어느정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도 개선을 위해 내부 직원 및 외부 전문가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 중에 있습니다. 일부 요구 중 선발인원(20명) 증원의 필요성이 제기됐으나 시·도의 인사 운영에 부담을 줄 우려가 있어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습니다. 또 기타 채용방식, 교육기간 등 제도의 전반적인 운영 사항은 의견수렴 결과를 반영해 개선할 예정입니다.

지역 소방본부장들의 외물 수수 관련해서는 지난 2월1일 전국 17개 소방본부 감찰담당과장을 소집해 기강확립에 나서는 한편 인사비리 근절의지를 확고하게 천명했습니다. 금품수수 관련자는 검찰 수사결과에 따라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 문책할 것입니다. 또 승진심사시 외부 심사위원 위촉을 강화하고 인사비리 제보창구를 운영하며 고위간부 승진시 청렴도를 집중 점검해 소방인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해 나갈 방침입니다.

<질문> 채용과 승진 심사 관련해 국민신문고 등에 불만사항이 종종 올라오는데 공정한 인사를 위한 개선방안은 있는지요?

<답> 소방인사제도를 선진화하고 일선 소방공무원의 불만사항을 줄이기 위해 관련 법령 및 규정을 개정했습니다. 작년 8월4일 ‘소방공무원법’과 작년 12월21일 ‘소방공무원 승진임용 규정’을 개정해 근속승진 대상자를 소방경으로 확대했고 근속기간도 단축했습니다.

소방사가 소방교로, 소방교가 소방장으로 근속 승진하는 기간을 각각 6년에서 5년, 7년에서 6년으로 1년씩 줄였고 소방장에서 소방위로 근속 승진하는 기간도 8년에서 7년6개월로 줄였습니다. 또 근속 승진 대상 자체가 아니었던 소방위에서 소방경의 승진도 할 수 있게 했고 기간은 12년으로 정했습니다. 제·개정된 관련 법령 및 규칙의 운영과정에서 일선 소방공무원의 불만사항 등을 모니터링해 지속적으로 개선·보완할 생각입니다.

<질문> 최근 소방본부장 등 소방인사 금품수수와 관련된 비리 근절대책에 대해 설명해 주시지요.

<답> 먼저 최근 일부 소방본부에서 2~3년 전 승진인사와 관련한 금품비리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런 마음입니다. 인사비리 등 부조리 근절을 위한 고강도 쇄신책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우선 인사행정 등에 대한 특별점검단을 편성해 지방소방에 대한 특별점검을 현재 실시 중에 있습니다. 또 청렴 실천의지를 새롭게 다지고 부패척결을 결의하는 ‘청렴실천 결의대회’도 소방본부별로 진행 중에 있습니다.

인사행정의 공정성과 투명성 강화 대책으로는 ‘고위간부 승진시 청렴도 집중 점검 및 반영’, ‘승진심사 외부위원 위촉 강화’, ‘인사원칙 사전 공개’ 등 승진심사 인사제도 개선을 추진중입니다.

이와 함께 소방방재청 감찰기능을 보강해 상시감찰이 가능토록 운영할 방침입니다. 감사․감찰 분야 전문 인력을 확충해 감찰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소방정 이상을 집중관리 대상으로 선정 감찰이력 등을 특별관리해 나갈 계획입니다.

비리행위자에 대한 처벌도 강화해 나갈 예정입니다. 금품비리 행위자에 대해서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하고 직무 관련 금품․향응수수(50만원 이상) 적발시 즉각적인 직위해제 조치와 함께 배제징계 요구 및 형사고발조치를 할 방침이며 금품비리 행위 연대책임 및 비리고발 신고도 활성화할 생각입니다.

특히 올해 총선, 대선 등 선거분위기에 편승한 기강해이 사례가 없도록 소방본부별 자체감찰과 소방방재청 감찰활동을 연계해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질문> 소방방재청 직속 국립방재연구소가 작년에 행정안전부 직속 국립방재연구원으로 개편됐습니다. 국립방재연구원은 소방 분야를 제외한 재난, 재해, 안전, 위기관리 분야를 총괄하고 있는 데 소방방재청과의 업무협조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요.

<답> 국립방재연구원은 범 정부 차원의 재난, 안전 관련 분야 연구개발(R&D)을 총괄하는 곳입니다. 행정안전부는 재난안전 R&D를 총괄하고 있고 소방방재청은 자연재난, 소방, 인적재난 R&D 업무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립방재연구원이 소방방재청에서 행정안전부 직속 연구원으로 바뀌었지만 행정안전부와 소방방재청의 업무직제에 맞춰 상호 협조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소방방재청 소속 정책관리팀에 별도의 R&D 담당을 둬 국립방재연구원과 상호 협조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기존 자연재해 등의 업무 연계성 강화를 위해 국립방재연구원 방재연구실장이 소방방재청 주요회의(간부회의)에 참석하는 등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자연재난 국제협력업무 분야는 기존과 같이 국립방재연구원과 협력해 추진하고 있습니다. UN ISDR(유엔 세계 자연재해 경감 전략), 세계은행 등 관련 국제기구와의 협력 업무는 소방방재청과 국립방재연구원이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제4차 재해경감 아시아각료회의의 성과인 인천선언문 후속조치로 방재기술·정보 플랫폼을 구축·운영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한 재해유형별 국제공동연구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태풍위원회 등 각종 국제회의에도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질문> ‘소방방재 교육연구단지 조성사업’이 몇 년째 갈피를 못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 진행사항과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부탁드립니다.

<답> 총 사업비 1670억원을 투입해 올해부터 오는 2016까지 약 42만2394㎡의 부지(충남 공주)에 시설규모 5만9673㎡의 대단위 소방방재교육연구단지를 조성하게 됩니다. 사업추진을 위한 전담기구로 ‘소방방재교육연구단지 건립 추진단’을 구성해 올해 상반기에 기본계획 및 도시관리계획 등을 추진하고 하반기에는 시공업체를 선정할 계획입니다.

실제 재난상황과 유사한 훈련시설과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선진 미래형 소방방재 교육훈련체계를 구축할 방침입니다. 우리나라의 사회 환경 변화에 대응할 복합고층건축물 화재진압 훈련장, 위험물 화재진압 훈련장, 지진방재 훈련장 등을 설치할 예정입니다.

특히 소방․방재․민방위 분야의 실물훈련을 위해 재난현장 시뮬레이션 및 자연재해 체험 특수시설에 첨단기술을 적용할 계획이고 증가하는 소방방재 교육훈련 수요를 해소하고 새로운 유형의 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현장전문가를 양성해 그동안 열악한 교육시설로 충분한 재난대비 훈련을 받지 못해 매년 되풀이되는 일선 소방관의 공․사상자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연구단지는 동북아시아 소방방재 교육․훈련․연구 메카로 육성될 것입니다. 미국의 연방소방학교(NFA), 영국의 소방학교(Fire Service College) 등과 같은 선진국 수준의 소방방재 교육훈련 시설로 발전시켜 UN ISDR과 연계한 동북아시아 지역 국가들에 대한 소방방재 교육훈련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입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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